강바람의 국내여행

제천 백운면에서 원주 귀래면까지 옛길 답사

미호강 2020. 4. 17. 12:10

2020.4.15(수)  박달재 아래 제천 백운면에서 배재(拜嶺)를 넘어 원주 귀래면까지 엣길을 답사하였습니다.


지난 겨울, 제천 박달재에 올랐다가 우연히 바라본 멀리 서쪽에 있는 큰 고개.

불현듯 옛 선조들은 저 고개를 넘어 남한강 뱃길을 이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조만간 꼭 가봐야겠다는 약속을 나 자신과 했었는데요.

오늘 그 약속을 지켜 승용차로 고개를 넘으며 답사할수 있었습니다.


오늘 답사는  제천 백운면 평동삼거리~원서천~부수동교~궁평, 중퉁말~597번 지방도로~화당초교~대호지~배재~운남저수지~원주 귀래면행정복지센터까지 큰 고개인 배재를 넘는 코스였는데요.

박달재 아래 위치한 제천 백운면은 첩첩산중에 있는 마을로서 동쪽에 박달재, 서쪽에 배재, 남쪽에 다릿재, 북쪽에 구력재가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흔치 않은 오지입니다.

그러나 산중임에도 마을이 형성되어 사람들이 많이 사는 이유는 옛부터 사통팔달의 교통요충지였고 물이 풍부하고  농경지도 넓기 때문.


답사를 해보니 이 깊은 산중에 아름다운 원서천이 흐르고 너른 들판이 있다는게 눈을 의심케 하였으며

선조들이 험난한 고개를 넘어 귀래장, 제천장, 신림장을 다녔다는 사실이 또한 믿어지질 않네요.

또한 제천지방에서 험한 박달재를 경유, 배재만 잘 넘으면 남한강 뱃길을 애용하여 한양으로 가는 최단거리 길임을 알수 있었습니다.


단종의 영월유배길도 원주 흥원창까지는 뱃길을 이용했지만 그후 원주 귀래에서 배재, 화당리, 구력재를 거쳐 신림, 주천, 영월로 걸어갔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배재는 옛날 한양과 제천, 영월을 이어주던 중요한 길목으로 지금으로 보면 국도에 버금가는 큰 역할을 해 왔으며

삶을 영위하기 위해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큰 고개를 넘어야만 했던 보부상이나 민초들의 노고와 애환를 살필수 있는 유익한 답사길이었습니다.




* 지난 겨울(2/18), 제천 박달재에 올랐다가 우연히 바라본 서쪽에 있는 큰 고개.

이런걸 보고 첩첩산중 산간오지라고 하나요!



* 우측의 삼봉산(910m), 백운산(722m), 좌측의 옥녀봉(714m) 사이에 있는 큰 고개 모습.

오늘 시간을 내어 답사할 코스는 백운면을 거쳐 원주 귀래 방향으로 고개(배재)를 넘는 여정이 되겠네요.



* 박달재에서 서쪽으로 내려서면 제천 백운면.

늘상 차창으로 내다보던 낯익은 백운면 풍경인데 산간오지에 사람이 많이 산다는게 웬지 궁금증을 유발하기에 충분!



* 백운면 평동삼거리.

걸어 다니던 시절인 예전부터 충주와 제천, 원주을 이어주던 교통요지였지요.

지금은 옆으로 38번 국도가 개설되어 그 중요성이 예전만 못하지만 번성하던 과거를 회상하기에 부족해 보이진 않네요.



* 백운면의 시작은 평동리를 흐르는 원서천.



* 원서천(院西川)은 백운면 덕동리에서 발원하여 백운면을 지난후 제천천과 합류하여 남한강으로 흘러가지요.



* 백운면의 젖줄이기도 한 원서천은 바위가 아름답기로도 유명!



* 원서천을 따라 가다가 부수2교를 건너니,



* 전면으로 탁트인 전경.

비좁은 계곡을 벗어나니 이렇게 넓은 농경지가 펼쳐지다니 놀랄만한 반전이네요.ㅎㅎ



* 부수1교를 건너려니 앞에 부수동교와 마을이 보입니다.



* 궁뜰마을을 지나니 앞에 궁평마을.



* 중퉁말에 이르니 거대한 느티나무 노거수.



* 이렇게 뚱뚱보 느티나무는 처음 봅니다.

정말 대단하네요.ㅎㅎ



* 중퉁말을 지나니 방학리, 도곡리에 나타나는 큰 도로와 넓은 농경지.

예전에는 이 길을 통해 고개넘어 귀래를 경유, 남한강 뱃길과 이어졌으니 어찌보면 한양으로 통하던 길목이었지요.

박달재에서 금봉이와 헤어져 과거길에 올랐던 박달도령도 이 길을 걷지 않았을까요?



* 산간오지에 이렇게 넓은 들판이 있어 벼농사를 한다는게 정말 신기하며 백운면에 사람이 많이 사는 원인이기도 하네요.



* 오늘 목표인 큰 고개(배재 혹은 뱃재,배령)가 점점 가까이 보입니다.

마을 주민에게 고개 넘는 길이 있냐고 물어보니 근래 자동차길을 잘 닦아 놇았다고 하네요.



* 이곳은 도곡1리에 있는 도장골.

마을마다 입구에 느티나무 고목이 많은걸 보면 꽤나 역사 깊은 마을같아 보입니다.



* 산에 가까워지니 마을이 나타납니다.



* 원서천 화당교를 건너면 화당1리.

마을이 무척 정감있고 포근해 보이네요.



* 화당1리 마을 앞을 흐르는 원서천.



* 화당1리는 삼봉산(909m) 아래에 자리한 아담한 청정마을.

큰 고개 아래임에도 제법 큰 마을이 있는걸 보면 예전부터 사람통행이 많았다는 증거아닐까요?



* 화당1리 마을 입구에는 예쁜 화당초등학교가 있고,



* 서천변, 화당초교에 있는 노송지대.



* 화당1리를 지나면 화당2리.

얼마나 많은 민초들이 삶을 영위하기 위해 이 길을 걸어 다녔을까요!



* 그런데 동네이름이 대호지(大虎地)네요.

옛날 큰 호랑이가 웅거했다는 전설이 있어 붙은 지명같습니다.



* 대호지는 고개 아래에 있는 첫 동네라 마을버스도 이곳이 종점이네요.



* 배재를 올라가는 길.

어린 단종의 영월유배길도 걸어서 이 고개를 넘어왔다니 그 고통이 얼마나 컸을까요!

(반대 방향으로)



* 이 무슨 집인가요?

자연인이 사는 집인지, 숯 굽는 움막인지 알수가 없네요.ㅎ



* 말끔하게 잘 정비된 배재 오름길.

배재(拜嶺)는 신라 마지막  경순왕이 이 고개에서 망국의 왕으로 천년사직과 백성에게 속죄의 배례(拜禮)를 올렸다고 하여 배재라고 불렀다는 설과,

영월로 유배되는 단종을 불쌍히 여겨 모두 나와 절을 했기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  드디어 충북 제천 백운면에서 강원도 원주 귀래면으로 넘어가는 배재에 도착!

해발 480m나 되는 큰 고개인데 남한강 뱃길과 바로 연결되니 지금으로 보면 한양에서 영월, 제천을 이어주던 국도로 봐도 되겠네요.

길의 역사도 삼국시대로 올라가니 그래서 경순왕이나 단종은 물론 무수히 많은 민초들이 어쩔수없이 이 고개를 넘나들며 삶을 영위했나 봅니다.




* 배재에서 바라본 원주 귀래면의 백운산(722m)과 운남저수지.

험난한 배재를 넘어 귀래장에 다니고, 남한강 뱃길을 이용하여 한양으로 다녔다는 사실이 믿어지질 않습니다.



* 급경사의 내리막 도로를 내려가니,



* 고개 밑에는 다리골.

지금은 옆에 자동차길이 나있지만 옛길은 배재에서 다리골을 통해 귀래로 연결되었던것 같습니다.



* 원주 귀래면 운남리에 위치한 운남저수지에서 방금 지나온 배재를 올려다 봅니다.

정말 높고 험한 고개네요.



* 운남저수지에서 조금만 서쪽으로 이동하면 나타나는 귀래면 소재지.



* 귀래에서 서쪽으로 운계천을 따라 내려가면 쉽게 남한강 뱃길과 이어지지요.

오늘은 아쉽지만 귀래면행정복지센터 앞에서 옛길 답사여행을 마칩니다.



* 오늘 승용차로 답사한  제천 백운면 평동삼거리~원서천~부수동교~궁평, 중퉁말~597번 지방도로~화당초교~대호지~배재~운남저수지~원주 귀래면행정복지센터까지 약 30km 코스. 

영월, 제천지방에서 험한 구력재, 박달재를 경유, 배재만 잘 넘으면 남한강 뱃길을 애용하여 한양으로 가는 최단거리 옛 길임을 확인할수 있는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