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바람의 국내여행

마지막 남은 괴산 청인약방과 신종철 선생님

미호강 2021. 7. 31. 10:55

2021.7/30(금)  괴산 청인약방을 답사하고 신종철 선생님을 뵙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올해 90세 되시는 신종철(申宗澈) 선생님은 1958년 괴산 칠성면에 청인약점을 개업한 이후 현재까지 운영하시는 분!

64년 세월 동안 약점에서 약포, 약방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지붕은 초가에서 기와, 함석으로 바뀌었지만 건물만은 원형 그대로 잘 보존되고 있으니 놀라지 않을수 없네요.

비록 허름하지만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문화유산이고 이렇게 오래된 약방은 마지막인 것 같아 더욱 소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청인의 유래는 약방을 여는데 도움을 주신 분들의 은혜를 잊지않기 위해 청주의 '淸'자와 인천의 '仁'자를 따온 것이라고. 

 

어린 시절 가난하여 서울에서 주경야독하며 치과기공 일을 배우던 신 선생님은  6.25 사변이 일어나자 고향으로 내려오게 되었고 1958년 10평 남짓의 자그마한 이 집을 개축하여 약방을 개설하셨다고 하는데,

원래 이 집은 인근 부잣집의 별당채를 옮겨온 것이라고 하며 외형은 개축하여 64년 된 모습이지만 200년이나 된 원래의 나무마루는 아직도 잘 남아 있는 상태.

약방을 운영하며 지역의 일꾼으로 봉사도 많이 하셨을뿐 아니라 아픈 사람도 많이 살리고, 주례도 많이 서셨지만, 빚보증을 많이 서서 대신 갚아야 하는 어려움을 겪으셨다고.

현재 약방 건물과 부지는 전국 각처의 요청을 사양한채 지역을 위해 괴산군에 기증한 상태이며 향후 약방 박물관으로 재탄생을 기대.

 

한편 청인약방이 있는 곳은 흥미롭게도 칠송암(七松巖)의 전설이 깃들어 있지요.

약방도 오래되었지만 옆에는 200여년 된 느티나무와 7기의 선사시대 고인돌이 남아 있어 역사의 체취를 물씬 풍깁니다.

칠송암 지명유래를 보면

"먼 옛날 하늘나라의 일곱 신선이 죄를 짓고 바위로 변해 땅에 떨어 졌는데 외로게 사는 그들을 측은히 여겨 7 그루의 소나무 옆으로 모여 살도록 허락하였는데 7바위와 7소나무를 일러 칠송암이라고 했다."

흩어져 있는 7기의 고인돌을 보면 옛날부터 전래되는 민간신앙인 북두칠성 신앙을 보는것 같은데요.

옛 지도에 칠성암(七星巖)이라고 표기되어 있는걸 보면 칠송암, 칠성암이 혼용된 듯하며 괴산군 칠성면도 칠성암에서 따온 지명으로 생각됩니다.

 

모든게 급속도로 변하고 사라지는 요즘, 이렇게 오랫동안 잘 보존된 건물을 대하는건 신선한 충격이며  신 선생님의 훈훈한 선행과 미담은 정말 아름답기까지 하네요.

여전히 오래된 느티나무와 고인돌은 칠송암의 유래를 전해주고 있고, 역사 깊은 청인약방은 오늘도 인근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충실하게 하고 있으니 

부디 신 선생님의 뜻을 이어 아름다운 문화유산으로 잘 보존될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 시간을 거슬러 만난 마지막으로 남은 괴산 청인약방!

 

* 1958년에 개축된 10평 크기의 청인약방은 64년째 옛 모습 그대로 잘 보존중이며 칠송암의 전설이 전해지는 곳에 위치.

 

* 지난해 청인약방은 약방주인인 신종철 선생님에 의해 괴산군에 기증되었으며 앞으로 약방 박물관으로 재탄생 예정.

 

* 64년째 청인약방을 운영하시는 분은 올해 90세이신 신종철 선생님.

 

* 90세이신데도 무척 정정한 모습으로 불현듯 찾은 방문객을 따스하게 맞아주시는 신 선생님.

 

* 가난한 집에 태어나 주경야독하며 치과기공을 배운 일, 6.25 이후 청인약점을 개설하게 된 배경, 그동안 지역의 일꾼으로 일하며 살아온 애기를 들려주시는 모습.

 

* 상비약과 일생 써오신 외상장부, 일기장 등이 섞여있는 약방진열대.

 

* 꾸밈없이 진열되어 있는 약품들, 관련 서적들에서 검소하신 성품을 보는듯.

 

* 한편 청인약방이 있는 곳은 흥미롭게도 칠송암(七松巖) 혹은 칠송바위의 전설이 깃들어 있지요.

 

* 약방 벽체에 칠송암의 유래를 그린 벽화와 흩어져 있는 7기의 고인돌은 옛부터 전래되는 북두칠성 신앙의 한 단면을 보는듯. 

 

* 평생 쌓아올린 한 인간의 선행과 정직한 삶이 훈훈한 미담으로 전해져 감동을 주고 있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