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탁스 MX와의 잊을수 없는 인연
한번 멀어진 인연을 다시 회복하려니 보통 힘든게 아니다.
명기중의 명기로 불리우는 펜탁스 MX는 내가 체계적으로 사진에 대해 공부를 하고 눈을 뜨게 한 은인이라 잊을수가 없다.
내가 26살때인 1977년 인사발령으로 사무실을 옮기면서 홍보(사진) 담당을 하게 되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사진기를 만지게 된것이다.
초년 시절인 1977년부터 1980년까지 수많은 행사사진과 현장사진을 찍어댔으니 사용한 필름만 해도 수천통에 이를 정도로 엄청나게 찍었던 카메라이다.
.
이 놈을 업무용으로 사용하다보니 당시는 어쩔수없는 애증의 관계였고 스트레스를 많이 주기도 했다.
좋은 사진을 찍어 기쁨을 주기도 했지만 중요한 사진을 잘못 찍거나 시간을 놓쳐 찍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였으니 그때는 상사에게 호된 꾸지럼을 들어야 했다.
벌써 35년전의 일로서 4년이나 동고동락을 같이 했으니 죽어도 잊을수는 없을것 같다.
3년전 이 놈이 자꾸 생각나서 큰 마음 먹고 영입하게 되었는데 깨끗한 놈을 고르느라고 황학동, 청계천 5가, 남대문시장을 누비며 고초를 좀 겪기도 했다.
그런데 얼마전 이 놈을 살펴보다 그동안 관리 소홀로 인해 샷타막이 늘어지고 샷타소리도 거의 나지않는 중병을 앓고 있는걸 발견하여 거금 4만원을 주고 수리를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몇번의 발걸음으로 고생을 했고 게다가 바디에 약간의 흠까지 생기고 말았으니 보통 실망이 아니다.
멀어졌던 인연을 다시 회복하려니 이렇게 애를 먹이며 앙탈을 한다.
이제 이 놈 때문에 더 이상의 마음고생은 않했으면 좋겠다. 사랑스런 펜탁스 MX 야, 앞으로 잘 지내 보자꾸나 !
* 30여년전 니콘 FM와 함께 좋은 성능으로 사랑을 받았던 펜탁스 MX. 지금도 그 명성은 잃지않고 있다는 소문이다.
* 젊은 시절, 4년 동안 직장 홍보용 카메라로 사용했으니 정이 듬뿍 들수밖에 없을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