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바람의 국내여행

8박9일간 삼면 바다를 끼고 국토 일주여행기 ---- (4)

미호강 2013. 8. 14. 10:17

 

* 여행 6일째인 2013.8/2(금), 찜질방에서 어설픈 밤을 보낸후 새벽같이 다대포해수욕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다대포에 부산의 최남단인 "몰운대"가 있다 보니 동해와 남해의 분기점이 이곳이 아닐까 생각되어 다시 보고싶었기 때문이지요.

해수욕장 옆에 반도처럼 뻗은 몰운대 해안을 걸어봅니다.

 

* 모래가 곱고 수심이 얕아 물놀이 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라는 다대포해수욕장.

처음 방문하였지만 다시 찾고 싶을 정도로 강한 인상이 남는 곳인데요.  부산에는 군데군데 아름다운 해수욕장이 있으니 복받은 시민들임에 들림없어 보입니다. ㅎㅎ

 

* 다대포에서 을숙도를 건너 진해에 도착하였습니다.

안개가 너무나 자욱하고 얼마전에도 다녀간 곳이기에 벚꽃이 아름다운 경화역을 방문하는 것으로  만족하려 합니다.

 

* 진해를 떠나 마창대교를 건너면 마산을 경유, 해안을 따라 고성으로 갈수 있지요.

마창대교 위에서 오른쪽으로 바라보이는 마산시 전경이 아주 볼만한데 안개가 자욱하여 전혀 보이질 않습니다. ㅎㅎ

 

* 마산에서 서쪽으로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옛 지방도로를 달리면 나타나는 남해안의 경남 고성(固城). 

사적 제119호인 고성 송학동 고분군이 반갑게 눈에 띱니다.

 

* 고분군 가장 높은 곳에 올라 고성땅을 바라봅니다.  고분 7기로 이루어진 고분군은 옛날 소가야(小加耶) 왕들의 릉으로 추정하고 있지요.

 

* 고성땅에는 옥천사, 운흥사 등 고찰이 유명하지만 모두 생략한채 공룡 발자국이 남아 있는 고성군 하이면 덕명리 해안을 찾았습니다.

해안의 평탄한 퇴적암 위에는 중생대 백악기 시대(약 1억4,500만년~6,500만년)에 공룡들이 살았던 흔적으로 발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데요.

이는 유라시아 최대 공룡 발자국 화석지로 평가되어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답니다.

 

* 공룡 발자국 화석은 아름다운 상족암(床足巖, 사진의 큰 바위산) 해안까지 남아 있지요.

 

* 경남 고성군 하이면 덕명리 해안에 있는 상족암은 퇴적암 지층이 오랜 세월동안 바닷물 침식을 받아,

 

                                   * 아름답고 기묘하게 생긴 절벽과 해식동굴을 만들어 놓았지요.

 

* 상족암 내부를 관통한 동굴은 몇번을 둘러봐도 정말 신기하고 오묘한 조화를 보는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해식동굴중 가장 절묘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ㅎㅎ

 

* 상족암 해안에도 선명한 공룡 발자국이 남아 있어 눈길을 끕니다.  정말 대단한 볼거리네요.

 

* 고성 상족암을 구경한후  서쪽으로 조그만 달리면 나타나는 경남 사천의 삼천포.

삼천포대교를 건너 남해섬으로 들어 갑니다.  남해섬과 하동을 경유, 광양 방향으로 가기 위함이지요.

사진은 삼천포대교에서 바라본 늑도섬과 남해 창선도입니다.

 

* 삼천포대교에서 바라본 한려해상국립공원 풍경.

 

* 남해 창선대교를 건너 다리 아래에 있는 지족해협을 바라봅니다.  지족해협은 물길이 빠르므로 옛날부터 죽방렴을 이용, 멸치를 잡고 있어 유명하지요.

 

* 남해섬을 통과하여 하동땅으로 접어들자니 벌써 점심때가 되었네요.

남해대교 그늘 아래에서 점심을 해먹으며 더위에 지친 몸을 추스려 봅니다.  텐트에서 자고 가스레인지로 밥을 해먹으며 여행하는 기분은 당사자 아니면 며느리도 모르고 아무도 모른다니까요.ㅎㅎ

 

* 남해대교에서 휴식을 취한후 다시 차를 달립니다.

순식간에 전남 광양을 거쳐 순천땅에 접어 드니 안개가 걷히며 더위가 밀려오기 시작하네요.  오랫만에 순천만 갈대밭(자연생태공원)을 찾았습니다.

 

* 순천만에는 약 15년전에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와 비교해 보니 변해도 너무 많이 변했더군요.

갈대밭이야 옛 모습 그대로지만  입구 부분에 자연생태전시관 등 큰 건물을 여러동 새로 짓고 편의시설도 많이 갖추어 답사하는데 아주 좋았습니다.

 

* 세계 최대의 연안습지이며 우리나라 최대의 갈대밭을 형성하고 있는 순천만.

순천만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가슴벅차고 행복감을 느낍니다.  오늘은  마눌을 잘 이해시켜 고대하던 용산전망대에 꼭 오르리라 다짐해 봅니다. ㅎㅎ

 

* 평화스럽게 흐르는 수로와 끝없이 펼처져 있는 갈대밭 풍경.

 

* 방문객 모두 폭염에도 아랑곳 하지 않은채 행복한 표정으로 갈대밭을 걸어 갑니다.

 

* 순천만을 제대로 보려면 갈대밭 건너편에 있는 낮으막한 산에 올라야 하지요.

갈대밭을 지나고 흔들다리를 건너 산위에 있는 용산전망대를 찾아갑니다.  날씨가 더워도 너무나 더워 탈진상태!

 

* 산은 비록 낮지만 능선끝에 전망대가 있어 2.3km 왕복에 1시간 이상을 잡아야 하겠더군요.

 

* 드디어 땀을 비오듯 흘린끝에 능선끝에 위치한 용산전망대에 도착!

멀리 고흥반도가 보입니다.  순천만은 고흥반도와 여수반도 사이에 깊숙히 자리하고 있으며, 230만 제곱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갈대밭과 갯벌로 이루어져 있답니다.

 

 

* S자형 수로와 갈대밭, 거대한 갯벌로 이루어진 순천만의 장엄한 모습! 

더이상 뭐라고 설명을 해야 좋을까요? 그냥 하염없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것 같습니다.

 

* 순천만 갯벌은 영원히 지켜내고 후대에 물려주어야 할 우리의 자연보고이지요. 정말 아름답고 대단합니다.

 

* 갯벌과 갈대가 만들어 놓은 오묘한 모습은 마치 예쁜 연잎을 연상시키네요.

 

* 용산전망대에서 기념촬영중!

 

* 순천만 갈대밭을 답사한후 차를 달려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보성군 벌교읍에 도착하였습니다.

벌교하면 가슴이 저려옵니다. 반공 이데올로기에 의해 일방적으로 왜곡되었던 우리의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땅이 벌교가 아닐까요?

마침 벌교에 사는 이장님의 따님이 어려운 법원서기보 시험에 합격하셨군요.  저도 축하를 드리고 싶습니다. ㅎㅎ

 

* 벌교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벌교홍교(보물 제304호).

벌교천 위에 가설된 무지개다리인데 길이가 27m, 폭 4.5m, 높이가 3m 내외. 

이 다리는 조선 영조 5년(1729) 순천 선암사의 스님들이 만들었다고 합니다. 가까운 선암사에도 홍교가 있으니 경험많은 스님들의 도움을 받은것으로 보이는데요.

불교에서는 다리를 놓아 사람들이 편안히 다닐수 있게 하는 월천공덕(越川功德)을 중요한 보시로 꼽고 있지요.

그런데 근래 벌교홍교를 대대적으로 보수하며 석재를 새것으로 많이 교체한후로 그윽한 옛맛을 많이 잃은것 같아 안타깝더군요.

 

* 벌교는 소설 "태백산맥"의 무대이므로 중요한 곳이라도 몇군데 둘러봐야 겠네요.

다음 찾은 곳은 1930년대 벌교천 위에 놓인 경전선의 벌교철교.

어려운 삶을 이어가던 벌교 사람들의 애환이 가득 서려있을것 같은 모습을 예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반가웠습니다.

 

* 이 철교는 조정래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에서 염상구를 가장 인상적으로 부각시키는 역할을 했지요.

염상구는 땅벌이라는 깡패왕초와 이 철교 정가운데에서 기차가 달려오는데도 피하지 않는 소위 치킨게임을 벌이는 내용이 나옵니다.

 

* 지난해 원형에 가깝게 보수하여 새 모습으로 탈바꿈한 구. 보성여관(등록문화재 제132호).

1935년 일제시대때 지은 2층 건물로 판자벽에 함석, 기와지붕을 한 전형적인 일본식에 한옥 모습을 일부 혼용한 형태입니다. 

일본인들의 중심거리로 소위 본정통이라고 불렸던 이 길에 당시 건물이 원형 그대로 남아 있음은 무척 다행스러운 일인것 같습니다.

 

* 태백산맥 소설의 배경이 되었던 그 시절에도 이 건물은 그대로 보성여관이었지만 소설에서는 남도여관으로 나옵니다.

소설에서는 토벌대 임만수와 행동대원들이 보성여관을 한동안 숙소로 사용하는 내용이 나오지요.

 

 

* 시간이 없어 쫒기듯 벌교천 하류에 있는 죽도방죽까지 내려가 보았는데요.

일제때 우리 선조들의 피땀으로 간척사업을 하며 쌓은 방죽이라고 합니다. 죽도방죽에서 뉘엿뉘엿 넘어가는 해를 바라보며 아쉬움속에 벌교여행을 접어 봅니다.

꼬막철에 다시 시간을 내어 소설 태백산맥을 따라 걷는 시간여행을 하고 싶네요.  금년 겨울에 가능할까요?

 

* 쫒기듯 벌교답사를 하다보니 해가 저무는 줄도 몰랐네요.

물어물어 벌교 시내에서 가까운  벌교읍 천치리 산중에 있는 하느재캠핑장을 찾아갑니다. 깊은 산중인데도 많은 차량과 텐트로 입추의 여지가 없네요.

이곳은 산림이 헐벗었던 1960년대부터 지역 주민이신 박형만 선생이 공을 들여 조림사업을 성공시킨 곳으로 유명한데요.

지금은 계곡에 오토캠핑장을 만들어 각광을 받고 있더군요.

 

* 벌교에서 꼬막을 먹으려 했으나 여름철이라 않된다며 대신 맛조개를 추천해줍니다.

텐트를 친후 어물전에서 사온 맛조개로 탕을 끓이니 구수한 맛이 나그네의 혼을 빼앗아 가네요.

저녁밥 국물로, 반찬으로 또 쐬주 안주로 맛조개 이상은 없는것 같습니다.  오늘 밤은 정말 멋지고 행복합니다. ㅎㅎ

 

 

 

* 오늘 일정을 확인해 봅니다.

아침 일찍 부산 다대포를 출발하여 본격적으로 남해안 일주를 시작하였습니다. 진해, 마산을 거쳐 고성땅에서 공룡발자국 화석지와 상족암을 답사한후

남해대교를 건너 하동, 광양을 지나 전남 순천까지 달렸지요.

순천만을 걷고 벌교에서 소설 태백산맥의 무대를 답사한후 하루 일과를 마치고 벌교 깊은 산중에서 캠핑을 하게 된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