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바람의 산행일기

1968년 김신조 루트 62km를 걷다(1) --- 파평산~비학산~삼봉산1봉~갈곡리 16km

미호강 2015. 4. 19. 14:42

2015.4/17(금), 1968년 무장공비 김신조 침투루트 62km를 걷는 대장정의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원래 무장공비 김신조 일당이 침투한 루트는 휴전선부터 임진강, 서울 창의문(청와대 옆)까지 약 68km 정도 되겠지만

임진강 북쪽의 휴전선부터 파주 장좌리까지는 군사지역으로 통행이 불가하므로  파주 파평산부터 창의문까지 약 62km를 산행 가능한 코스로 잡은 것입니다.

구체적인 코스는 파주 덕천리~파평산 동봉(479)~비학산(454)~삼봉산(282)~갈곡리~북노고산(401)~새우게고개~팔일봉(409)~기산리~고령산(622)~일영리~남노고산(496)~진관사~비봉(560)~사모바위(540)~서울 창의문.

 

오늘 첫날은 파평산과 비학산을 넘어 법원읍 갈곡리까지 약 16km를 주파하였지만

계획성없이 출발하고 홀로 걷다보니 판단력마져 흐려져 길 찾다가 시간과 체력을 많이 소모한 하루였습니다.

사전답사까지 하였지만 이런 결과가 나오다보니 패배감이 엄습.

그러나 처음 가보는 낯선 코스를 따라 으시시한 길을 잘 걸어준 나 자신이 자랑스럽기도 하네요.

 

2일차 코스는 (북)노고산을 넘어 남쪽으로 노아산, 팔일봉으로 걷는 역시 힘든 여정 예상.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고, 방향이 어지러울땐 타고난 지리감각으로 극복하며 필히 김신조 루트를 완주하고자 합니다.

아자아자, 화이팅!

 

 

 

* 드디어 파주시 파평면 덕천리, 파평산 앞에 섰습니다.

파평산이 휴전선 남쪽에서 맨 먼저 오를수 있는 산.  저 산을 넘어 1968년 김신조가 침투한 루트를 따라 서울까지 62km를 걷는 대장정.

용감하게 홀로 출~발!


 

* 11:00,  승용차을 한강요양병원 앞에 주자시킨후 샘내교를 건너 본격적인 파평산 등산을 시작!


 

* 들머리에서 1.5km 정도 산기슭을 걸으면 나타나는 파평산산림공원 안내판.

 


* 등정코스는 파평산의 북쪽에서 남쪽 방향으로 한강요양병원~안내판~사방댐~약수터~팔각정자~동봉 정상(479m)으로 약 4km 정도.

 

 

* 계곡을 통해 오르는 길은 봄기운이 완연.


 

* 예쁜 길을 따라 서서히 경사길을 오르니,


 

* 11:50,  생각외로 높은 곳에서 나타난 깔끔한 약수터.

이곳에서 약수에 간식을 먹으며 오늘 다소 늦게 시작한 경위를 생각해 봅니다.

원래는 다음주부터 이 루트를 밟으려 했는데 날씨가 좋아지는걸 보고 갑자기 일정을 앞당기게 된것이지요. ㅎㅎ


 

* 약수터를 지나 급경사지를 오르면 등산로가 완만해지며,


 

* 정자까지 갖춘 평화의 쉼터가 나타나는데요.

해발 400m 팔각정자부터는 도처에 군요새가 있어 휴전선과 붙은 접경지역임을 실감.


 

* 12:30,  드디어 헬기장 전면으로 파평산의 동봉(479m).

동봉까지는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어렵지않게 오를수가 있지만  그 이상은 군사지역때문에 갈수 없는 형편.


 

* 서쪽으로 바라보이는 산이 실제로 파평산의 정상(495m).

위에 군시설이 위치해 있어 아쉽게도 16m 낮은 동봉(東峰, 479m)이 파평산의 정상을 자처하는 현실. ㅎㅎ


 

* 초조한 마음으로 올랐던 동봉의 조망권은 단연 최고수준!

황사가 끼었지만 전면의 임진강너머로 휴전선과 북한 개성의 송악산이 손에 잡힐듯 가까이 보입니다.

날씨만 더 좋았더라면 지난번 방문했던 고랑포의 김신조 침루루트도 잘 보일텐데 위치를 대충 짐작만 해 볼수밖에. ㅎㅎ


 

* 적성 방향의 임진강과 산야 풍경은 정말 평화스럽네요.


 

* 남쪽으로 전면 중앙에 바라보이는 산이 바로 비학산.

(사진의 아랫마을은 웅담2리, 윗마을은 웅담3리)

파평산을 하산한 후 다시 비학산을 올라 남쪽으로 남쪽으로 산길을 걸어야 되는데요.

반갑게도 멀리 좌측으로 불곡산, 우측으로 고령산, 고령산 왼편으로 북한산(삼각산)이 보입니다.


 

* 마침 일산에서 온 아줌씨들을 극적으로 만나 인증 샷을 부탁!


 

* 동봉에서 파평산 정상 방향은 원래 출입금지 구역.

그러나 목표가 워낙 확고하기에 두려움을 안은채 그대로 벼랑길을 걸은후 군지역 통과에 성공.


 

* 동봉과 파평산 사이의 안부로 통하는 군도로를 따라 비학산 방향으로 내려 갑니다.

(앞에 보이는 산이 비학산)


 

* 13:10,  군인으로 부터 거수경례를 받은후 하산을 완료한 곳은 적성면 웅담3리  노파동마을.


.

* 그러나 노파동에서 길을 잘못 물어본 탓에 쓸데없이 고개를 넘으며 1시간 이상 시간을 지체하며 생고생.

사진의 고개를 넘으면 법원읍 금곡리.

마침 밭에서 일하는 노인에게 김신조 루트를 찾는다는 말씀을 드리자 옛날 얘기를 들려 줍니다.

노인의 증언에 따르면 김신조는 파평산 동봉 방향에서 온것이 아니라 늘로리에서 함경도민 망향의 동산을 경유, 파평산 서쪽으로 뻗은 능선을 넘어와 금곡리와 보릿고개를 통해 초리골로 갔다는 말씀.

그리고 우씨 4형제가 신고하기 하루전에 일단의 군인들이 야밤에 행군하는걸 수상히 여긴 농부에 의해 이미 신고되었으나 묵살당했다는 얘기를 듣기도.


 

* 노인과 헤어져 다시 웅담3리로 넘어와 바라본 파평산.

파평 윤씨와의 전설로 유명한데 남쪽에서 바라보는 전경은 정말 호쾌합니다.


 

* 그러나 마을 뒷산을 오르니 건너편으로 다시 산이 나타납니다.

웅담3리 마을에서 바로 비학산으로 연결될거라는 생각이 오산.

금곡리 안개목이 마을, 혹은 웅담2리 방향으로 우회하여 비학산 등산로를 찾았어야 했는데 계획성없는 나자신을 계속 질책중!

 

 

* 마을 뒷산을 하산한후 다시 건너편 산으로 붙으려니 땀으로 범벅!

 일단 시원한 약수로 목을 축인 후,


 

* 수평으로 뻗은 임도를 걷다가 아니다 싶어  무작정 길도 없는 숲속을 오르기로 과감한 용단.

일찌기 그런 용기가 있었나요? ㅎㅎ

(경사길을 오른후 뒷다리 근육 미세파열로 몇달간 고생)

 

 

* 15:10,  드디어 찾아낸 등산로와 이정표 - 비학산 정상 1.6km, 웅담2리 2.4km. 

맞습니다. 웅담2리에서 길을 찾아 올랐어야 했는데 . ㅎㅎ

 

 

* 다시 나타난 이정표는 좌측이 직천저수지 1.2km, 우측이 안개목이 1.3km, 정면의 비학산은 앞으로 1.1km.

앞으로 저같은 멍청이가 다시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며 --- . ㅎㅎ

 

 

* 크고 작은 봉우리 몇개를 넘고,


 

* 예쁜 진달래 군락지를 걸으니,


 

* 드디어 비학산 전망대.

 

 

* 전망대에서 오늘 걸었던 북측 방향을 바라 봅니다.

오른편의 동봉을 넘어 비학산으로 걸어 왔는데, 노인의 증언에 따르면 무장공비 김신조 일당은 늘로리에서 파평산 서쪽 능선을 넘어 금곡리 방향으로 왔다는 겁니다.

신속하게 침투하는 공비들이 꼭 산정상을 밟을 필요는 없겠지요. ㅎㅎ


 

* 오호, 멋지네요~!!!

비학산전망대에서 바라본 남쪽 전망은 오늘의 피로를 확 풀어 줍니다.

노고산너머로 멀리 좌측부터 도봉산, 중앙의 삼각산(북한산), 오른쪽은 고령산.


 

* 16:00,  비학산 정상(454m)에서 인증 샷!

오늘 산행을 하며 딱 2팀을 만났는데 동봉에서는 일산에서 왔다는 5명의 아줌씨들, 비학산에서는 초리골에서 왔다는 중년의 남성.

혼자 걸어왔다는 말에 믿을수가 없다는 표정. ㅎㅎ


 

* 비학산에서 동북쪽으로 바라보이는 감악산과 직천저수지.


 

* 비학산에서 삼봉산으로 내려가는 급한 경사길.


 

* 경사길을 내려와 고개에 이르니 이제야 비학산, 삼봉산 안내판이 보네요.


 

* 앞으로 가야 할 코스는 삼봉산, 김신조 숙영지 경유, 갈곡리로 하산하는 겁니다.

산이 높지않고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으니 이제는 여유롭게 쉬엄쉬엄가도 충을것 같네요.


 

* 고갯마루를 올라서면 대피소가 나타나며 좌측의 김신조 숙영지와 장군봉으로 갈라지는 삼거리.


 

* 아래 보이는 계곡이 초리골.

무장공비 김신조 일당을 처음 신고한 우씨 4형제가 살던 계곡인데요.

4형제는 실제로 2명이 형제이고 2명은 사촌간이라고. ㅎㅎ


 

* 등산로 옆에 있는 은굴.

옛날 이곳에 은을 파내던 광산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막아 놓은 상태.


 

* 17:00,  삼봉산 정상(282m)에서 200m 정도 내려오면 숲이 우거진 아주 으슥한 바위지대가 나타나는데요.

 지금은 탐방데크까지 갖추어 놓았지만 이곳에 바로 1968년 무장공비 김신조 일당이 숙영하던 굴이 있었습니다.


 

* 바위아래 낙엽으로 덮혀 있는 곳에 굴이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막아놓은 상태.

1968.1.19.14:00  김신조 일당 31명이 숙영하던중 아랫 동네 초리골에서 나무하러 온 우씨 4형제를 처음 마주친 곳이지요.

숲이 우거지고 으슥한 곳에서 무장공비들과 마주친 사건은 정말 확률적으로 희박했던 일.

그때 우씨 형제들 아니었으면 어쩔뻔 했었는지 지금 생각해봐도 오싹!


 

* 제가 17살때 1.21 사태로 인해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생생한데요.

무장공비들은 1968.1.17  전방초소 철책을 통과하여 얼어붙은 임진강을 건넌후 파평산 능선을 넘어 1.19 초리골로 들어온 것이지요.

우씨 4형제를 살려준것은 겨울철이라 사람을 죽이면 묻을수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설명.


 

* 점차 희박해지는 반공의식을 아쉬워 하며 좌측의 갈곡리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


 

* 김신조 숙영지만 보려면 법원리 초리골에 위치한 두루뫼박물관 옆길로 오르는 길이 가장 쉽습니다.


 

* 17:30,  6시간30분을 걸어 전면으로 노고산을 바라보며 파주시 법원읍 갈곡리에 무사히 하산 완료!

오늘 처음 밟아보는 코스이기에 길을헤매며 여기저기 가시에 찢기고, 장단지에 쥐가 나기도 했지만 첫 날의 일정을 무사히 마쳐 안도의 한숨.


 

* 18:20,  갈곡리에서 버스를 2번이나 갈아타며 다시 덕천리에 위치한 한강요양병원 앞으로 회귀, 승용차편으로 귀가.


 

 

* 오늘 걸은 파평산, 비학산, 삼봉산 코스를 그려 보았습니다.

파평산 동봉에서 하산할때 군지역을 통과하느라고 조마조마했는데 정상코스인지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었으며,

비학산 오르는 길은 웅담3리가 아니라 웅담2리에 있음을 확인한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