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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궁전 "딜쿠샤(DILKUSHA)"강바람의 국내여행 2020. 8. 12. 09:46
종로구 행촌동, 권율장군 집터 옆에 남아 있는 낡은 서양식 주택.
1923년에 지은 희망의 궁전, "딜쿠샤(DILKUSHA)"입니다.
딜쿠샤는 흰두어로 '이상향' 혹은 '행복한 마음', '기쁨'의 뜻을 가졌다고 하는데 1923년 건축될 시기만 해도 조망이 시원한 언덕위에 지어져 그림처럼 무척 아름다웠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딜쿠샤는 붉은색 벽돌로 지은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로 총 면적은 624m2 이며 서양식 주택중에서도 구성과 외관이 독특한 편으로 일제강점기 건축양상을 연구하는데 주요한 자료로 평가되는데
특히 화강석 기저부 위로 붉은 벽돌을 세워 교차하면서 쌓은 것이 특징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흔치않은 방식이라고.
딜쿠샤를 지은 사람은 미국인 알버트 테일러(Albert Taylor, 1875~1948).
알버트 테일러는 금광 기술자였던 아버지의 부름을 받고 1897년 우리나라에 들어 왔습니다.
1917년에는 인도에서 결혼한 부인, 메리 테일러와 서대문에서 신혼생활을 했는데요.
금광 사업가 겸 UPI 특파원으로 생활하던 알버트 테일러는 3.1운동 당시, 독립선언서를 입수하여 외국으로 보내 최초로 세계에 알렸으며, 일제의 제암리 학살사건을 취재하는 한편, 일본 총독을 찾아가 조선인 학살에 대해 항의한바 있습니다.
그는 이런 사건으로 서대문형무소에서 6개월간 복역하기도 했으며 1941.12.7 일본의 진주만 기습 이후 자택 감금되었다가 1942년 미국으로 추방되기에 이릅니다.
그는 1948년 미국에서 향년 73세로 작고하였으며, 우리나라에 묻히도록 해달라는 생전 유언에 따라 그의 유해는 서울 양화진 외국인묘지에 안장되었습니다.
딜쿠샤는 광복 이후 가족들에 의해 매각되었다가 한때 대한매일신보 사옥으로 운영되기도 하면서 이 집에 대한 깊은 사연이 단절되기도 했지요.
그런데 2006년 알버트 테일러의 아들인 브루스 테일러(Bruce Taylor, 1919~2015)가 미국에서 이역만리 떨어진 이 집을 방문하여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브루스 테일러는 1919년 세브란스 병원에서 출생 한후 4살때 부터 23살인 1942년 추방될때까지 19년 동안 이 집에서 살았으니 어렸을때의 추억이 무척 남달랄 것으로 생각되네요.
이 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가 아흔이 다되어 찾으면서 이 집에 대한 정체가 확실하게 밝혀졌고 후에 알버트 테일러의 유품과 소장품을 서울시에 기증키로 약속하면서 보존대책이 강구된바가 있었습니다.
아래 사진들은 13년전인 2007.3.4(일)에 찍은 것인데 지금 어떻게 변모되었는지 무척 궁금하네요.
* 미국인 알버트 테일러가 종로구 행촌동, 인왕산 자락에 1923년에 지은 서양식 붉은 벽돌 2층집, "딜쿠샤". * 1923년 부터 19년간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게 살던 알버트 테일러 가족의 집, 딜쿠샤는 현재 관리가 제대로 되지않아 무척 낡은 상태. * 이 집에서 함께 살던 그의 아들 부르스 테일러가 1942년 추방된후 64년만인 2006년 방문하여 그 실체가 밝혀진 딜쿠샤. * 항일 독립운동을 도왔던 서양인이 살았고 건축학적으로는 붉은 벽돌을 교차해서 쌓은 희귀한 서양식 건물이라 더욱 정감이 갑니다. * 이 집은 한때 대한매일신보 사옥으로 사용되기도 했지만 그후 저소득층이 12가구나 거주하면서 현재에 이름. * 건물은 매우 낡았지만 100년 가까운 건물이 아직 남아 있음은 무척 다행스러운 일. * 1층 현관에서 바라본 실내 모습. 10여 가구가 살면서 칸막이를 하고 방을 만들면서 대부분 변형되고 훼손이 심한 실정. *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모습. * 이 집에서 살았던 알버트 가족들의 단란했던 모습이 환상처럼 떠오릅니다. * "DILKUSHA 1923" 글씨가 또렷하게 보입니다. 화강석에 새겨 건물 외벽 하단에 끼워 넣은 모습이지요. '강바람의 국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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