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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 F3 HP을 다시 영입하다강바람의 일상 2012. 4. 6. 17:42
생각해 보면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다.
아무 쓸모도 없는 필름카메라를 거금을 주고 다시 사들였으니 말이다.
늙으니 자꾸 엣날이 그리워지고 젊었을때 애지중지하던 물건들이 다시 보고 싶어진다.
아주 고약한 습성이 밴것 같다.
1992년인가?
니콘 FM을 십여년 가까이 쓰면서 업그레이드 할 욕심에 몇년을 별러 구입했던 놈이 바로 F3 HP이다.
당시는 북한산에 오르내리며 북한산성에 대한 개인적인 조사활동을 왕성하게 벌이던 때였는데 니콘 FM으로는 만족할만한 사진을 얻지 못해 고심끝에 마련한 놈이 바로 F3 HP로 기억된다.
그레서 FM에 이어 F3 HP를 메고 무던히도 북한산을 오르내렸고 그래서 마침내 1994년에 "북한산성" 책을 발행할수 있었다.
몇년동안 내 몸처럼 아껴 쓰던 카메라였는데 1995년에 캐논 EOS 1의 유혹에 빠져 어쩔수 없이 내 곁을 떠나고 말았다.
전국적인 유적답사에 눈을 돌리면서 좀 더 다양한 사진활동을 할 욕심에 기계식 F3와 1.4 단렌즈에서 완전 자동의 캐논 EOS-1과 줌렌즈(28~70mm)로 갈아 타게 된것이다.
그때 명기중의 명기인 F3를 몇년 쓰지도 못하고 내보내게 되니 지금 생각해봐도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 아닐수 없다.
다시 F3 HP을 어루만지게 되니 마치 잃어버린 자식을 찾은듯 감회가 새롭다.
모양도 예쁘고 펜터프리즘(파인더 부분)이 분리되는 아주 특이한 방식이라 아직도 인기가 하늘 높은줄 모르는 F3.
찰~칵하는 셔터음이 아직도 내 심장을 뛰게 하는구나.
네가 진정 내 마지막 친구가 될것이다. ㅎㅎ
* 샷터음이 좋아 큰 돈을 주고 사들여 밑에 모터 드라이브를 달고 몇년을 사용했던 니콘 F3. 참으로 멋있는 놈이다.
* 중고이다 보니 깨끗한 놈이 드물어 마음에 드는걸 구입하느라 고민도 많았고 신경도 많이 썼다.
역시 거물을 영입하려면 품과 쩐이 많이 든다. ㅎㅎ
* 모양도 세련되고 샷타음도 좋았지만 그림처럼 상부의 펜터프리즘이 분리되는 방식이라 상당히 신기했던 기억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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