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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굴포운하 (掘浦運河) 유적지를 답사하다.강바람의 유적답사 2020. 1. 30. 17:59
태안반도에 천수만과 가로림만을 연결하는 고려, 조선시대의 굴포운하터가 있어 답사하였습니다.
굴포(掘浦)는 땅을 파내어 만든 물길이라는 뜻이니 굴포는 운하의 또다른 이름입니다.
부평에 굴포운하가 있듯이 태안에도 굴포운하를 파려는 시도가 꾸준히 있었는데 현재 뚜렷히 남아있는 흔적은 태안군 태안읍 인평3리에 남아 있는 0.7km 정도.
태안 남쪽의 천수만과 흥인천, 북쪽엔 가로림만과 어은천을 연결하려고 팠던 미완성의 운하지요.
현장을 살펴보면 양쪽에 있는 하천 등 자연조건을 최대한 활용하여 최소한의 투자로 운하를 파려고 노력했는데요.
현재 태안 인평리 방향에 운하 흔적이 잘 남아 있는데 당시 약 4km 정도 뚫었지만 나머지 서산 방향의 3km는 암반이 많이 나와 실패하였습니다.
그후 방치되어 일부만 그 흔적을 남긴채 대부분 농경지로 변하거나 다시 메꾸어진 상태입니다.
일찌기 뱃길이 지나는 태안 안흥의 신진도 앞 바다(안흥량 관장목)는 암초가 많고 풍랑이 거세어 1년에 수십척의 조운선들이 난파당하고 많은 인명피해를 일으키는 곳이었습니다.
고려시대 이래 충청, 전라, 경상도에서 올라오는 30만석의 세곡미가 암초때문에 번번히 난파당하는 절체절명의 어려움을 꺾었는데 이는 고려재정의 기본이 되는 전체 세곡 40만석의 3/4에 해당되는 막대한 양이었다고 합니다.
조정에서는 안전한 뱃길을 위해 천수만과 가로림만을 연결하는 운하의 개착 필요성을 느끼고
고려 제17대 인종 12년(1134)때부터 개착을 시도하였지만 실패하였고 그후 고려 공양왕 3년(1391), 조선 태종 12년(1412), 세조 7년(1461) 등 무려 500년 세월에 11차례나 공사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암반이 나와 끝내 완공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한편 태안반도 아래에 위치한 안면도가 당초는 섬이 아니었지만 운하공사로 섬이 된 역사가 있지요.
조선 인조 16년(1638) 굴포운하 대안으로 안면곶을 절단하며 의항운하를 만들면서 안면도가 인공섬으로 변하여 일단 천수만과 서해의 수운은 편리하게 되었지요.
만약 굴포운하, 안면도운하가 동시에 성공적인 개통을 보았다면 태안, 서산 등 내포지역이 수운과 육로가 결합한 교통요충지로 더욱 크게 발전했겠지요.
선인들의 피와땀이 어린 역사유적지를 답사하니 지혜가 놀랍기도 하고 아쉬움도 많이 남네요.
최근 굴포운하의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어 논의가 활발하다고 하더군요.
운하만 잘 개설된다면 천수만과 가로림만을 연결하면 먼길을 우회하는 불편을 덜고 지역발전도 크게 도모할수 있는 효과가 예상됩니다.
* 굴포운하의 흔적이 잘 남아 있는 태안군 태안읍 인평3리.
* 세곡미의 안전한 뱃길을 위해 천수만과 가로림만을 연결하는 굴포운하를 500년 세월동안 11차례나 뚫으려 했지만 실패로 끝난 아픈 역사가 있지요.
* 굴포운하 뱃길 예상도.
붉은 선이 남쪽의 천수만에서 굴포운하로 진입한 후 북쪽의 가로림만으로 빠져 나가는 뱃길입니다.
굴포운하를 뚫어 천수만과 가로림만을 연결하려 했으나 실패했고, 대안으로 안면도에 운하를 만들어 천수만과 서해바다를 연결한 역사가 있습니다.
* 현재 뚜렷히 남아있는 흔적은 태안군 태안읍 인평3리에 남아 있는 0.7km 정도의 운하터인데
태안 남쪽의 천수만과 흥인천, 북쪽엔 가로림만과 어은천을 연결하려고 팟던 미완성의 운하입니다.
* 태안군 태안읍 인평3리에 있는 굴포운하 안내판.
* 태안군 인평3리에 그 흔적이 고스란이 남아있는 운하 흔적.
굴포운하는 수에즈운하, 파나마운하보다 약 500년이나 앞서 운하를 시도하였지만 끝내 완공을 보지 못한 역사가 있지요.
* 당시 장정 수천명을 동원하여 운하를 팠던 흔적이 약 0.7km 정도 남아 있는 현장 모습.
수차례의 시도로 약 4km를 뚫었다고 하나 그후 방치되어 일부만 그 흔적을 남긴채 대부분 농경지로 변하거나 다시 메꾸어진 상태입니다.
* 태안 안흥량의 가장 위험한 뱃길을 피하고자 굴포운하를 팠고 그 흔적이 남아 있는 태안 인평3리.
당시 황해 장산곶, 강화 손돌목, 태안 안흥량, 진도 울돌목이 가장 악명 높은 4대 난행량(험한 바다뱃길)이었다고 하네요.
* 서산, 태안 굴포운하는 비록 완공은 보지 못했지만 잘 보존해야 할 역사유적.
* 태안 어송교에서 바라본 어은천.
(태안읍 도내리)
만약 굴포운하가 완공되었다면 이 물길(어은천)을 통해 바로 가로림만으로 들어갈수 있는 곳입니다.
* 팔봉산(364m)이 내려다 보고 있는 어은천.
* 가로림만의 초입부 모습.
어은천을 통과하면 가로림만이 나타나며 배들은 오른펀의 구도항 앞을 통해 가로림만의 북쪽으로 가게 되는데요.
가로림만을 통과하면 태안반도를 벗어나 화성 앞바다로 올라가게 됩니다.
미완의 굴포운하를 간단하게 살펴본 모습입니다.
언젠가 시간을 내어 좀 더 세세하게 답사해 보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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