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 강원도 동해, 경북 울진 여행기 --- 울진 금강소나무숲길(12령길) !강바람의 국내여행 2020. 8. 29. 11:58
오늘은 대망의 울진 금강소나무숲길(12령길) 1구간 보부상길 10km를 걸었습니다.
금강소나무숲길은 금강소나무를 보면서 옛날 보부상들이 걷던 깊은 산길을 걷는 코스입니다.
옛날 울진 바닷가의 흥부장에서 봉화 춘양장 등 내륙지방으로 행상을 할때 넘나들던 산길이 12령길인데 길이 약 70km를 걷는데 3박4일이 걸렸다고 합니다.
보부상들은 울진의 흥부장, 죽변장, 울진장에서 주로 소금, 미역, 해산물을 구입하여 쪽지게에 지고 12령 산길을 넘었으며 봉화에서 대마, 담배, 콩 등과 서로 사고팔거나 물물교환하였다고 합니다.
50년전만 해도 울진과 내륙을 연결하는 도로망이 없었으니 오로지 보부상들이 금강소나무 군락 사이로 난 12령길을 이용하여 산을 수없이 넘으며 행상을 해온 겁니다.
참고로 보부상은 조선시대때 전국을 걸어 다니며 장사하던 조직으로 지금으로 말하면 큰 규모의 상인조직이라고 볼수 있지요.
방물고리에 댕기, 비녀, 얼레빗, 분통 등을 담아 멜빵에 맨 봇짐장수와 지게에 생선, 소금, 토기, 목기 등을 진 등짐장수를 일컬어 보부상이라고 했는데요.
1984년 동학혁명때 참가한 적이 있어 일제때 보부상 조직이 강제해산된 이후 대신 생긴 조직이 선질꾼(바지게꾼, 등금쟁이)이라고 하네요.
선질꾼은 보부상 해산 이후 나타난 규모가 영세한 등짐장사꾼을 말합니다.
그들은 60~80kg의 짐을 지고 험한 고갯길을 넘었으며 인원이 십수명에서 수십명에 이르렀고, 규율은 무척 엄격했다고 합니다.
또한 등지게 옆구리에 옹기솥을 차고 다니면서 밥을 해먹었다고 하네요.
선질꾼들은 6.25사변 이후 혼란과 1968년 울진삼척지구 무장공비침투 이후 산간지역 주민들을 이주시키고 동서로 통하는 도로망이 확충되면서 점차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당시 보부상(선질꾼)들이 험한 산길을 걸으며 불렀다는 노래가 전해지지요.
너무 애잔해서 가슴이 저미어 오네요.
" 미역 소금 어물 지고 춘양장은 언제 가노,
대마 담배 콩을 지고 울진장은 언제 가노,
반평생을 넘던 고개 이 고개를 넘는구나,
가노가노 언제 가노 열두고개 언제 가노,
억새 우는 고개 이 고개를 언제 가노."
울진에서 봉화까지는 첩첩산중이지요.
그런데 12령길은 보부상들만 다니던 길이 아니라 지금의 국도와 같아 과거보러 한양가는 사람이나 부임하던 사또도 걸은 길이었다고 합니다.
전해지고 있는 울진 흥부장에서 봉화 춘양장까지의 고개이름입니다.
울진 흥부장 - 쇠칫재 - 세고개재 - 바릿재 - 샛재 - 너삼밭재 - 저진터재 - 새넓재 - 큰넓재 - 꼬채비재 - 맷재 - 노룻재 - 봉화 춘양장
오늘 걷기로 기히 예약한 1구간 보부상길은 두천1리(내성행상불망비)~바릿재(1.2km)~장평(1.8km)~찬물내기(6.5km)~샛재(7.8km)~대광천(9.8km)~저진터재(12.2km)~소광2리까지 13.5km.
해설사가 4명이나 참여하여 각기 맡은 구간에서 교대로 안내, 해설을 해주기로.
08:40 두천1리 출발지에 집결하니 걷는 인원은 예상과 달리 단촐하게 5명뿐. 코로나 19 여파로 예약을 받지 않았다고 하네요.
09:00 간단한 안내와 준비체조를 마친후 출발.
09:30 바릿재 도착
12:00 찬물내기 도착, 두천1리부녀회에서 준비한 점심 식사.
13:00 샛재 도착
14:00 대광천 도착
하지만 일기가 고르지않아 더이상의 탐방이 어렵겠다는 해설사의 건의로 출발 10km 지점에서 12령길을 중단.
오늘 12령길을 걸어보니 울창한 금강소나무숲길도 볼만 하지만 청정자연을 옛 모습 그대로 잘 보존해준 지역주민과 관계 당국에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네요.
길은 험했고 실크로드처럼 하염없었지만 놀랍게도 거의 일직선으로 길이 나있었으며 예전에는 중간중간 주막도 있고 화전민도 있었으니 고생 속에서 희로애락을 찾았을듯 하네요.
이 길을 개척하고 삶을 영위하기 위해 걸었던 선인들의 노고와 애환을 가슴 깊히 새기며 늦게나마 그 분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습니다.
모든 분들게 감사를 드립니다.
* 울진 금강소나무숲길(12령길) 출발점은 두천1리(말래마을) 산골.
* 예전에 말래마을 주막이 있던 곳이라 최근 복원한 주막촌. 1970년대 까지만 해도 이고 지고 소까지 끌고 12령길을 넘어 다니며 장사를 했지요.
* 금강소나무숲길은 여러 코스가 있지만 오늘은 1구간 보부상길인 두천1리~소광2리까지 13.5km만 걷기로!
* 오늘은 코로나19 여파로 단촐하게 5명만 걷게 되었다네요. 간단한 안내에 체조까지.
* 09:00, 드디어 대망의 울진 금강소나무숲길(12령길) 출발~~!!
* 사진에서 자주 보았던 12령길 입구 모습인데 뜻밖에도 절벽 사이로 난 옹색한 길을 통해 산속으로 접어듭니다.
* 입구에 서있는 내성행상불망비각.
* 1890년 철비로 만든 내성행상접장정한조불망비(乃城行商接長鄭漢祚不忘碑), 내성행상반수권재만불망비(乃城行商班首權在萬不忘碑). 불망비는 선질꾼비라고도 부른다고.
* 내성은 봉화의 옛 이름이며 보부상의 최고 지위격인 접장 정한조와 반수 권재만의 은공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는 해설사의 설명.
* 12령대장군, 보부상여장군께 입산신고와 무사안녕을 기원드린 후,
* 감격리에 산길을 시작하니,
* 언덕을 오르니 뜬금없이 효자각(심천범 효자, 강릉최씨 효부비).
* 본격적으로 금강소나무숲길을 걸으니,
* 소나무에 깊게 파인 흔적은 옛날 보부상들이 어둠을 밝히는 관솔을 피우던 곳이라고. 만남이나 휴게장소로 쓰인것 같습니다.
* 두천1리에서 1.4km를 걸으니 바릿재.
* 그나지 높지 않은 바릿재를 용감하게 넘어,
* 경사진 길을 내려가니 나타나는 임도.
* 잠시 평탄한 땅이 보이는 이곳은 장평동.
* 옛날 12가구가 살았으나 1968년 울진삼척지구 무장공비침투 이후 아랫 동네로 이주되었다는 장승의 말씀.
* 장평동을 지나며 고개에 이르니 새로 복원한 성황당이 보입니다.
* 이곳 성황당고개는 출발점에서 약 2km여 지점. 이곳에서 다음 해설사로 교대하네요.
* 잠시 임도를 걷다가,
* 다시 옛길을 찾아 걸어 갑니다.
* 산골짜기로 분지형태를 이루는 이곳은 출발점으로 부터 3km 지점.
* 2번째 해설사인 장수봉씨는 구수한 입담과 해박한 지식으로 인기만점!
* 처음 만나는 아름다운 개천. 물이 있고 쉴만한 공간도 있으니 옛날 선질꾼들이 밥을 해먹던 곳으로 추정.
* 다시 조용하고 쾌적한 숲길을 걸으려니 꿈결만 같네요.ㅎㅎ
* 다래인가요?
* 개복숭아도 보이고.
* 보고 걷고 접하는 모든 것들이 보배처럼 사랑스럽고 감동덩어리네요.ㅎㅎ
* 두천리에는 큰 금강소나무(황장목)가 귀한 편인데 가끔 300년 이상된 고목이 눈에 띕니다.
* 갈수록 아름답고 청정하니 점입가경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인가요?
* 금강소나무숲길(동영상) * 끝없이 걷고 싶은 이 길은 어디까지 계속되나요?
* 깨끗한 개울물을 수없이 넘으니,
* 12령길을 걷는 선질꾼들의 노래를 부르는 장수봉 선생(동영상) * 황장봉산 동계표석 안내판. 양질의 황장목을 보호하기 위해 조선때 부터 황장봉계로 관리해 왔음을 알수 있네요.
* 황장봉계 글씨가 새겨져 있는 임도변 암벽.
* 바위면에 새겨진 "황장봉산 동계조성 지서이십리"
* 12:00, 찬물내기에 도착, 두천1리부녀회에서 마련한 맛있는 점심을 든 후,
* 두천1리에서 천물내기까지의 코스를 보면 산길임에도 거의 직선처럼 단거리로 옛길이 나있음을 알수 있지요.
* 오전에 두천1리에서 찬물내기까지 6.5km를 걸어 왔고 이제 오후 시간을 걷기 시작!
* 오늘 3번째이자 오후 해설사는 학자 스타일의 김선생님!
* 가파른 샛재를 오르며(동영상) * 그런데 점심을 먹자마자 쉴새도 없이 샛재를 오르려니 갑자기 안내가 끼며 비가 내릴듯 하네요
* 안개속에 견우,직녀처럼 보이는 2그루의 금강소나무는 연인송이라고.ㅎㅎ
* 샛재 오름길 왼쪽은 천길 낭떨어지. 간혹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여 인명피해가 컸다고 하네요.
* 13:00, 드디어 찬물내기에서 30분만에 샛재 정상에 도착!
* 샛재고개 정상에 있는 조령성황사. 보부상(선질꾼)들의 신변안전과 성공적인 행상을 위해 조선 후기에 지은듯.
* 샛재에 있는 금강소나무 고목과 군락지. 줄기를 좀 다듬어 주면 후리미끈할텐데 아쉽네요.ㅎㅎ
* 샛재를 넘어서니 넓은 터가 보입니다. 옛날 주막도 있었고 화전민이 몇가구 살았다고 하네요.
* 화전민은 1968년 울진삼척지구 무장공비침투사건 이후 소개되었다고 하는데 아직도 솥이나 쓰던 물건들이 보이네요
* 꽤 오래전부터 사람이 살았던듯 옛 현감의 영세불망비도 보이네요.
* 샛재부터 내려가는 길은 아주 순해서 콧노래가 나올 판!
* 큰 금강소나무(황장목)도 가끔 보이고,
* 샛재에서 내려오는 물도 여러번 건너야 하는데,
* 14:00, 샛재에서 50여분을 내려서니 쉼터가 보이는데 이곳은 출발지에서 약 10km 지점으로 대광천 초소가 있는 곳.
* 대광천에 이르니 일기가 불순하여 더이상 걷는게 어렵겠다는 해설사의 권유가 있어 이쯤에서 의견을 수용하기로!
* "잘 다녀 오셨어유~~?" 일행의 차편으로 다시 출발지인 두천1리로 돌아오니 주막촌 강아지들이 반갑게 맞이해 주네요.ㅎㅎ
'강바람의 국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한산성을 답사하며 세상이 많이 변함을 느낍니다. (0) 2020.09.03 빗속이지만 아름다운 광교호수공원을 산책 (0) 2020.09.02 (2) 강원도 동해, 경북 울진 여행기 --- 울진 왕피천 트래킹 (0) 2020.08.25 (1) 강원도 동해, 경북 울진 여행기 --- 동해 무릉계곡, 울진 망양정 (0) 2020.08.25 다시 찾은 수락산 은류폭포 계곡 (0) 2020.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