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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의 물길, 만경강을 가다(2) --- 삼례 비비정~춘포역~만경강문화관강바람의 국내여행 2023. 4. 3. 08:23
풍요의 물길, 만경강을 가다 (2)편입니다.
완주군 동상면의 깊은 오지인 밤샘에서 출발한 만경강 물길은 고산, 봉동을 지나 삼례를 흘러 갑니다.
삼례 비비정 언덕에서 유유히 흘러가는 만경강과 구.만경강철교를 보았습니다.
옛부터 비비낙안(飛飛落雁)이라고 하여 비비정에서 한내(寒川) 백사장에 내려앉은 기러기떼를 바라보는 아름다움을 으뜸으로 쳤지요.
참으로 아름답기도 하고 애절한 사연도 많을것 같은 그런 곳이더군요.
춘포에서는 춘포역과 호소가와 농장주택, 대장도정공장을 보았고 익산에서는 만경강문화관과 1928년에 준공한 구.만경교(목천포다리)를 답사하였습니다.
춘포, 목천포 일대는 모두 일제때 수탈의 현장이 되었던 곳이니 우리 선조들의 고통이 얼마나 심했을지 가슴이 아픕니다.
봉동을 떠나 삼례 만경강에 도착~!
비비정 언덕에서 바라본 만경강.
너른 강변습지가 일품인데 건너편에 바라보이는 전주시.
삼례 만경강변에 서있는 비비정(飛飛亭).
만경강을 가장 아름답게 바라볼수 있는 곳인데요.
옛부터 비비낙안(飛飛落雁)이라고 하여 비비정에서 한내(寒川) 백사장에 내려앉은 기러기떼를 바라보는 아름다움을 으뜸으로 쳤지요.
비비정에서 바라본 옛 전라선 만경강철교.
100년 세월, 수많은 애환과 사연을 싣고 삼례역을 떠난 전라선은 전주역을 향해 만경강을 건넜지요.
놀랍게도 비비정 언덕 밑에는 인공수로가 통과.
고산 어우보에서 취수한 물이 호남평야를 적시며 이곳을 지나 군산까지 간다니 정말 놀라운 일~~!!
터널까지 뚫어 호남평야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려는 생각을 어찌 했을까요!
2011년 폐쇄된 만경강철교에는 비비정예술열차를 운영중.
구.만경강철교에서 바라본 상류의 전라선이 지나는 신.만경강철교.
참고로 전라선은 전북 익산에서 출발하여 전주, 남원, 순천을 경유하여 전남 여수까지 연결되는 철도.
구.만경강철교에서 바라본 하류 풍경.
오호, 삼례에 오니 강폭이 바다처럼 넓어졌네요.
옛날에는 황해의 고군산군도와 연결되어 수많은 소금배, 고깃배들이 오르내리며 성황을 이루었지만 지금은 뱃길이 끊긴채 조용하기만.
구.만경강철교에서 바라본 전라선.
일제가 호남평야의 쌀 수탈을 위해 1928년에 만든 철교로 당시에는 한강철교 다음으로 긴 교량이었지만
전라선 복선화사업으로 상류에 새 다리가 놓이면서 2011년 폐쇄.
오호, 지금 저멀리 전주역에서 삼례역을 향해 증기기관차가 달려오는듯한 환상에 빠져 드네요.
어릴때 증기기관차는 신비의 대상이자 공포의 대상이기도 했지요.
아련히 추억을 되살리는 철길을 하염없이 바라 봅니다.
삼례 강변에는 이제 벚꽃이 피는 중.
남쪽임에도 바닷바람이 찬 탓인지 개화시기가 서울보다 약 5~7일은 늦은듯.
제방 아래에서 발견된 만경5경 비비낙안 표석.
예전에는 강변이 모두 하얀 백사장이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억새밭이 일품.
호산서원(湖山書院) 뒷편에서 바라본 만경강.
만경강 언덕의 유서깊은 호산서원은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
근래 비비정 주변이 너무 상업화 되며 자연풍경과 유적지를 훼손하니 아쉬움이 큽니다.
다시 길을 달려 익산시 춘포면에 도착.
오호, 익산 춘포에 전라선 춘포역이 있었네요.
기차역 이름만 들어도 웬지 구수한 막걸리가 생각나고 가슴도 애절해지는것 같습니다.ㅎㅎ
무척 아담하고 소박해 보이는 춘포역~!
춘포역은 1914년 대장역으로 개통된 전라선의 보통역이었으나 1996년 춘포역으로 이름이 바뀌어 간이역으로 운영되다가 2011년 역이 폐지된 역사가 있지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이며 캐노피, 박공지붕 등 근대철도역사의 전형적인 특징을 잘 보여주어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 보호중.
수탈과 고난의 역사를 간직한 춘포역사.
일제강점기 시절, 춘포에 일본인 대농장이 있었으니 수확한 쌀은 모두 춘포역에서 군산으로 실어 날랐다고 합니다.
먼저 춘포를 보기 위해 만경강제방에 올랐습니다.
익산 최대의 곡창지대라는 춘포, 정말 넓으네요.
일본인들이 진출하여 대규모 농장을 경영했고 수탈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 춘포였다고 합니다.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나란히 있는 춘포의 만경강 제방.
쭈욱 뻗은 자전거길을 보니 언제 자전거를 타고 만경강을 달려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드네요.ㅎㅎ
춘포(春浦)는 만경강과 익산천이 만나는 곳으로 많은 배가 들어오고 큰 포구가 있었던 요충지.
지금은 뱃길이 끊긴지 오래되어 옛 역사를 알 길이 없네요.
춘포마을지도를 참고하여 구.일본인가옥, 대장도정공장을 찾아 보기로.
이 일대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인 이주민들이 거주하던 지역으로 춘포역사, 대장도정공장 등과 함께 일제의 농업수탈현장을 증언하고 있지요.
춘포마을로 내려와 구. 일본인 농장가옥을 찾았습니다.
춘포의 구.일본인 농장가옥은 일제강점기 대규모 농장중 하나였던 호소가와 농장에서 사용하던 집.
100년전인 1922년에 지었는데 지금봐도 대단한 규모에 잘 지은 집이네요.
호소가와 가문은 만경강 일대을 간척하고 땅을 불하받아 30만평의 대규모 농장을 운영하였는데 당시 우리나라 소작인을 감독하기 위해 농장의 관리인이던 에토가 지은 가옥이라고.
지붕이 중첩되고 2층 발코니가 돌출된 외관과 재료, 평면 등에서 일본식 2층 목조주택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고.
구.일본인 농장가옥 앞의 물길.
만경강 직강화 사업으로 인해 제방 안쪽에 남은 옛 만경강 흔적으로 보입니다.
마을에서 발견되는 옛 일본인 가옥.
아직까지 잘 관리하며 사시는 주인장께 감사를 드립니다.
오호, 춘포에 남아 있는 대장도정공장.
도정공장이란 정미소를 말하는데 일본으로 운반하기 전에 수확한 벼의 껍질을 벗겨내 먹을수 있게 작업(벼→ 현미 →백미)하는 곳을 말합니다.
대장도정공장은 일제강점기인 1914년에 춘포 일대를 소유했던 호소가와가 세운 것으로 규모가 무척 커서 놀랄 정도.
이곳에서 도정한 쌀을 춘포역에서 기차편으로 군산을 경유, 일본으로 보냈다고.
오랜 세월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대장도정공장.
쌀겨 먼지가 자욱한채 발동기 소리가 요란한 도정공장을 보는 느낌이 생생하네요.
한 독지가가 현 상태를 잘 보존하고 예술공간으로 활용하고자 도정공장을 매입하였다니 또한번 놀랄 일.
도정공장 자체를 예술공간으로 꾸미어 방문객에게 소개하고 설명까지 해주는 예술가를 뵈니 가슴이 뭉클하네요.
현재 전시중인 작품은 조덕현 작가의 '108 and'.
사진의 작품은 바람에 휘날리는 실크천을 묘사하고 있는 'winds' .
정문 옆에 있는 이 집은 당시 관리인의 숙소였을듯.
현재는 주인장이 실제 거주한다고.
다음 방문지는 익산 만경강문화관.
최근에 개관하여 만경강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네요.
만경강문화관 옥상전망대에서 바라본 익산시 목천동.
1977년에 이리역폭발사고가 있어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그 이후 이리는 익산으로 변경된 역사가 있지요.
익산역을 떠난 호남선 기찻길이 지나고 도시와 농촌이 혼재된 모습입니다.
만경강문화관 옥상전망대에서 바라본 만경강.
앞에는 만경강에 있는 구.만경교(목천포다리), 그 뒤로 호남선 기찻길.
익산과 김제를 남북으로 잇는 만경교.
목천포나루의 옛 영화는 사라졌으나 교통요충지로의 중요성은 여전한것 같습니다.
일부만 남아 있는 구.만경교(목천포다리).
일제가 곡물을 수탈하기 위해 1928년에 준공하였으며 큰 포구였던 목천포(木川浦)를 잇는 다리라고 하여 목천포다리라고 부르기도.
1990년 새 다리가 놓일때까지 62년간 호남평야의 중심지에서 많은 농산물을 운반하고 사람들의 발을 연결해 준 고마운 다리였지요.
2015년, 안전을 위해 일부를 철거하여 현재의 모습으로 남아 있지만 정말 애환이 깃든 다리네요.
삼례비비정과 구.만경강철교, 춘포역과 호소가와 농장주택, 대장도정공장, 만경강문화관과 구.만경교(목천포다리)를 둘러본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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