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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의 물길, 만경강을 가다(1) --- 완주 밤샘~세심정~어우보~봉동 상장기공원강바람의 국내여행 2023. 4. 3. 08:21
1박2일 여정으로 풍요의 물길, 만경강을 탐사하였습니다.
만경강(萬頃江)은 전북 완주군 동상면과 소양면의 경계인 원등산(713m)에서 발원하여 호남평야의 중심부를 지나 서해의 새만금으로 흘러가는 강이지요.
전체 길이는 약 81.75km이고 유역은 완주, 전주, 익산, 김제, 군산 등 4개 시, 1개 군에 이르는데 만경 지명은 하류에 위치한 만경현에서 유래되었으며 만경의 뜻은 백만이랑의 의미로 넓은 들을 의미합니다.
옛부터 조석간만의 차가 커서 만조시에는 봉동까지 바닷물이 들어왔고 수운이 발달하여 소금배, 고깃배들로 성시를 이루기도 했는데요.
근래 새만금방조제가 축조되면서 만경강 하구가 끝없이 간척되며 넓어지고 경계마져 모호해지는 현상이 일어나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만경강을 비롯한 전북 일대는 일제강점기때 수탈의 현장으로 변한 아픈 역사가 있습니다.
일제는 쌀 운반을 위해 1908년 전군가도를 건설하고 1912년~1936년에는 군산선, 호남선, 전라선 철도가 차례로 개통되었으며, 건설한 도로와 철도를 이용하여 호남평야의 쌀을 군산항으로 운반하였고 다시 뱃편으로 일본으로 실어 날랐는데요.
일찌기 만경강 주변의 땅을 싸게 사들인 일본인 농장주들은 수리조합을 결성하고 1920년대에 만경강 유역의 대규모 수리시설과 치수사업을 벌였는데 대아댐과 대대적인 직강공사, 대간선수로 개설로 관개용수를 확보한 역사가 있더군요.
만경강 본류 대부분이 바닷물이 들어오는 감조하천(感潮河川)이므로 농업용수로 쓸수가 없기에 소금기가 없는 상류의 물을 쓰기 위해 대규모 댐과 대간선수로가 필요했던 것이지요.
논농사에는 일찌기 경험해 보지 못한 일대 혁명이 있었지만 우리 민족의 고난과 수탈로 인한 피해는 이루 말할수 없었습니다.
만경강에는 만경8경이 있어 더욱 유명합니다.
8경 세심청류 - 세심정에 앉아 마음을 씻고 만경강에 몸과 마음을 치유할수 있는 곳.
7경 봉동인락 - 편안하고 즐거운 봉동의 자연환경과 사람들이 모여 즐거운 곳.
6경 신천옥결 - 옥같이 맑고 깨끗하다는 의미로 만경강의 허파역할을 하는 신천습지가 있는 곳.
5경 비비낙안 - 비비정에서 만경강을 내려다보는 아름다운 풍경을 이르는 말로 만경강을 조망하는 곳.
4경 백구풍월 - 백구정에서 만경강을 내려다보며 아름다운 경치를 벗삼아 자연을 노래하는 곳.
3경 사수곡류 - 만경강의 옛 이름인 사수를 표현하여 굽이치는 만경강의 중심에서 옛 물길과 사람들의 어우러짐을 의미하는 곳.
2경 신창지정 - 새창이 나루를 오가던 사람과 이곳에 남겨진 역사와 문화의 정을 느낄수 있는 곳.
1경 만경낙조 - 만경강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낙조를 조망할수 있는 곳.
결국 주마간산격이지만 만경강 탐사는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는 생각입니다.
지난해 처음으로 삼례 비비정에서 만경강과 호남평야를 바라보며 느낀 감동이 워낙 강렬하여 발원지부터 끝까지 탐사를 해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는데 드디어 실행을 옮기게 되니 기쁘네요.
내 고향인 충남 아산에도 비슷한 모습의 도고천과 도고저수지, 도고평야가 있는데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리는 여행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긴 하네요.
언제 다시 시간을 내어 혼자 차분하게 만경강을 둘러보고 싶습니다
풍요의 물길, 만경강을 가다(1)편은 발원지인 완주 밤샘~봉동까지의 여정을 담았습니다.
만경강 발원지인 밤샘을 감격리에 탐사한 후 동상댐, 대아댐을 세세히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구요.
산너머 진안의 용담댐에서 대아댐으로 물을 받아 농업용수와 생활용수로 쓴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인간의 능력이란 끝이 없음을 느꼈습니다.
고산 세심성에서는 아름다운 만경강을 음미하며 몸과 마음을 깨끗히 하려는 선조들의 지혜를 볼수 있었고, 어우보에서는 군산까지 논물을 대기 위해 만든 대간선수로를 볼수 있었습니다.
식량증산을 위해 우리 선조들이 흘린 피와 땀, 고난의 세월을 생각하니 가슴이 저미어 오네요.
완주군 동상면의 심심산골 오지에서 드디어 만경강 대탐사를 시작 ~~!!
만경강 발원지인 '밤샘' 입구표지판.
오호, 만경강발원지, 밤샘 ~~!!
만경강 200리 물길이 이곳에서 시작되네요.
해발 657m 밤샘이 있는 이곳은 우리나라 8대 오지로 불리우는 곳으로 물이 얼마나 깨끗하고 신성한지 마음마져 경건해 집니다..
전북 완주군 동상면 사봉리 율치의 밤샘(해발 657m)에서 호남평야의 젖줄인 만경강 80km가 시작됩니다.
만경(萬頃) 지명은 김제시 만경읍에서 유래되었으며 만경의 뜻은 '백만이랑'이라는 넓은 들을 의미.
밤샘에서 흘러내리는 한 방울, 두 방울의 물은 고산, 봉동, 삼례, 춘포, 익산, 김제를 지나 새만금방조제에서 황해로 들어가지요.
개인적으로 만경강 탐사는 오랫동안 별러오던 일~!
한번도 가본 적이 없고 거리도 먼곳이니 무엇을 보고 어떻게 여행을 할지 계획을 세우느라 고민한 적도 여러번.
비록 걷지 못하고 차량으로 탐방하지만 실행에 옮기게 되니 작은 소원을 푼 느낌입니다.ㅎㅎ
어느새 하천 모습을 갖추어 흐르는 완주군 동상면
동상면은 산간 고랭지를 이용하여 생강, 곶감 등의 특산물을 생산한다고.
동상면행정복지센터가 위치한 깊은 산중의 신월리.
완주군 동상면의 원신마을.
완주 동상초교가 있는 오지중의 오지네요.
만경강이 시작된지 얼마되지 않아 만나는 동상저수지.
첩첩산중에서 만나는 저수지라 외지인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눈을 의심할 일.ㅎㅎ
동상댐은 1965년, 대아댐 위에 설치하였으며 만경평야에 논물을 대는 아주 중요한 수원이지요.
동상댐 건설로 약 100세대의 수몰피해가 생겨 이주했다고.
밑에서 바라본 동상댐.
우리 조상들의 피땀으로 일구어낸 결과물이니 마음이 숙연해 지네요.
음수교에서 바라본 대아저수지 상류.
어제 근방 골짜기에서 잠을 잔 덕분에 동상저수지, 대아저수지를 아침부터 잘 살펴볼수 있게 되었네요.ㅎㅎ
깊은 산중에 있는 대아저수지.
아름다운 호반도로를 달리다가 바라본 대아저수지.
만경평야에 원활한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정말 놀랍고 대단하다는 생각.
멀리 대아댐 수문.
호수의 좌우로 옛날 대아댐이 물에 잠기어 있는데 갈수기가 되면 아치형의 옛날 댐이 모습을 드러낸다고.
대아저수지 고개에서 바라본 완주군 고산면 소향마을.
대아저수지를 지난 만경강 물은 소향마을에서 운문천과 만나는데요.
놀랄 일은 산너머 진안 용담호의 물을 지하 도수터널 21.9km에 흘려보내 대아댐 아래의 용담고산소수력발전소를 거쳐 운문천으로 흘려보낸다고 합니다.
금강 물을 만경강으로 끌어 왔다고 하니 참으로 기가 막힐 일~~!!
오호, 동상면 대아리 운암산 중턱에 축조한 대아댐(신댐).
대아댐은 100년전인 1922년에 준공한 아치형 콘크리트댐으로 당시 우리나라에서 최대의 대공사였고 독일 기술로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저수지로서 그 규모나 둑쌓기 기술면에서 가장 유명했다고 합니다.
33년 전인 1990년 구댐 앞쪽에 새로 20m를 높여 증축하여 옛날 댐은 물속에 잠기었다고.
댐 위에서 바라본 대아저수지.
만경강 물을 가두어 호남평야에 안정적으로 논물을 대는 한편 완주군, 익산시, 군산시 등의 상수원, 생활용수, 공업용수로도 사용하고 있으니 그 소중함이야 이루 말할수 없지요.
언제 갈수기때 물밖으로 실체를 드러낼 구.대아댐을 보러 다시 오기로 굳게 언약~!
소향마을로 내려와 바라본 대아댐 방수로와 좌측은 대아저수지를 감싸고 있는 운암산(597m).
이곳에서 만경강은 운문천과 합류하며 금강수계인 용담호의 물도 받아들이게 되지요.
1925~1930년에 직강공사를 한 만경강.
원래는 구불구불한 곡류, 사행하천이었으나 직강화 사업으로 당초보다 15km나 줄어 들었다니 인간의 힘이란 참으로 놀라운 일.
고산면 읍내리의 오성교에서 바라본 만경강.
발원지에서 불과 20km 정도 거리인데도 고산천이 합류하며 수량도 많아지고 강폭도 넓어진 모습.
느티나무 고목이 늘어선 고산면 읍내리 뚝방.
황금빛 들녘과 푸른 물길이 만나는 풍요의 강, 만경강에는 만경8경이 있어 더욱 유명하지요.
이번 여행의 성공여부는 만경8경을 얼마나 잘 살펴보느냐에 달려 있다고 봐야지요.
만경8경의 세심청류(洗心淸流) 표석.
세심정에 앉아 마음을 씻고 흐르는 만경강에 몸과 마음을 치유할수 있는 만경강 제8경, 세심청류.
만경강이 내려다 보이는 강변 언덕위에 있는 세심정(洗心亭).
조선 중기의 문신인 만죽 서익(萬竹 徐益,1542~1587) 선생이 처음 세운 정자로 주위에 만그루의 대나무를 심고 호를 만죽으로 부르며 항상 마음을 청정하게 씻는다는 의미에서 세심정이란 이름을 붙였다고.
강변에서 바라본 세심정.
아름다운 고산읍의 만경강변.
세심정 아래 물속 자라바위에 서있는 비석은 '만죽선생서공유허비(萬竹先生徐公遺墟碑)'.
아래에 보가 만들어지면서 물에 잠기게 되었네요.
바위면에 새겨진 '세심정(洗心亭)' 각자.
비석이 즐비한 고산향교(高山鄕校).
조선 전기인 1397년(태조 7)에 창건되어 현재 대성전, 명륜당, 동재, 서재, 삼문, 고직사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완주 고산의 오랜 역사를 말해주고 있네요.
학생들을 가르치던 명륜당.
중국 5성, 송조4현, 우리나라 18현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는 대성전.
방문한 다음날이 석전이 있는 날이라 청소로 무척 바쁜 모습이었는데요.
향교에서 거행하는 석전행사를 볼수 있는 기회를 아슬아슬하게 놓쳐 아쉽네요.ㅎㅎ
고산향교 뒷편에서 바라본 고산 일대.
앞에 바라보이는 특이한 모습의 뾰족한 산이 고산인가요??
세심정과 고산향교를 둘러본 후 다시 만경강 탐사를 시작합니다.
고산천과 만난 후 세심정 앞을 지나 고산면 읍내리를 둥그렇게 돌아 흐르는 만경강.
고산면은 산속 분지임에도 사방으로 교통이 편리하고 농사처도 풍부하여 옛부터 사람이 많이 살던 역사 깊은 지역임을 실감합니다.
고산향교는 남아 있지만 고산관아터는 아쉽게도 사라졌다고.
고산읍내를 흐르는 만경강.
강변 제방도로를 따라 계속되는 탐사.
고산면 어우리의 어우삼거리.
제법 큰 호수가 된 어우마을 앞 만경강.
어우마을 앞에 있는 어우보.
어우보는 대아저수지에서 내려온 물을 막고 고인 물을 인공시설인 대간선수로로 보내기 위해 만들었는데요.
대간선수로(大幹線水路)는 완주군, 익산시, 군산시의 농지에 용수를 공급하는 수로로 만경강 북안을 따라 동에서 서쪽으로 흐르고 있지요.
어우보(扵牛洑) 석비.
오른쪽 명판에는 1922년 어우보를 공사한 감독자 등의 이름이 새겨져 있고, 왼쪽에는 1984년 어우보개축공사 내용이 새겨져 있다고.
어우보에 갇힌 물을 대간선수로로 흘려보내는 어우보 취수구.
어우보부터 호남평야를 적실 대간선수로가 시작되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
처음에는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수로였지만 이후 상수도와 공업용수까지 공급하는 역할이 추가되었다고.
수로 양안의 옹벽은 1980년대에 흙벽에서 콘크리트로 개축한 모습.
대간선수로는 총 63km의 만경평야에 논물을 대는 수로인데 현재 어우보에서 삼례읍 후정리(비비정 부근)까지를 제1도수로, 후정리에서 군산 옥구저수지까지 48km를 대간선으로 구분하기도.
어느덧 완주군 봉동읍에 도착.
봉동을 흐르는 만경강.
봉동 강변에 봄정취가 흐드러지네요~!
벚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만경 7경, 봉동인락(鳳東人樂) 표석.
품격있게 만들어 놓은 만경8경 타일벽화.
상류부터 시작하였으니 8경 세심청류, 7경 봉동인락, 6경 신천옥결, 5경 비비낙안, 4경 백구풍월, 3경 사수곡류, 2경 신창지정, 1경 만경낙조 방향으로 탐방중인데 시간상 모두 보기는 어려운 실정.
느티나무, 팽나무 노거수와 선정비 16기가 있는 봉동 상장기공원.
봉동당산제단이 있는 느티나무 노거수.
세 그루의 노거수에 금줄이 둘러 있는데 매년 읍민의 날인 10월10일 당산제가 열린다는 소식.
운치있는 상장기공원에서 아름다운 만경강을 음미합니다.
상장기공원 앞에 있는 경성살롱.
최근 카페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면서 왜색풍의 건물도 자주 눈에 띄는데 썩 좋은 발상은 아닌듯.
경성살롱에서 시원한 차를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ㅎㅎ
만경강 발원지인 밤샘에서 시작하여 동상댐, 대아댐, 세심정, 어우보, 봉동 상장기공원 등을 살펴본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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