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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예당호와 대흥동헌, 의좋은 형제공원 답사강바람의 국내여행 2025. 7. 26. 09:11
예산 예당호와 대흥동헌, 의좋은 형제공원을 답사하였습니다.
예당호를 찾기는 6년만의 일이네요.
그때도 비가 내렸는데 오늘도 똑같이 비가 내리는 날입니다.ㅎㅎ
예당호출렁다리가 있는 예산군 대흥면은 참으로 역사가 깊고 유서 깊은 지역인데요.
일찌기 대흥(大興)은 고려시대 이래 대흥군, 대흥현에서 다시 대흥군이 되었다가 일제때 예산군 대흥면이 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지요.
조선시대에는 대흥읍성까지 있어 이 일대의 행정중심지로 번화하였으나 일제때 장항선 예산역이 생기고 1964년에 예당저수지가 만들어지면서 수몰되어 점차 마을이 쇠퇴해 진것 같습니다.
문화유적으로는 대흥동헌, 대흥향교, 의좋은형제비, 태실, 임존성 등 무척 다채로운데 특히 임존성(任存城)은 과거 백제부흥운동의 근거지가 되기도 했지요.
특히 과거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의좋은형제 이야기도 이곳에서 탄생했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최근 대흥 지역은 역사와 전통이 깊고 자연생태가 우수하여 슬로우시티로 지정, 운영하고 있지요.
금년 가을엔 꼭 다시 시간을 내어 봉수산에 올라 임존성을 살펴보고 슬로우시티의 느린 꼬부랑길도 두루두루 걸으며 세세하게 살피고 싶네요.
외할머님의 친정이 있는 예산 대흥에서 많은 것을 보고 들은 뜻깊은 하루였습니다.

6년만에 다시 찾은 예당호.
예당저수지는 예산, 당진 등 드넓은 내포평야에 안정적인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1964년에 준공하였지요.

예당호 주위에 내포문화숲길도 있었네요.
가야산을 중심으로 충남 서산, 당진, 홍성, 예산에 걸쳐 총 315km의 자연친화적인 숲길로 백제와 불교, 천주교를 음미하며 걸을수 있는데요.
구미는 당기지만 너무 먼 지역이니 언감생심~!

둘레 40km의 국내 최대의 저수지에, 길이 402m의 최장 출렁다리로 개통 6년이 지났음에도 열기가 식지않은채 떠들썩하니 놀라운 일.

예당저수지를 만들면서 대흥면의 마을과 농경지들이 대거 수몰되는 아픔도 컷지만 예당평야를 전국 최고의 쌀 생산지로 거듭나게 했네요.
어렸을때 어른들이 예당저수지가 준공되었다는 얘기를 하는걸 옆에서 들은 기억이 납니다.ㅎㅎ

64m 주탑에서 바라본 예당호.
그동안 음악분수를 비롯하여 원형무대, 조각공원, 모노례일 등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아졌고 건물 신축도 활발하네요.

음악분수가 아름다운 예당호출렁다리.
호수를 따라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지만 비가 내리니 다음 기회로~!

출렁다리 답사후 찾은 의좋은 형제공원.
형 이성만과 아우 이순은 고려때의 실존인물로 그들의 우애를 기리기 위해 만든 공원이지요.

대흥면에 잘 조성되어 있는 의좋은 형제공원.
초등학교 2학년2학기 국어교과서에 나오는 볏가리를 서로 몰래 나누던 의좋은 형제가 바로 이곳 대흥에서 생긴 이야기더군요.

동생 이순의 집을 지나면 형 이성만의 집.

공원 앞 길가에 늘어선 선정비를 살펴보니 대흥이 얼마나 역사 깊은 고장인지 알수 있더군요.
선정비들은 예당저수지로 수몰될때 옮겨온 것이라고 합니다.

규모가 상당히 큰 영세불망비가 보여 살펴보니 1660년에 건립된 영의정 김육의 영세불망비인데요.
김육(金堉) 선생은 임진왜란,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구하기 위해 대동법 시행에 운명을 거신 분으로 유명합니다.

마을길을 걸으면 옛 대흥동헌으로 가는 길.

오른쪽으로 예쁘게 보이는 학교는 역사 깊은 대흥초등학교.

예산을 빛내고 있는 '의좋은 형제' 조형물.

안내문에 의하면
"「신증동국여지승람 」 에 "대흥호장 이성만(李成萬), 이순(李順) 형제가 모두 지극한 효자로서 부모가 돌아가신 후에도 성만은 어머니의 묘소를 지키고 순은 아버지의 묘소를 지켰다.
3년의 복제를 마치고도 아침에는 형이 아우집으로 가고 저녁에는 아우가 형의 집을 찾았으며 한가지 음식이 생겨도 서로 만나지 않으면 먹지않았다고 한다.
또한 이들은 부모가 살아 계실 때에는 맛있는 음식으로 봉양하고 봄, 가을에는 떡을 하여 부모님께 드리고 기쁘게 친척들과 나누어 먹었다고 한다.
이에 조정에서는 연산군 3년(1497년) 가방교 옆에 이성만 형제의 갸륵한 행실에 대하여 왕이 정문을 세워 표창하고 자자손손에게 영원히 모범되게 하라는 173자를 기록한 효제비를 세웠는데 1964년 예당저수지를 완공하면서 수몰되었다가 1978년 극심한 가뭄으로 저수지 물이 빠지면서 우연히 발견됨으로써 의좋은 형제가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이라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오호, 이 일대가 옛날 대흥의 행정중심지였네요.
대흥동헌을 비롯하여 의좋은 형제비, 초등학교, 복지센터, 공원 등이 모두 몰려 있습니다.

이성만형제 효제비(李成萬兄弟 孝悌碑).

1497년(연산군 3) 후세 사람들의 모범이 되게 하기 위해 조정에서 세운 비석(높이 142cm).
저수지 수몰지역에서 발견되어 1978년 대흥면 동서리 106 - 2으로 옮겨진 효제비.

옛 대흥동헌의 정문격인 아문(衙門).
예산에 옛 관아가 남아 있다는게 무척 고무적이네요.
이 일대는 드넓은 농토와 무한천의 풍부한 물길이 있고 배후에는 임존성이 위치한 봉수산이 있어 예전부터 대흥읍성이 위치했던 행정, 군사의 중심지였습니다.

대흥동헌의 정문인 임성아문(任城衙門).
'임성'은 통일신라때 대흥지역을 부르던 명칭으로 임존성(任存城)도 같은 의미 같습니다.

원형이 잘 남아있는 대흥동헌(大興東軒)의 정청인 대청(大聽).
역대 군수들이 집무를 보던 정청으로 정면 6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목조기와집으로 잘 보존된 사실이 놀랍습니다.

옛 자료에 의하면 객사(客舍)에는 정청 3칸, 동대청 12칸, 은사정 14칸, 서헌방 16칸, 하마대 4칸이 있었고
아사(衙舍)에는 구동헌 9칸, 신동헌 16칸, 남상방 4칸, 북상방 5칸, 초당 5칸, 행랑 7칸의 제법 큰 규모로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동헌의 정청과 아문만 남아있는 실정입니다.
그렇다면 주변에 있는 초등학교, 면사무소, 공원 등도 예전에는 대흥관아의 일부였던것 같습니다.

6년전 왔을때에는 농촌드라마 '산너머 남촌에는'에서 종가집 세트장이 있었는데 언젠가 없어지고 장독대만 남아 있네요.

뒷편의 임존성 답사를 별러온지가 몇십년째인데 금년 가을엔 꼭 이룰수 있을지.ㅎㅎ

동헌 뒷마당에 있는 화령옹주 태실, 척화비.

화령옹주 태실(胎室)의 태함.
영조의 따님인 화령옹주(和寧翁主, 1752~1821)의 태를 보관하던 곳으로 예산군 광시면 월송리에 있던 것을 지금의 위치로 옮겨 놓았는데요.
화령옹주는 영조의 11녀로 추사 김정희 선생의 증조부인 김한신의 조카며느리가 된다고 하네요.

화령옹주의 태실비.
태실비에 새겨진 명문을 통해 화령옹주는 영조와 숙의 문씨의 소생으로 남편은 청성위 심능건으로 밝혀졌습니다.
화령옹주는 정조 즉위 직후 어머니 숙의문씨가 사도세자를 무고한 좌와 연좌되어 대신들이 한성 밖으로 내쫓아 평민으로 강등시킬 것을 청했으나 정조는 어린 화령옹주는 죄가 없다며 윤허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실체가 잘 남아있는 흥선대원군 척화비(斥和碑).
병인양요, 신미양요를 거친 이후 흥선대원군이 척화교서를 내려 전국 각지에 세운 비석인데요.
원래 개뱅이다리(가방교) 근처에 있었으나 1978년 현재로 자리로 옮겨왔다고 합니다.

부근에 천주교성지로 조성한 대흥옥(大興獄).

형장에서 참수되기 전 대흥옥에서 옥고를 치르는 순교자들을 형상화 한 모습.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200여 년전에 지은 조선말 영의정을 지낸 조두순(趙斗淳, 1796~1870)이 살았던 집으로 추정되는 고택.
탐관오리였던 고부군수 조병갑은 조두순의 조카로 알려져 있지요.

그런데 설명문에 의하면 이한직(李漢稙) 가옥으로 변해 있네요.
이 집은 소유주의 이름을 따 이한직 가옥이라 불리었으나 지금은 집주인이 바뀌었다고.

사람이 살지는 않으나 곱게 정돈된 모습.
이한직 가옥은 중부지방 양반가 특유의 형태로 ㄱ자형의 안채와 ㅡ자형의 고방채 및 행랑채가 안마당을 가운데 두고 네모난 모양을 한 모습.

조선시대의 전형적인 ㅁ자형 팔작지붕의 양반집으로 무척 고풍스러웠으나 지금은 먆이 변형된 모습이라고.

꽤 넓은 터에 당초 건평 150평에 90여칸의 큰 집이었으나 동학농민운동 당시 일부 소실되어 현재는 40칸만 남은 실정.

낮은 언덕에 정자라도 하나 있었을법한 뒷마당.

예산 대흥은 우리나라에서 6번째로 선정된 슬로우시티이지요.
금년 가을엔 꼭 다시 방문하여 봉수산수목원에서 1박하며 임존성도 답사하고 느린꼬부랑길도 걸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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