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누리길 제3코스 '서삼릉누리길'을 걷다강바람의 둘레길,옛길 걷기 2021. 10. 8. 09:27
2021.10/7(목) 고양누리길 제3코스 서삼릉누리길을 걸었습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지난번 제1, 2코스에 이어 오늘은 제3코스를 걸었는데요.
주요 코스는 삼송역~솔개약수터~농협대학~서삼릉~수역이마을~원당역까지 약 8.3km에 쉬엄쉬엄 걸으니 4시간이나 소요.
온화한 산길도 걷고 서삼릉 유적답사도 하고 가을 들녘도 바라보며 누리길을 걸으니 이처럼 의미있는 여행이 또있을까 싶네요.
그러나 점차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아름다운 시골의 정취가 사라지고 있음은 다소 아쉽지만 어쩔수가 없는 일이지요.
그런데 서삼릉은 찾을때마다 속이 상하는데요.
원래의 서삼릉은 매우 넓어서 130여만평이 되었다고 하는데 1960년대 군사정권 시절 야금야금 민간에 매각하여 지금은 7만여평에 불과한 외로운 섬 신세가 되어 버린거지요.
서삼릉 주위에 한양골프장, 뉴코리아골프장, 농협과 축협, 농협대학, 보이스카웃연맹이 있는데 이는 모두 50년 전 즈음에 매각한 릉역입니다.
릉 사이사이 빈 땅까지 모두 매각되어 민간인 소유이니 릉이라고 말하기조차 부끄러운 실정이지요.
서삼릉이 원형대로 복원은 어려워도 어느 정도는 제 모습을 찾아 릉역이 서로 연결되고 자유롭게 통행할수 있게 하는 노력이 절실함을 느낍니다.
창릉천을 건너 3호선 삼송역을 찾아 갑니다.
오늘 걸을 제3코스 서삼릉누리길의 출발점은 삼송역.
2년전 의주길을 걸을때에도 출발점이 되었던 삼송역 일대는 예나 지금이나 교통요충지.
삼송리는 마을에 커다란 소나무 세 그루가 있어 세솔리라고 한 것을 한자로 표기한 지명이라고 하네요.
삼송역 5번 출구 앞에 있는 고양누리길 종합안내판.
제3코스는 삼송역~솔개약수터~농협대학~서삼릉~수역이마을~원당역까지 약 8.3km.
먼저 삼송로를 따라 서쪽으로.
주위에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몇년 사이에 유서 깊은 삼송동이 몰라보게 좋아졌네요.
역사 깊은 고양고등학교는 특히 학교 진입로의 시원스런 노거수가 볼만.
우측으로 주택가를 거쳐,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온화한 야산을 걷는 구간.
출발지인 삼송역 0.87km, 솔개약수터 1.39km, 도착지인 원당역 7.41km.
덕양구의 산들은 모두 낮고 온화하여 산책삼아 걷기에 아주 좋지요.
군사정권 시절만 해도 얼씬도 못했는데 지금은 시민들의 산책로로 각광을 받고 있으니 부럽기도 하네요.ㅎㅎ
웬 거북바위(龜巖)?
서쪽에 몸이 있고 동쪽으로는 머리를 들어 오른쪽을 바라보는 모습이나 현재는 땅에 묻힌 상태.
오래전 북한산에서 살다가 창릉천을 따라 내려 왔다가 돌아가지 못한 거북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묻혔던 다리가 땅위로 드러나면 창릉천 개울이 마른다는 얘기가 전해진다고.
포근한 산길은 계속 서쪽으로 이어지는데,
생태통로를 지나면 솔개약수터!
부근에 솔개마을이 있어 붙은 이름인데 아쉽게도 현재 식수부적합 판정을 받았네요.
솔개악수터 앞에 있는 종합안내판.
삼송역 2.25km, 농협대학교 0.84km.
한적한 언덕길을 넘으니,
드디어 능선길이 끝나고 서삼릉 가는 도로!
조선시대 이래 서삼릉가는 길이고 왕이 릉행차하던 중요한 도로였는데 지금은 인근에 대로가 뚫리면서 한적한 옛길이 되고 말았네요.
가로변엔 줍지않는 은행알이 지천!
예전에는 새벽부터 서로 줍느라고 난리를 쳤는데 요즘은 일체 줍지를 않으니 웬일인가요?
농협대학교 앞을 지나면,
서삼릉에 갈때면 이 도로를 지나면서 운치있는 경관을 즐겼었는데 아름답던 풍경은 예전 같지가 않네요.ㅎㅎ
서삼릉 입구에 있는 너른마당 음식점에서 점심을 해결키로!
주인장 임순형 선생은 고구려 광개토태왕의 업적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해 사재를 털어가며 일생을 바치신 분!
금년 11/3(수)에는 음식점 앞 마당에서 제17회 광개토호태왕 추모제를 지낸다고.
임 선생이 음식점 앞 마당에 세운 고구려 광개토태왕비.
자비를 들여 중국에서 돌을 수입하여 진품과 똑같은 크기로 글자까지 똑같이 새긴 광개토태왕비.
이런 일을 개인이 한다는건 돈도 많이 들고 추진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기에 그 분을 뵙고 격려차 인사를 드렸습니다.
아, 그런데 서삼릉 가는 길이 왜 이 모양이 되었나요!
도로 얖편으로 늘어선 늘씬한 미루나무가 넘 아름다워 꿈에도 보일 지경이었는데 모두 베어지고 없네요.
영화, 드라마, 광고에 단골 촬영지였고, 테이트 코스로 또 평범한 시민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안겨 주었던 미루나무였는데 ---.
나무가 너무 늙었나요 아니면 병충해를 입었나요?
서삼릉 가는 길의 좌우는 농협, 축협 땅!
군사정권 시절, 드넓었던 서삼릉 땅을 분할하여 한양골프장, 뉴코리아골프장, 농협과 축협, 농협대학, 보이스카웃연맹에 분배한 역사가 있다고.
서삼릉 릉역 130여 만평이 파괴되어 지금은 7만여 평만 섬처럼 남아 있는데 조속 원형대로 복원하려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착잡한 마음속에 서삼릉(덕양구 원당동) 도착.
장경왕후 윤씨의 희릉, 철종의 예릉, 소경원과 의령원은 공개중이고 인종의 효릉, 폐비윤씨의 회묘, 소현세자의 소경원은 비공개 상태.
첫번째는 방문한 릉은 희릉(嬉陵)!
조선 제11대 중종의 두번째 왕비 장경왕후 윤씨의 릉으로 1515년 인종을 낳고 산후병으로 25세에 별세.
처음 태종의 헌릉(서울 내곡동) 옆에 있다가 1537년(중종 32) 현재로 자리로 이장했다고.
희릉의 거대한 느티나무.
나무의 황제인 느티나무는 릉에도 많은 심었다고 하는데 특히 희릉의 느티나무는 맵시가 고와 눈길을 끕니다.
다음 답사는 조선 제25대 철종장황제, 철인장황후 김씨의 릉인 예릉(睿陵).
철종장황제(1831~1863, 재위 1849~1863)는 1849년 헌종이 후사없이 별세하자 순조의 아들로 입적되어 왕위에 오른 분.
자료에 '철종'이 아니라 '철종장황제'라고 쓴 것을 보니 문화재청이 이제야 제대로 역사인식을 하는것 같네요.
1908년 황제로 추존된 역사가 있지만 최근까지 이를 무시하고 그대로 철종이라고 했거든요.
예릉은 쌍릉 형식으로 왼쪽이 철종장황제, 오른쪽이 철인장황후의 릉.
서삼릉은 중종의 계비인 장경왕후 윤씨의 희릉으로 시작하여 철인장황제의 예릉, 인종의 효릉 등 3릉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나 서쪽에 있는 효릉은 비공개 상태.
다음 답사처는 의령원, 효창원.
앞에 있는 효창원(孝昌園)은 조선 제22대 정조선황제의 맏아들 문효세자의 원.
문효세자(1782~1786)은 5살때 사망했으며 1944년 서울 청파동(효창공원)에서 옮겨왔다고.
뒤에 있는 의령원(懿寧園)은 추존 장조의황제(사도세자)와 헌경의황후(혜경궁) 홍씨의 맏아들 의손세손의 원.
의손세손(1750~1752)은 왕세손으로 책봉되었으나 3살때 사망했으며 1949년 북아현동에서 옮겨 왔다고.
서삼릉에 웬 기념표석?
문화재관리국장이 1998년에 세운 표석을 보니 마시회에서 서삼릉 릉역 정화를 위해 부지 3,750평을 증여하였기에 기념한다는 내용.
군사정권 시절에 마사회에서 불하받았던 서삼릉 부지중 일부를 환원하였다는 내용이니 앞으로도 부지 환원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래 봅니다.
서삼릉 앞에 있는 스탬프함에서 4번째 인증 날인완료!
서삼릉을 지나니 가을정취가 물씬!
누리길은 서삼릉 주변의 옛길을 계속해서 걷는 코스인데,
서삼릉에서 흘러나오는 이 개천은 원당천.
고양의 젖줄인 원당천의 발원지가 바로 서삼릉 안이네요.
옛날 주막처럼 정겨운 보리밥집을 지나니,
서삼릉 태실 입구!
예전에 보지 못하던 출입구가 새로 생겼네요.
태실 관람은 문화재청 온라인 사전예약제로 운영중이라는 소식.
비공개지역에는 태실을 비롯하여 왕자.왕녀 묘, 후궁 묘, 폐비 윤씨의 회묘, 소현세자의 소경원, 인종의 효릉이 있는데 어느 부분까지 관람이 가능한지 궁금.
한양골프장 울타리를 따라 언덕을 넘으니,
고양시 성사동의 수역이마을 안내판.
성사동의 수역이마을은 야산에 의지하여 너른 들판이 있는 포근한 자연촌락!
원당역과 서삼릉 사이에 있는 가장 큰 마을로 '쇄기'로도 불리었다고.
수역(水域)은 물이 많은 지역이라는 소리인데 지금은 먹거리촌으로 변했으며 마을 안으로 수원.문산고속도로가 지나가면서 다소 어수선한 실정.
수역이마을의 먹거리촌.
수역이마을 앞은 너른 들판.
선조들이 대대로 너른 들판에서 벼농사를 지으며 풍요로운 삶을 이어갔을것 같네요.
앞의 야산을 넘으면 오늘 누리길의 종착지인 원당역.
오랜만에 깨 터는 모습을 봅니다.
양해를 구한 후 촬영하려니 예쁘게 찍어 달라는 주문.ㅎㅎ
푸성귀가 싱그러운 한적한 시골길을 걸어,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한적한 언덕길을 넘으니,
전면에 도시가 나타나며 3호선 철길이 보이네요.
원흥역과 원당역 사이인데 철길이 휘어지는걸 유심히 봐도 지리박사도 방향을 분간 못할 정도.ㅎㅎ
원당역 방향으로 흐르는 사근절천.
사근절천을 따라 걸으니 원당역이 지척.
지도를 유심히 살펴보니 이곳은 서삼릉 입구에서 보면 한양골프장의 반대편이네요.
서삼릉을 나와 2시간 가까이 한양골프장 주위를 한바퀴 돈 겁니다.ㅎㅎ
그런데 이곳에 행주기씨(幸州奇氏)의 성지인 도선산(都先山)이 있었네요.
현장을 살펴보니 사당과 재실을 갖추고 역대 선조들을 잘 모신 아주 훌륭한 행주기씨 집단묘소이네요.
보기 쉽지않은 행주기씨가 아주 대단한 문중임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성사동 도선산에 위치한 기건(奇虔)선생 묘.
기건(1390~1460) 선생은 조선 천기의 문신으로 벼슬이 중추부사에 이르렀으며 청백리로 이름이 높았던 분.
도선산에서 바라본 행주기씨 묘소와 원당역 부근 성사동.
드디어 오늘의 종착지인 원당역 도착!
원당역에서 바라본 우측의 고양대로, 산위에 좌우로 보이는 도로는 수원.문산고속도로.
오늘 걸은 제3코스는 삼송역~솔개약수터~농협대학~서삼릉~수역이마을~원당역까지 약 8.3km에 쉬엄쉬엄 걸으니 4시간이나 소요.
'강바람의 둘레길,옛길 걷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양누리길 제5코스 '행주산성역사누리길'을 걷다 (0) 2021.10.12 고양누리길 제4코스 '행주누리길'을 걷다 (0) 2021.10.10 고양누리길 제2코스 '한북누리길'을 걷다 (0) 2021.10.03 고양누리길 제1코스 '북한산누리길'을 걷다 (0) 2021.10.03 구리둘레길 제3코스 왕숙천길, 4코스 한강코스모스길을 걷다 (0) 2021.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