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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견성암(見聖庵) 가는 길.강바람의 국내여행 2022. 1. 21. 11:19
남양주시 진건읍 송능리 3번지, 천마산 자락에 있는 견성암(見聖庵)을 찾았습니다.
청정도량이란 이를 두고 하는 말 같습니다.
천마산 자락의 깊은 숲에 둘러싸여 마치 강원도의 심심산골, 깊은 오지에 있는 느낌이 드는데 겨울임에도 따스한 햇볕속에 남향으로 자리한 모습이 정갈하기 이를데 없네요.
견성암이 자리한 곳에는 후삼국 말기에 '바우'라는 현자가 살던 곳인데 왕건의 간곡한 요청으로 신라 정벌에 참여하여 고려를 개국하는데 큰 공을 세웠으므로
개국공신 문하시중(門下侍中)으로 봉하고 '맹(孟)'이라는 이름까지 받았으니 바로 풍양조씨(豊壤趙氏)의 시조가 됩니다.
그후 고려 중엽인 1,200년경 풍양조씨 후손들이 시조 조맹 시중(趙孟 侍中)을 기리기 위해 수양굴 앞에 암자를 세우고 견성암(見聖庵)이라고 하였는데요.
견성암이라는 이름은 고려초에 조맹 시중이 동굴에 은거하면서 약사여래불을 친견하였기 때문 혹은 고려 태조가 조맹 시중을 찾았음에 기인한다는 설이 전해 집니다.
이 절에는 가뭄이 들어도 마르지않는 독정(獨井)이라는 샘이 있는데 조맹이 수도중에 이 물을 마셨다고 하며 지금도 대웅전 아래를 통해 맑은 물이 흘러내려 부처님께 올리는 정한수로 쓰이고 있습니다.
지금 보는 견성암은 조선 후기, 신정왕후(조대비)의 후원으로 중창이 이루어져 약사전, 대웅전, 산령각, 요사채로 구성되어 있으며 1962년 전통사찰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으며
30여년전 부터 지원스님의 노력으로 절 진입로 개설, 마당 확장, 약사전 개보수, 일주문 신축, 산령각 신축, 요사채 신축 등의 불사가 활발하게 이루어진 끝에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청정도량, 견성암을 찾아 갑니다.
눈이 내려 하얗게 변한 천마산 자락의 깊은 숲.
길가에 서있는 비석은 풍양조씨공덕비.
풍양조씨 합동제단.
매년 봄에 이곳에서 선조들을 위한 합동제례인 춘향제가 거행되지요.
깊은 숲속의 진입로를 오르려면,
견성암 안내석 옆으로 보이는 옛길.
어릴때부터 걸어다니던 애환이 깃든 절 가는 언덕길이었지요.
20여년 전, 지금의 아스팔트 찻길이 개설되기 전까지는 몇번씩 앉아 쉬면서 가파른 언덕길을 걸어 절에 갔는데요.
사릉 혹은 금곡에서 산을 넘고 언덕을 넘고 개울을 건너며 산길을 올랐으니 약 2~3시간은 걸어야 절에 갈수 있는 힘든 길이었습니다.
폭 2~3m의 찻길이 뚫리면서 신도들은 걷지 않고 차량을 이용하여 편하게 절에 다닐수 있게 되었으며
애환이 깃든 옛길은 폐쇄되어 통행이 불가한채 흔적만 남은 상태.
길가에서 발견되는 조선 숙종때 우의정을 지낸 동강(東岡) 조상우(趙相愚, 1640~1718) 신도비.
묘는 신도비에서 가까운 언덕 위에 있지만 평소 미공개 상태.
뛰어난 명필이며 청렴하고 지극한 효성으로 이름날리던 동강 조상우선생 신도비.
원래의 위치는 300m 아래쪽에 있었으나 20여년 전 도로를 낼때 묘소 앞 지금의 자리로 옮겨왔다고.
아랫편의 산지기집에서 쉬엄쉬엄 약 400m 정도 산길을 걸으니,
드디어 나타나는 견성암 일주문.
예전에는 일주문이 없었지요.
지원 주지스님의 노력으로 15년 전에 처음으로 근사한 일주문을 갖게 되었으니 생각해보면 참으로 절을 위해 헌신하신 스님이셨습니다.
3년전 갑자기 돌아가시니 그져 허망할 따름인데 늦게나마 그분의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천마산견성암(天摩山見聖庵)'이라고 쓰여진 일주문 현판.
모퉁이를 돌아서면 절이 나타나는데요.
노송이 울창하여 운치있는 길이었는데 공해로 해마다 나무가 죽으니 점점 쓸쓸해져 안타깝네요.
절 입구에서 동쪽으로 보이는 관음봉.
천마산 능선이 서쪽으로 뻗어 관음봉을 거쳐 절 뒷산으로 이어지니 그래서 천마산 견성암이라는 이름이 붙었네요.
오호, 드디어 포근한 모습의 견성암!
처음 맞이하는 건물은 약사전.
조선 후기에 지은 건축물로서 약사부처님을 모신 법당으로 견성암에서 가장 규모가 크며 오른편에는 루각 형태의 화양루(華兩樓).
남양주 흥국사 대방과 비슷한 구조여서 법당, 승방, 루각, 부엌을 갖추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모여 행사를 하거나 잠을 잘수 있는 다기능의 건축물.
약사전에 걸린 견성암 현판.
약사전에 모셔진 약사부처님.
조성한 역사가 깊고 염험하다는 소문이 있어 주목됩니다.
약사전 마루에 있는 종은 1960년대 초인 60년전 쯤에 조성.
종을 조성할때에 사주한 신도들의 이름이 표면에 한글로 새겨져 있어 주목.
약사전에서 바라본 절 마당과 진입부.
예전에는 약사전 앞 마당이 무척 옹색하여 불편하였으나 30여년전 지원스님의 노력으로 크게 확장되어 완전 새 절이 된 느낌이 듭니다.
약사전 왼쪽에 있는 대웅전.
조선 후기에 건축된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형식의 아담한 건물.
예전에는 터가 무척 협소하여 말 그대로 작은 암자에 불과했지요.
그래서 대웅전 규모가 작고 약사전에 바짝 붙어 있는 모습이니 지금으로 봐서는 다소 균형이 맞지않는 모습.
대웅전 안에 모셔진 석가삼존불.
대웅전 외벽에 그려진 벽화.
대웅전 서쪽에 있는 요사채인 독정정사(獨井精舍).
예전에는 요사채가 대웅전 앞쪽에 약간 빗겨 있었으나 터를 확장한 이후 서쪽으로 자리를 옮겨 10여년 전에 다시 건립.
요사채와 앞 마당이 있는 곳은 예전에는 급한 절개지였으나 터 확장사업 이후 새로 생긴 땅입니다.
약사전 뒷편의 바위절벽에 있는 수양굴.
조맹 시중이 수양하던 동굴이라고 전해져 견성암의 모태가 되는 신성한 곳입니다.
예전에는 절벽 아래 암굴이었으나 1975년 화강암을 붙여 단장한 모습.
자연 그대로의 친근한 옛 모습을 잃은것 같아 다소 아쉬운 실정.
수양굴에 모셔진 조맹 상(像).
고려 개국공신이며 풍양조씨 시조인 조맹 시중을 모신 동굴입니다.
요사채 뒷편에 있는 산령각(山靈閣).
오래된 고목과 큰 바위가 있어 늘 신비스런 산령각.
조맹 시중의 영정이 모셔져 있어 참배객이 끊이지 않는 산령각.
80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견성암.
일생을 견성암을 위해 헌신하시다 3년전 갑자기 작고하신 지원스님을 위로하며 앞으로도 절이 훌륭한 문화유적으로 대대손손 잘 보존되기를 기원합니다.
남양주시 진건읍 송능리 3번지, 천마산 자락에 있는 견성암(見聖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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