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맞아 오랜만에 책을 들었습니다. 늘 마음에 두던 최명희의 '혼불' 전10권이 며칠전 중고장터에 나온걸 확인하고 즉시 구입하자마자 드디어 대망의 1권을 읽기 시작했는데요. 때마침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소식이 들려오니 이게 웬일인가 싶네요. 우리나라에도 훌륭한 작가가 많이 계시다는걸 일깨워준 쾌거로서 그동안 등한시하던 종이책에 대해 많은 반성을 하게 되며 인터넷, 오락에 빠진 국민들에게 독서열풍이 다시 불었으면 하는데요.
2013년 전주를 방문할때 우연히 최명희혼불문학관을 둘러보게 되었고 '혼불'은 꼭 읽어야 할 책으로 마음 깊히 새긴 적이 있었는데 11년이 지나서야 읽게 되었으니 만시지탄이란 이를 두고 하는 말같네요. 급한 성격에 전권을 모두 읽을수 있을지도 미지수이지만 그의 작품세계를 얼마만큼이나 이해할수 있을지 걱정도 큽니다.ㅎㅎ
최명희(崔明姬,1947~1998)는 전주 출생으로 대표작인 '혼불'을 비롯하여 주옥같은 글을 많은 쓴 소설가로 유명한데요. 1981년 동아일보 창간 60주년 기념 장편소설 공모전에서 혼불(제1부)이 당선되어 문단의 주목을 받았으며 이후 1988~1995년 월간 신동아에 제2~5부를 연재했고 1996 12월, 제1~5부를 전 10권으로 묶어 완간한바 있습니다. 이후 작가는 지병인 암이 악화되어 투병하던 중에도 제5부 이후 부분을 구상하고 자료를 정리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끝내 집필하지 못한채 타계하고 말았습니다. 재인은 박명하다는 말이 맞기나 한듯 한창 활동하실 나이인 51세에 요절하셨으니 안타까움이 크네요.
세간의 글을 인용하자면 「혼불은 일제강점기인 1930~40년대 전북 남원의 한 유서깊은 가문 매안이씨 문중에서 무너지는 종가를 지키는 종부(宗婦) 3대와 이씨 문중의 땅을 부치며 살아가는 상민마을 거멍굴 사람들의 삶을 그린 소설이다. 근대사의 격랑속에서도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지켜나간 양반사회의 기품, 평민과 천민의 고난한 애환을 생생하게 묘사하였으며, 소설의 무대를 만주로 넓혀 그곳 조선 사람들의 비극적인 삶과 강탈당한 민족혼의 회복을 염원하는 모습 등을 담았다. 또한 호남지방의 혼례와 상례의식, 정월대보름 등의 전래풍속을 세밀하게 그리고, 남원지역의 방언을 풍부하게 구사하여 민속학, 국어학, 역사학, 판소리 분야 학자들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대하소설 '혼불'을 통해 한민족의 역사와 정신을 생생하게 표현함으로써 우리문학의 수준을 한 차원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니 정말 훌륭하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