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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3일 남도여행기(나주) ---- (3)강바람의 국내여행 2013. 6. 7. 13:39
남도여행 2일째 후반부의 나주이야기입니다.
* 나주의 진산인 금성산(錦城山)을 올라야 하지만 시간이 없어 시내중심부에 있는 낮으막한 남산에 올랐습니다.
* 산이 낮다보니 시내 조망은 않되고 나주읍성 동문과 호남선 기찻길이 보입니다.
다시 시내로 들어가 나주읍성 등 문화유적을 살폈습니다.
* 나주목의 객사였던 금성관(錦城館).
고려, 조선때의 지방궁궐로서 임금을 상징하는 전패와 궐패를 올리며, 중앙에서 내려오는 관리들을 양쪽의 익사(翼舍)에서 유숙하게 하던 곳.
일제때에는 나주군청사로 사용되기로 하였지만 근래 금성관복원사업으로 금성관 앞에 있던 나주군청사를 헐고 동익헌, 서익헌을 복원, 오늘에 이르고 있지요.
* 금성관 앞 일대는 나주곰탕의 거리.
나주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유명한데요. 이번 여행에서는 서로 다른 집에서 2끼를 먹으며 곰탕의 맛을 즐겼습니다.
* 너무나 담백하고 깊은 맛을 내는 나주곰탕. 푸욱 삶은 쇠고기를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국밥인데 정말 맛이 그윽하고 좋더군요.
* 나주읍성의 남고문(南顧門).
나주읍성은 조선초기에 쌓은 호남의 대표적인 읍성인데 길이는 약 3.7km. 동서남북에 성문을 설치하고 왜적의 침입에 대비하였지요.
그러고보니 나주는 금성산의 동남쪽 자락에 위치하여 영산강과 접하고 있는 형상이니 아주 멋진 풍경이네요.
구전에 의하면 남고문을 나서면 전면에 영산강의 백사장이 드넓게 펼처져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으로선 상상이 가지않는 얘기입니다.
* 나주읍성의 동점문(東漸門).
옛날 광주로 가던 성문이라 항상 사람들의 출입이 많았는데 성문 밖에는 영산강 푸른물결이 돌아 흘러가고 있었다 하네요.
고려말 삼봉 정도전이 나주로 유배올때 이 성문에 올라 감회를 글로 남기기도 했다고 합니다.
* 최근 복원된 나주읍성의 서성문(西城門).
* 나주를 대표하는 조선시대의 국립교육기관인 나주향교(羅州鄕校) - 사적 제483호.
* 전국 향교중 최대규모와 격식을 갖추고 있고 서울 문묘와 같은 전묘후학(前廟後學)의 모습을 갖추고 있지요.
* 대성전(大成殿, 보물 제394호)은 향교의 중심건물로 공자를 중심으로 한 27위의 위패를 모시고 있는데요.
특히 대성전은 규모가 웅장하고 격식이 뛰어나 임진왜란후 서울 문묘를 다시 지을때 이 건물을 참고하여 지엇다고 하네요.
* 나주의 밤이 깊어 갑니다.
나주관아의 정문이던 정수루(正綏樓)가 조명을 받아 무척 아름답네요.
* 오늘은 그야말로 운좋게 나주목사 내아에서 하루밤을 묵게 되었습니다.
예약취소분이 발생하여 운좋게 방문현장에서 방을 잡을수 있었는데 통상 한달전에는 예약을 해야 잘수 있다고 하더군요.
* 초저녁이 되니 아름다운 한옥과 500년 된 팽나무가 너무나 멋진 풍경을 자아냅니다.
* 이렇게 우아한 한옥에서는 처음 자는것 같습니다.
옛날 나주목사가 쓰던 안방을 사용하게 되다니 너무나 행복하군요. 여보, 잠이 않오네. 허허허!
남도여행 3일째, 나주이야기 계속합니다.
* 새벽같이 일어나 정약용, 약전 형제가 율정주막에서 밤을 새운후 헤어졌던 "밤남정(율정점)"을 찾아 나섰습니다.
사진의 허름한 집이 현 나주시 대호동의 당시 율정주막터로 추정됩니다. 집 앞이 삼거리이고 고갯길을 앞두고 있으니 주막의 위치가 확실해 보입니다.
밤남정(율정점)은 현 동신대학교 후문 일대의 고갯길에 밤나무가 줄지어 서있었던데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합니다. 예로부터 서울로 가는 길목에 위치하여 나그네와 나주읍성 북쪽에 사는 사람들이 읍성안 5일장을 보러 다니던 길목이었기 때문에 오가며 목을 축이던 곳이라고 하는데요.
조선 후기 1801년(순조 1) 신유박해때 강진 유배되는 다산 정약용과 흑산도로 유배되던 형 손암 정약전이 귀양가는 길에 들러 생전에 형제간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고 전하는데 날이 밝으면 서로 헤어져 각자의 귀양지로 떠나야 하는 심정이 오죽했으랴!
정약용은 그의 문집에 율정주점은 나주에서 북쪽으로 5리에 있으며 신유년 11월 22일, 나와 손암이 이별한 곳이라고 적고 있으며, 후에 율정에서의 이별을 슬퍼하면서 시 "율정별(栗亭別)", "손암에게 바치다"를 짓기도 했지요.
"밤남정 주막집의 이별(栗亭別)"
초가 주막 새벽 등불 푸르스름 꺼지려는데
일어나 샛별보니 이별할 일 참담해라.
두 눈만 말똥말똥 둘이 다 할말 잃어
애써 목청 다듬으니 오열이 터지네.
흑산도 아득한 곳 바다와 하늘 뿐인데
그대는 어찌하여 그 속으로 가시나요.
* 나주 동문밖 석당간(石幢竿, 보물 제49호).
우리고유의 풍수사상과 연관 깊은 유적이라 아주 특이합니다. 나주가 처음 주(州)가 될때 나주의 지형이 배(舟)와
흡사하기 때문에 안정을 빌기 위해 돌로 돛대를 만들어 세운것이라고 하네요.
* 아침을 든 후 혹시 꼭 봐야할것을 빠트리지 않았나해서 다시 영산포를 찾았습니다.
아직 옛 정취가 많이 남아있는 구도로변 풍경인데 아침이라 사뭇 쓸쓸하기만 하네요. 옛날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시끌벅적거리던 거리였겠지요.
* 이곳은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 토지를 수탈하고자 세웠던 동양척식주식회사 문서고가 있던 자리입니다.
영산포 강변에 문서고 건물이 일부 남아있지만 모두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한 후 카페를 만들어 옛 모습을 알아볼수가 없네요.
* 예쁜 정원으로 꾸며진 동양척식주식회사 문서고 마당.
* 이제 영산강 하류쪽으로 내려가 죽산보를 만났습니다.
16개 보중에서 유일하게 배가 드나들수 있어 34년만에 영산강 뱃길이 복원되었다고 하는 곳이지요.
* 그런데 영산강변을 따라 자전거길이 잘 정비되어 있었습니다.
생전에 자전거를 타고 영산강은 물론 4대강을 일주해야 하는데 실현될지 걱정됩니다. 제가 총각때 자전거 타고 이미 전국을 일주한 적이 있었거든요. ㅎㅎ
* 죽산보홍보관에 전시중인 영산강 사진(사진 하단이 죽산보).
원래 이곳(나주시 다시면 죽산리)의 영산강은 안동 하회마을처럼 둥그렇게 물이 돌아나가는 형상이었다고 하네요.
40년전에 제방을 쌓아 강물을 곧게 흐르게 하면서 죽은 강이 되었었는데 이번 영산강정비사업을 통해 다시 옛날처럼 물이 흐르게 하였다고 합니다.
* 영산강 하류쪽으로 달려 나주시 공산면 신곡리에 위치한 나주영상테마파크를 찾았습니다.
* 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나주영상테마파크는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MBC드라마 "주몽"과 KBS드라마 "바람의 나라"를 촬영한 곳이지요.
* 드라마 촬영지와 영상테마파크로는 시설이 정말 대단합니다. 하루 숙박하며 각종 체험활동을 할수 있으니 한번 고려해 보시길!
* 마침 여행가 유성용씨가 출연하는 KBS "6시 내고향"을 촬영중이었는데 반갑게 인사나누고 기념촬영까지 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 영상테마파크를 나와 영산강변에 위치한 영산나루마을을 둘러보자니 모내기 준비에 여념이 없더군요.
부안땅에는 아직 베지않은 보리가 가득 했는데 이쪽은 남쪽이라 그런지 벌써 모내기가 한창입니다.
* 아쉬움속에 시내로 다시 들어와 구.나주역사(羅州驛舍)를 찾았습니다.
나주역사는 1913년 호남선 개통때 지은 근대건축물이니 어언 100년이 되었네요.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나주역을 통해 호남선을 타고 생업을 위해 뛰었으니 정말 많은 사연과 애환이 깃든 역사 같습니다.
역사 앞 마당에는 나주햑생독립운동의 진원지임을 표시하고 있는데요.
1929년 10월30일 오후 4시경, 나주통학생과 일본인 학생사이에 일어난 다툼이 계기가 되어 전국적인 학생독립운동으로 확산되어 154개교 54,000여명이 참여한 일제하 3대 독립운동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지요.
나주인들의 기개가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 나주역사 앞 동네 풍경. 신설 나주역사로 기차역이 옮겨가면서 이제 조용한 동네로 변모한것 같습니다.
* 구.나주역사 앞에는 나주반 무형문화재전수관이 있는데요.
전남 무형문화재 제14호인 김춘식 선생님이 아드님과 함께 나주반을 직접 만들며 명맥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 흔히 밥상, 술상, 찻상으로 쓰였던 소반은 지역별로 나주반, 통영반, 해주반이 아주 유명했지요.
특히 나주반의 경우, 모양이 예쁘고 섬세할뿐더러 은행나무 통판으로 만들어 옛날부처 알아주던 소반이었습니다.
하나 사고 싶어 4인상의 가격을 물어보니 90만원. 워낙 고가품이라 엄두가 나질 않더군요. 지금 생각해도 다소 아쉽네요. ㅎㅎ
* 마지막으로 나주시 금천면 석전리에 위치하여 나주배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건립한 나주배박물관을 찾았습니다.
* 한창 열매가 영글어가는 금천면 나주 배밭 풍경. 나주는 기후가 적합한데다 영산강 강바람이 솔솔 불고 토질마져 좋아 우수한 배가 생산되는것 같습니다.
이상으로 남도여행기를 마치자니 아쉬움이 남습니다.
조만간 나주의 진산인 금성산에도 올라보고 드들강(지석강)을 찾아 드넓은 나주평야도 몸소 느껴보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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