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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초암사~국망봉~비로봉~달밭골~초암사)에 오르다.강바람의 산행일기 2014. 5. 30. 15:37
황사도 피해 간 2014. 5/29(목), 오랫동안 꿈에 그리던 소백산에 올랐습니다.
산행코스는 초암사~국망봉~비로봉~달밭골~초암사로 한바퀴 도는 원점회귀 코스인데 총 14.6km에 8시간 3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이렇게 까다로운 코스를 택해 오른 이유는
소백산 자락에서 가장 깊은 계곡을 몸소 체험하고 장쾌한 비로봉~국망봉 능선을 걸으며 묵었던 한을 풀기 위함이었지요.
35년전 비로봉에서 바라보던 국망봉 능선을 잊지못해 가슴앓이를 했었는데 이 참에 모든 응어리를 풀고 말았습니다.
현재 소백산은 철쭉축제를 눈앞에 두고 있으나 철죽은 이미 대부분 진 상태입니다.
그러나 연화봉~비로봉~국망봉의 장쾌한 능선길이 있어 더욱 산객들을 끌어 들일것 같더군요.
젊은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올랐던 소백산 - 너무나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ㅎㅎ
* 이게 몇년만에 푸는 소원인가요?
철쭉철을 맞아 소백산에서 가장 깊은 계곡길을 따라 비로봉, 국망봉을 오릅니다(강바람 자료사진).
* 이른 아침 08:00, 경북 영주시 순흥면 배점리, 주차장에 승용차를 세워둔채 소백산 산행을 시작합니다.
오늘 계획한 코스는 초암사~국망봉~비로봉~달밭골~초암사로 한바퀴 돌아 ㅁ자 모양으로 원점회귀하는 코스인데 15km 정도 되지요.
* 배점리의 사과밭을 지나 심심산골에 위치한 초암사(草庵寺).
2년전 풍기 소수서원 답사때 죽계구곡을 찾아 처음 이곳까지 올라온 적이 있었으니 오늘이 두번째네요.
* 초암사를 지나며 본격적인 소백산 산행을 시작합니다.
* 산행을 시작하면 길 옆으로 국망봉에서 흘러내리는 개울이 산굽이마다 절경을 이루고 있는데요.
일찌기 퇴계 이황 선생은 계곡의 아름다운 정취에 심취하여 아홉구비를 헤아려 죽계구곡(竹溪九曲)이라고 이름붙였다는데 사진은 제1곡(一曲)인 금당반석(金堂盤石).
* 초암사에서 약 300m 정도 올라가면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똑바로 올라가면 국망봉, 왼쪽으로 가면 비로사로 가는 길인데요.
이곳에서 국망봉까지는 4.1km 거리에 2시간 정도 걸리고 오후 2시 이후에는 입산을 제한한다는 안내 프래카드.
* 초암사에서 국망봉 오르는 길은 뜨거운 햇빛도 볼수없는 심산유곡.
* 새소리, 물소리를 벗삼아 처음으로 국망봉을 향해 오릅니다.
다른 코스를 마다하고 굳이 초암사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이유는 소백산 남쪽의 깊은 원시림을 몸소 체험하고 싶어서지요.
교통이 불편한 덕에 이 일대의 숲은 국립공원에 걸맞게 잘 보존되어 있어 황홀경!
* 10:13, 힘들게 오르니 국망봉 8부 능선에서 만나는 석륜암(石崙庵)의 옛 터.
그런데 암자터에서 신기하고도 기묘하게 생긴 거대한 바위를 만날수 있었는데요.
바위 모양새가 큰 봉황새를 닮아 "봉(鳳)바위"라고 부른다는데 소백산 낙동강 발원지이기도 하여 옛부터 신성시 되어온 곳이라고 하네요.
* 부리를 하늘로 향한채 배를 내밀고 앉아 있는 봉바위.
봉바위 옆은 소백산 낙동강 발원지. "세종실록지리지"에 의하면 낙동강은 순흥 소백산(小白山)에서 나와서 물이 합하여 상주에 이르러 낙동강이 된다고 기록하고 있지요.
* 소백산 낙동강발원지이니 물맛을 봐야지요. ㅎㅎ
* 봉바위 뒷편에는 돼지바위.
마치 눈을 지긋이 감은채 달콤하게 오수를 즐기는 것 같습니다. ㅎㅎ
* 능선이 나오길 학수고대하며 급경사 나무계단길, 돌계단길을 오르고 또오르니,
* 드디어 국망봉 앞 능선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야~호, 능선이다!
* 11:00, 능선에 오르니 오늘 산행에서 가장 기뻣던 순간!
* 초암사에서 3시간만에 올라선 이곳은 비로봉~국망봉을 연결하는 능선.
우측으로 300m 떨어진 국망봉에 올랐다가 다시 이곳을 경유, 비로봉으로 가야 합니다.
* 동쪽으로 보이는 높은 산은 늘 오르기를 염원했던 국망봉.
* 능선에 만개한 철쭉꽃. 그러나 대부분 꽃이 진 상태.
대부분 꽃이 진 상태인데 영주시에서는 며칠후 주말에 철쭉제를 개최한다고 하니 한참 예상이 빗나가고 말았네요.
이상기온으로 예년보다 일주일 정도 꽃이 미리 핀것 같습니다. ㅎㅎ
* 11:13, 드디어 소백산 국망봉(국망봉, 1420 m) 등정!
신라의 왕자인 마의태자가 망국의 한을 그리며 개골산으로 갈때 이곳에 올라 경주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하여 국망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 국망봉에서 바라본 장쾌한 비로봉 능선.
아직 건강하여 이렇게 아름다운 전경을 볼수 있으니 그져 하느님께 감사할뿐!
비로봉까지는 3.4km 거리인데 큰 어려움없이 능선길을 걸어가게 됩니다. 비로봉을 향하여 전~진!
* 금년 철쭉꽃은 끝물이니 아쉽지않게 실컷보려 합니다. ㅎㅎ
* 많은 야생화와 약초, 철쪽이 밀림을 이룬 능선길을 걸어,
* 비로봉이 가깝게 보이기 시작하네요.
* 비로봉 정상을 지척에 둘 즈음, 국망봉 능선을 바라봅니다.
저 멀리 솟은 국망봉에서 1시간여를 걸어 이곳 비로봉 초입까지 온것이지요.
35년전 비로봉에 처음 올랐을때 감동적으로 바라보았던 국망봉 능선. 늘 걷고 싶어 안달하던 국망봉 능선길을 오늘 좋은 날씨속에 드디어 밟고 말았네요.
일생의 작은 소원 하나를 오늘 풀었습니다그려. ㅎㅎ
* 저기가 소백산 최정상인 비로봉.
35년전과 비교해보면 지형이야 똑같겠지만 목재계단길이 설치되어 그곳으로만 다닐수 있게 하니 주목군락지나 초지에 마음대로 들어갈수 없는거지요.
* 정상으로 오르며 바라본 비로봉 서쪽 능선.
연화봉과 소백산천문대가 있고 희방사와 죽령으로 갈수 있는 코스이지요.
* 어의곡리 방향 전경. 철죽이 만개했으면 더욱 아름다운 모습일텐데 조금 아쉽네요.
* 13:20, 드디어 소백산 정상인 비로봉(1439m)
국망봉에서 2시간이나 걸린 이유는 중간쯤에서 지난 밤에 묵었던 팬션 아줌마가 싸준 점심을 먹느라고 시간을 지체했기 때문. ㅎㅎ
* 비로봉에서 연화봉 방향을 바라보며 지난날을 추억해 봅니다.
비로봉은 오늘이 3번째인데 지난 2번은 모두 희방사, 연화봉 방향에서 올랐었지요. 첫번째는 1980년 5월이었고, 두번째는 1992년 한 겨울이었는데 유독 35년전에 올랐던 기억이 뇌리를 떠나질 않네요.
첫 인상이 강렬했나 봅니다. ㅎㅎ
* 하산할 코스는 비로사 옆 달밭골을 경유, 초암사로 내려가는 겁니다.
날씨가 무덥고 거리가 멀어 까마득해 보이지만 용기를 내어 힘차게 가렵니다. 화이팅!
* 비로사 방향으로 하산을 재촉하니,
* 어느덧 달밭골이 가까워지고,
* 달밭골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비로봉 자락의 고지대에 위치한 달밭골은 아직도 5가구 정도가 거주하는데 정감록에 나올만큼 난을 피해갈수 있는 깊은 산속이지요.
지금은 등산객을 상대로 민박을 하거나 매점을 하며 살아가지만 예전에는 상당히 어렵게 삶을 이어 같을것 같더군요.
* 15:05, 비로사에 거의 도착할 즈음 급하게 좌측으로 돌면 달밭골.
이제부터는 마지막 남은 1/4 구간을 걸어가야 하는데 이 길은 초암사와 비로사를 연결하는 옛 길.
* 달밭골에서 달밭재를 향해 다시 올라갑니다.
* 피로가 가중할때가 되었으니 숲속에서 몸과 마음을 잠시 추스려 봅니다.
* 달밭재(고개)만 넘으면 다시 초암사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
* 소백산에서 가장 깊은 계곡인 달밭길 계곡.
산에 많이 다녀봤지만 이렇게 숲이 울창하고 잘 보존된 곳은 이곳이 전국 제일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 맑은 물과 울창한 숲, 신선한 공기가 찌들었던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정화시켜 주는것 같네요. ㅎㅎ
* 소발자국처럼 보이는 바위가 있는 이곳은 소백산자락길(달밭길)로 많은 사랑을 받는 "쇠자우골".
소발자국이 찍힌 바위가 있는 골짜기라 하여 "쇠자우골"로 불리는데 길 옆에 있어 옛날에는 만남의 장소, 휴식의 장소로 많이 애용되었다고 합니다.
* 과거 화랑들의 심신수련장이었고 구한말 의병들의 은거지였던 쇠자우골을 지나니,
* 초암사를 목전에 두고 오늘 희로애락을 함께한 마눌과 죽계구곡 제1경에서 탁족을 즐겨 봅니다.
* 16:30, 다시 초암사에 도착하여 소백산 원점희귀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초암사~국망봉~비로봉~달밭골~초암사까지 원점회귀하는 14.6km를 걷는데 8시간 30분이나 걸렸습니다.
오늘은 오랜 숙원을 기어히 풀고 말았으니 강바람 최고의 날인 것 같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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