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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한남정맥을 걷다 --- (1) 백운역~원적산~경인고속도로강바람의 산행일기 2022. 1. 30. 17:31
2022.1/29(토) 얼떨결에 인천 한남정맥을 걸었습니다.
걸은 코스는 백운역~원적산~천마산~중구봉~계양산~계산역까지 약 18km.
며칠전 굴포천을 걸으면서 부평 서쪽에 남북으로 길게 뻗은 능선길을 걸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드디어 먼길을 달려 1호선 백운역에서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지도에서만 보아오다 막상 걸어보니 죽 연결되어 있는 능선길이 종주길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걷고 싶은 환상적인 모습이네요.
장벽처럼 연결된 긴 능선은 방풍림처럼 바다를 막아주고 부평을 따스하게 감싸고 있으며 전략적인 지형으로도 손색없어 보입니다.
인천 한남정맥을 걸으면서 부차적으로 살피고 확인해야 할 사항이 있는데요.
1) 인천시 서구와 부평구, 계양구를 경계 짓는 한남정맥의 능선길을 걸으며 전모를 파악한다.
2) 간척사업으로 인해 인천의 변화된 발전상을 옛 추억을 기초삼아 살펴본다.
3) 한남정맥을 넘어 인천과 내륙을 연결하는 고개들을 확인하고 옛날 굴포천에서 뚫으려고 했던 고개를 확인한다.
사실 이 길을 걷기 전에는 인천종주길이 있는 것도 한남정맥이라는 것도 전혀 몰랐습니다.
인천종주길인걸 알았으면 계양산에서 부터 시작하는건데 정반대로 걸었으니 후회가 막심합니다.
그런데 이 길이 이렇게 감동적일수가 없네요.
일망무제의 조망과 함께 인천이 변화하고 발전된 모습을 한 눈에 볼수 있으니 말입니다.
어릴때 가끔 경인선을 타고 차창으로 바라보던 풍경과는 달라도 너무나 달라진 풍경에 어안이 벙벙할 정도네요.
주안염전이 있던 곳에는 간척사업으로 주안산단이 들어섰고, 드넓은 부평평야에는 큰 도시가 들어섰으며 대단위 간척사업으로 송도국제도시, 청라국제도시가 들어섰으니 말입니다.
인천은 계속해서 역동적인 모습으로 사람을 놀라게 해 주기 바랍니다.
(1)편은 인천 서구와 부평구의 경계가 되는 백운역에서 원적산까지의 기록,
(2)편은 인천 서구와 계양구의 경계가 되는 천마산~중구봉~계양산까지의 기록입니다.
오늘은 인천종주길을 난생 처음 걷기로 한 날!
한강을 2번이나 건너며 2시간 30분을 달린 끝에 산행의 시작점이 될 부평 백운역에 도착.
백운역 옆으로 경인로가 지나는 고개가 바로 원통이고개.
옛날부터 부평과 주안을 연결하는 굴포천 운하를 뚫으려고 하였으나 암석이 나와 실패했던 원통이고개가 이 부근이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부평아트센터 앞의 경원대로를 건너,
용포샘표지석에서 산행을 시작.
오늘은 백운역에서 능선을 따라 북쪽으로 계양산까지 걸을 계획!
시작점에 있는 함봉산숲길안내도.
나중에 확인한 내용이지만 산이름이 여기저기 혼용되고 있어 통일이 필요해 보이더군요.
함봉산이 아닌것 같은 함봉산 오름길.
10분만에 산림감시초소와 송전탑이 있는 함봉산 능선에 도착.
오호, 함봉산 능선에서 바라본 인천시가지.
인천 십정동, 주안동, 송림동, 가좌동 일대의 인천아시안게임십정경기장, 수봉산, 주안산단이 보입니다.
몇십년전 까지만 해도 보이는 대부분이 바다였다니 믿어지질 않네요.
십정경기장 너머로 좌우의 넓은 땅은 옛날 주안염전이 자리했던 바다였지요.
우리나라 최초의 천일제염을 생산하던 주안염전이 있어 소금을 생산하고 바다에서 조개잡이를 하던 바닷가가 이처럼 변해 버렸으니 도저히 믿어지질 않네요.
앞에 보이는 수봉산 앞에도 바닷물이 들어 왔었다고.
주안염전 일대는 1970년대에 간척사업을 하여 바다와 염전을 메워 주안산업단지가 들어서며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주도적인 역할을 했지요.
오늘 걷는 코스는 능선의 철탑을 따라 멀리 보이는 계양산까지 인천종주길 약 18km.
계양산까지 능선으로 연결되었으니 신기하기도 하지만 계양산이 까마득하게 보이니 겁이 덜컥.ㅎㅎ
그래도 인천종주길을 처음 걷게 되니 가슴이 콩닥콩닥 설레임이 가득!
능선을 걸으며 비로소 알게 된 인천종주길.
인천종주길은 계양산에서 능선길을 따라 천마산, 원적산을 거쳐 송도바닷가 솔찬공원까지 10개 코스를 걷는 연장 60km.
송도에 친조카도 살고 있으니 앞으로 꼭 완주하기로 굳게 약속.ㅎㅎ
주안에서 부평으로 넘어다니던 큰 고개.
나중에 확인해 보니 구루지고개라고 하네요.
우마차는 물론 자동차까지 넘을수 있을 정도이니 옛날에는 중요한 고개로 통행량도 많았을것 같네요.
태평양전쟁때 부평에 있던 일제의 인천육군조병창(무기공장)으로 통하던 길 같기도 하고
아니면 옛날 생선장수, 소금장수들이 분주하게 넘어다니던 고개가 아니었나요?
능선상에 송전탑이 많음은 옥의 티.
앞에 보이는 산은 함봉산(165m).
앞에 보이는 곳은 부평구 산곡동으로 일제의 인천육군조병창의 기하호(터널)가 있던 곳인데 미군기지를 거쳐 지금은 우리 군부대가 있는 곳이지요.
산 밑에는 일제때 강제동원된 조선인들이 만든 육군조병창의 지하호가 많이 남아 있다고 하네요.
참고로 인천육군조병창은 일제가 태평양전쟁에 대비하여 1941년 부평에 만든 무기제조공장 입니다.
위치는 부평1동, 산곡동으로 무척 넓었는데 해방 이후 조병창 자리에는 미군기지 캠프그란트가 들어섰으며 앞쪽에는 매각되어 아파트나, 학교 등이 들어섰지요.
함봉산 산 밑에는 현재 우리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으니 조병창 전체의 1/3은 남아 있는 실정.
남북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대체로 편안한 길.
산이 낮으막하고 부드러운데다가 능선길, 둘레길이 잘 조성되어 걷기에 무척 좋으네요.
다시 나타난 낮으막한 고개.
이 길은 인천종주길이자 한남정맥, 그리고 새로이음길 1코스.
군부대 철조망길을 한동안 걸으니,
드디어 역사 깊은 장고개(장끝고개)에 도착.
한남정맥의 고개중 가장 낮아 1906년 인천수도국을 설치할때 노량진수원지에서 송현동배수지까지 구경 500mm 배수관을 매설한 곳입니다.
일제때 인천육군조병창이 들어선 이래 미군기지, 우리 군부대가 운영되면서 장고개는 영원히 막히게 되었지요.
길이 끊긴채 흔적만 남아있는 장고개(장끝고개).
장고개는 부평구 산곡동에서 서구 가좌동으로 넘어가는 고개로서 예전에는 통행하는 사람들이 무척 많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고개 넘어 산곡동 일대는 초지가 무성하여 마장(馬場) 혹은 마장들이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마장으로 부터 넘어가는 고개'라는 뜻을 갖고 있다고.
또한 마장의 끝에 위치한 마을이라는 의미에서 장끝말이라고 했는데 이 점에서 장고개를 장끝고개라고 부르기도 했으며 지금도 산곡동에는 백마장이라는 지명이 남아 있지요.
군부대가 들어선 이후 지금은 장고개가 막혀 있으니 무척 아쉬운 일이 아닐수 없네요.
장고개 바로 밑까지 아파트와 주택이 가득한 인천 서구 가좌2동.
가좌노인문화센터 옆길로 올라서면 다시 능선길.
다시 뷱쪽으로 뻗은 능선길을 걸어 함봉산으로~!.
능선에 올라서니 앞에 보이는 함봉산(165m).
함봉산(䖔峰山) 정상석.
함봉산은 호랑이 우는 소리가 들리는 산이라는 뜻인데
개인이 세운 정상석에 쓰여진 함(䖔)자를 호자로 잘못 잃어 호봉산으로 부르는 실정이니 조속 한글을 병기해야 할듯.
함봉산에서 바라본 부평시가지.
일제때에는 군수기지였던 아픈 역사도 있었지만 지금은 놀랍도록 변모하고 발전한 부평.
서쪽으로 바라본 청라국제도시와 멀리 강화도 마니산.
함봉산에서 북쪽으로 바라보이는 원적산, 천마산, 계양산 능선.
정말 호쾌한 모습이네요.
왼쪽 봉우리에 전망대가 있고, 2번째가 원적산, 그 뒤로 천마산, 중구봉, 계양산이 오른쪽으로 펼쳐진 모습.
긴 능선길을 보려니 너무 멀고 아득해 보여 앞으로의 산행일정이 순탄치 않아 보입니다.ㅎㅎ
잠시 언덕길을 내려 서니,
지금 걷는 길이 한남정맥의 한 구간임을 설명.
참고로 한남정맥은 김포 문수산~수안산~인천 계양산~원적산~만월산~시흥 수암산~ 안성 칠장산으로 이어지며
인천 서구와 부평구의 경계가 되기도 합니다.
함봉산을 내려서니 원적로.
함봉산과 원적산 사이의 고개에 개설한 도로이며 부평 산곡1동과 서구 가좌2동을 연결.
근래 한남정맥을 가로질러 개통된 인천 동서를 연결하는 여러 도로중 하나인데 절개지로 보아 옛날엔 아주 높고 험한 고개가 있었던것 같네요.
원적로를 건너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원적산 오름길.
아래로 보이는 원적로 생태통로.
도로를 개설할때 높이 50m 이상의 고갯길을 깎아낸듯 절개지가 무척 높아 보이는데 터널을 뚫어야 옳았을것 같네요.
경사가 너무 급해 동물들이 생태통로를 이용하기에는 쉽치 않아 보입니다.ㅎㅎ
경사진 오름길을 오르니 전망대가 나타나고,
전망대에서 북쪽으로 보이는 바로 앞의 원적산과 멀리 계양산.
앞에 보이는 원적산의 땅속으로 길주로 원적산터널이 지나며 그 아래로 지하철 7호선이 지나가지요.
7호선 석남역과 산곡역의 중간쯤 됩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부평시가지.
동서남의 삼면에서 아담한 산에 둘러싸여 마치 분지처럼 보이는 부평.
최근 비약적인 발전으로 예전에 농사 짓던 부평평야에서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발전한 모습이 놀랍습니다.
드디어 해발 211m의 원적산 정상.
원적산은 그동안 천마산 또는 철마산으로 불리었으나 인천시에서 지명위원회를 통해 산 이름을 변경하여 현재는 원적산으로 불리우고 있다는 안내문.
이렇게저렇게 불리우고 있는 다른 산들도 명확하게 산이름을 통일하여 더이상의 혼선이 없도록 해주기를 희망.
원적산은 본래 원(怨)한 맺힌 산을 뜻하는 말.
조선시대에 굴포천 운하을 팔때 원통이고개를 파도 돌이 나오고 아나지고개를 파도 돌이 나와 실패를 하자 원통하고 원한이 맺힌 산이라고 하여 원적산(怨積山)이라고 하였는데
후에 원적산(元積山)으로 고쳤다는 전설따라 삼천리같은 얘기.
원적산에서 일망무제로 바라보이는 인천 전경.
계속된 간척사업으로 땅이 넓어지고 비약적으로 발전된 모습에 감탄을 금할길 없네요.
원적산에서 한눈에 바라보이는 인천 서구지역.
인천북항, 청라국제도시, 영종도, 강화도까지 일망무제로 시원합니다.
망원으로 당겨본 인천북항과 바다건너 영종도 전경.
북쪽으로 청라국제도시와 능선상에 보이는 정자는 원적정.
부드러운 능선길을 걷는게 너무나 행복합니다.
인천종주길을 어찌 모르고 살았는지.ㅎㅎ
원적산 북쪽, 인천 서구를 한눈에 바라볼수 있는 원적정.
인천 서구에서 최고의 명당자리에 가장 멋진 정자를 세웠네요.
다시 포근한 능선길을 걸으니,
정성스럽게 쌓은 돌탑도 보이고,
경인고속도로 방향으로 능선길을 내려서니 인천종주길 안내도.
백운역에서 계양산까지 지금 걷고 있는 길이 인천종주길임을 알려주네요.
현위치가 서인천IC 부근이니 백운역에서 7.1km를 걸어 왔고 앞으로 계양산 아래까지 남은 거리는 11.1km.
그런데 오늘 코스의 절반 정도는 걸은것 같은데 거리표시는 맞지않네요.ㅎㅎ
고속도로를 어떻게 건너야 하는지 걱정했는데
산책나온 사람에게 길을 물으니 한신그랜드힐빌리지 안을 걸으면 경인고속도로를 건널수 있는 보도육교가 있다고 하네요.
서구 가정동의 한신그랜드힐빌리지 안을 지나니 경인고속도로 보도육교.
이곳은 서인천IC 부근의 경인고속도로.
과거 아나지고개가 있던 곳으로 굴포천 운하를 뚫으려고 시도했던 여러 고개중 하나로 알려져 있지요.
백운역에서 출발 3시간만에 절반 정도는 걸은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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