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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판악~정상~관음사까지 한라산 종주산행.강바람의 산행일기 2021. 11. 28. 09:47
2021.11/16(화) 감격리에 한라산 종주산행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한라산 정상을 밟은 종주산행은 3번째로 기억됩니다.
1974년 총각때 성판악에서 올라 정상을 밟고 남벽능선을 거쳐 영실로 내려간적이 있었고,
2004년에는 오늘과 똑같이 성판악에서 올라 관음사로 내려간 적이 있었지요.
반세기 전, 교통이 아주 불편할때 물어물어 처음 올랐을때의 짜릿한 감흥은 지금도 늘 가슴속에 남아 있는데
젊은 시절의 감흥을 되살리며 제 인생의 마지막이 될 한라산 종주길이 무사히 끝나기를 기도하며 등정을 시작했습니다.
잘 알려진바 처럼 성판악~정상~관음사까지 종주코스는 18.3km에 9시간 30분이나 걸리지요.
오름길인 성판악 코스는 성판악 입구~속밭~사라악~진달래밭~정상까지 약 9.6km에 4시간 30분 소요되며, 하산길인 관음사 코스는 정상~삼각봉~탐라계곡~관음사까지 8.7km에 5시간 소요됩니다.
오늘 다시 옛 추억을 되살리며 걷노라니 한라산으로 오르는 길가의 조릿대나 삼나무, 구상나무들이 어쩐지 예전과는 다르다는 생각이고 진달래밭대피소도 다시 크게 신축하여 낯선 느낌을 지울수 없더군요.
사라오름을 거쳐 정상을 정복한 후 관음사로 하산하여 무사히 한라산종주에 성공하니 인생 후반부에 가장 큰 업적을 남긴 기분입니다.ㅎㅎ
오늘은 기히 예약한 대로 한라산을 등정 하는 날!
새벽 06:30에 도착한 성판악(해발 750m).
05:00 한경면 숙소에서 출발하여 성판악에 도착하니 06:30.
이른 새벽임에도 주차장이 벌써 만석이 되어 어쩔수 없이 일행은 되돌아가고 혼자 한라산을 등정하기로.
탐방지원센터의 직원 얘기가 눈이 많이 쌓여 아이젠없이는 사라오름은 물론 한라산 등정을 할수 없다고.
성판악 매점에서 아이젠을 사려고 했는데 매점도 철수된 상태이니 눈 앞이 캄캄.
이를 어쩌나요. 흑흑!
안내문을 보니 오름길인 성판악 코스는 성판악 입구~속밭~사라악~진달래밭~정상까지 약 9.6km에 4시간 30분 소요되며,
하산길인 관음사 코스는 정상~삼각봉~탐라계곡~관음사까지 8.7km에 5시간 소요된다고.
종주에 9시간 30분이나 걸린다니 부지런히 서둘러야 어둡기 전에 하산이 완료될 전망이네요.
제 인생의 마지막 한라산 종주길이 무사히 끝나기를 기도하며 등정을 시작. 화이팅~~!!
오호, 한라산 등정은 몇년만인가요?
성판악, 관음사 코스는 3번째 인것 같은데 마지막이 10년은 넘었고, 20년 가까이 된것 같네요.
1974년 총각때에도 이 길을 혼자 걸었는데 오늘도 혼자 걷네요.
어린애도 잘 걸으니 용기를 가져 봅니다.ㅎㅎ
성판악에서 한라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예전처럼 편안한 코스.
백록담까지 9.6km에 4시간 30분 걸린다고 하니 스페이스를 잘 조절하며 사고없이 관음사로 잘 하산하기를 기원.
옛날에는 소, 말을 방목하던 초지였으나 지금은 삼나무가 싱그러운 속밭.
어느덧 성판악에서 4.1km를 걸어 속밭대피소.
앞쪽에 사라오름이 보이는 가운데,
해발 1,200m를 지나면서 예견한대로 본격적으로 눈이 쌓여 미끄러울 즈음,
사라오름 입구(해발 1,324m)에 도착!
이곳은 성판악에서 5.8km 지점으로 출발한지 2시간이나 걸렸네요.
분화구 안에 물이 고여 있는 사라오름은 말로만 들었지 아직 가보지 못한 오름.
마음은 굴뚝같아서 혹시 종주산행에 방해가 되지 않을지 잠깐의 망설임도 있었지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니 탐방하기로 결심.
등산로에서 사라오름은 0.6km에 왕복 40분 걸린다는 설명.
서둘러 급경사의 미끄러운 계단길을 오르니,
오호, 사라오름~~!!
제주에서 가장 높은 해발 1,338m에 위치한 오름으로 연중 물이 고여 있으며 경관이 아름다워 명승 제83호.
처음 오른 사라오름은 눈이 덮힌채 물이 담겨 있는 황홀한 모습.
이른 아침이라 물을 마시는 고라니는 볼수 없네요.ㅎㅎ
사라오름에서 바라본 한라산 정상.
한라산 정상 탐방은 왕복 19.2km에 9시간 이상이 소요되므로 무리한 산행을 금지하라는 계도문.
앞으로 정상까지는 3.8km에 2시간 30분이나 소요되며 12:00 이후에는 진달래대피소에서 정상으로 가지 못한다고.
사실 오늘 새벽에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의 도움이 없었으면 등정 자체를 할수 없었습니다.
아이젠없이 무모하게 성판악탐방지원센터를 통과하여 몇발자국을 가다가 도저히 않되겠다 싶어 다시 돌아와 직원에게 하소연하니,
자기가 사용하는 것이라며 흔쾌히 아이젠을 내어주네요.
이 은혜를 어찌 갚으리오, 고맙습니다!!
사라오름 다녀 오느라고 시간을 지체하여 미끄러운 길을 부지런히 걸은 끝에,
마침내 진달래밭대피소(해발 1,500m)에 도착.
현재 시각이 09:40으로 성판악에서 7.3km를 걸어 오는데 3시간 여가 걸렸네요.
진달래밭대피소는 정상을 오르려면 마지막 휴식을 취하는 곳으로 몇십년 전 하고는 바뀌어도 너무 많이 바뀌었네요.
그때는 현무암으로 지은 자그마한 대피소였는데.
처음 올랐을때가 가을이었는데 진달래대피소 주변의 경관이 너무 아름다워 한없이 한라산의 가을정취를 만끽하던 추억이 새롭네요.ㅎㅎ
진달래밭대피소를 뒤덮고 있는 까마귀들.
등산객의 먹거리를 뺏아가기도 한다니 정말 포악한 불청객이 아닐수 없네요.
대피소에서 휴식을 취한후 진달래밭안내소를 통과.
현재 시각 09:40, 벌써 3시간이나 흘렀네요.
해발 1,500m가 넘으니 이제부턴 조릿대도 않보이고 지금껏 보던 나무와 좀 다르네요.
구상나무가 맞나요?
고사목이 많은 구상나무들.
이상기후 영향인가요? 구상나무의 앞날이 걱정됩니다.
점차 경사가 심한 이곳은 1,800m.
정상이 점점 가깝게 보이니 1시간이면 정상 등정이 가능할듯.
뒤돌아보니 가운데가 사라오름, 먼곳이 성널오름(1213.2m).
성널오름, 사라오름의 왼편을 걸어 이곳까지 올라 왔네요.
남쪽으로 뿌옆게 보이는 서귀포시와 해안의 섶섬, 문섬.
맑은 날씨가 되기를 손모아 빌었지만 흐린 날씨는 변함이 없네요.ㅎㅎ
정상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눈 쌓인 오름길.
앞에 정상이 보이는데 벌써 등정한 사람들이 꽤 많으네요.
오호, 지금 시각이 11:10, 4시간 40분만에 9.6km를 걸어 드디어 한라산 정상(1,950m) 등정 성공!
한라산천연보호구역 백록담(白鹿潭) 표석!
백록담이라는 이름은 한라산에 사는 신선들이 타고 다니는 하얀 사슴이 이곳에서 물을 마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오호, 백록담~~!!
장엄한 백록담을 바라 보려니 감흥이 물밀듯.ㅎㅎ
하얗게 눈덮힌 백록담을 감격리에 맞이하며 우리 민족의 행복과 번영을 기원해 봅니다.
47년전 총각때에 처음 한라산 정상에 올랐었지요.
물이 고여 있는 백록담 안을 내려다 보니 방목한 누렁이소 두어마리가 있어 깜짝 놀란 일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이 높은 산 정상에 소가 올라 와서 백록담 안까지 들어갔는지 생각해 보면 지금도 의문입니다.ㅎㅎ
백록담 안에 들어가 물도 만져보고 기념촬영도 한 후에 사진에서 보는 남벽 능선을 타고 윗세오름을 경유, 영실로 내려 간 적이 있었는데 벌써 세월이 반세기나 흘렀네요.
1974년 이래 3번째 등정이니 가슴 속으로 만세를 불러 봅니다.ㅎㅎ
감격스럽네요. 인생 후반부에 어렵게 등정에 성공하니 작은 소원 하나를 푼 느낌입니다.
한라산만이 만들수 있는 신비한 상고대.
오늘도 백록담 표석에서 인증사진을 찍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는 등산인들.
이제는 관음사 방향으로 하산할 차례.
북쪽의 제주시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하니 눈덮힌 구상나무 숲이 장관.
오호, 눈이 부시도록 하얀 눈꽃과 상고대가 장난이 아니네요.
높은 한라산의 찬 바람이 밤새도록 만든 작품이 아닐까요!
오직 감탄사만 나오는 자연의 걸작이네요. 만세~~!!
이렇게 아름다운 상고대는 처음 보는것 같습니다.
지금은 영상 0도 정도이지만 밤에는 영하 10~20도를 밑도는 추위가 되겠지요.
해발 1,800m 까지 하얀 상고대로 장관을 이룬 관음사 하산길.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한라산 상고대는 오늘 산행 최고의 선물.
오호, 꽁꽁 얼어 붙은 한라산 북벽.
평지에서는 아직 이르지만 한라산 정상은 완전한 겨울왕국이네요.
아래로 보이는 장구목은 개인적으로 한라산에서 가장 장엄한 풍경으로 생각해 오던 곳.
눈꽃이 핀 길을 걸어 내려가려니,
나타나는 구.용진각대피소로 가는 평탄한 능선.
한라산 북벽을 배경으로!
능선길이 끝나면 계곡으로 내려가는 급경사 계단길.
관음사에서 올라오는 사람에게는 죽음의 계단길이지요.ㅎㅎ
눈 앞에 펼쳐지는 장구목 능선.
언제 시간을 내어 장구목 위 너른 평원을 걸어 보고 싶은데 그 꿈이 이루어 질지.ㅎㅎ
장구목 아래 저 자리에 옛날 용진각대피소가 있었는데 지금은 철거되어 없어졌네요.
옛날 용진각에서 지친 몸을 추수리며 쉬어간 적이 있었는데 추억은 아름답기만.ㅎㅎ
구.용진각대피소에서 바라본 한라산 북벽.
보이는 모든 것이 아름답기만 하네요.
옛 감흥을 떠올리며 한라산에 취해 걷노라니 힘든 줄도 모르겠고 피로도 사라진것 같습니다.ㅎㅎ
용진각현수교를 건너면,
앞에 보이는 왕관봉(1,666.5m).
무척 웅장하고 멋진 암릉인데 날씨가 흐려 좀 아쉽네요.
바위절벽 아래 낙석위험 지역을 조심스레 지나니,
해발 1,500m에 위치한 삼각봉대피소에 무사히 도착.
지금 시각이 12:50. 새벽부터 12.3km를 걸어 왔는데 출발한지 6시간 20분이 걸렸네요.
하산길은 백록담~구.용진각대피소~삼각봉대피소~개미등~탐라계곡화장실~관음사탐방로 입구까지 약 8.7km에 5시간이 소요되나
이곳은 하산길 2.7km 지점인 삼각봉대피소.
오호, 신비스런 모습의 삼각봉(1,697.2m).
정상 아래에서 다시 맞이하는 장엄한 모습입니다.
대피소 앞의 삼각봉과 좌측으로 왕관봉, 그 뒷편으로 한라산 북벽.
평온한 눈길이 계속되는 개미등을 걸어,
눈이 없어지면서 아이젠을 벗었으나 사람을 괴롭히는 현무암 돌길.
돌길로 시작해서 돌길로 끝나는 한라산 등산로는 미끄럽고 발목이 아퍼 최고의 고통거리.ㅎㅎ
하산길의 피로를 풀어주는 탐라계곡화장실.
급경사 계단길을 내려서면 목교가 나타나며 탐라계곡.
목적지인 관음사까지는 3.2km를 남겨논 지점.
겨울철이라 물이 마른 탐라계곡.
탐라계곡에 이르니 조릿대가 가득해지며 편해진 하산길.
이번에 한라산 정복에 힘입어 내년에는 오름 탐방을 위해 다시 제주를 찾아야할 것 같네요.ㅎㅎ
이곳은 백록담에서 6km 지점으로 남은 거리는 2.7km 정도.
해발 680m에 있는 천연동굴인 탐라계곡의 구린굴.
하천변에 있어 물이 뚫은 굴인줄 알았는데 천연 용암동굴이라고 하네요.
굴의 총 길이는 40m나 되는데 선인들이 얼음을 저장하는 석빙고로 활용했으며 주변에서 집터가 발견된다고.
동굴 유적이니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굴 안을 탐방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 3대 계곡중 하나인 탐라계곡.
탐라계곡의 한천은 제주시 용연계곡을 거쳐 용두암 옆에서 바다로 들어 가는데요.
한라산 원시림에서 발원하여 장구한 세월동안 제주도민을 위한 유용한 식수와 농업용수로 쓰인 아주 고마운 물이지요.
마지막으로 편안한 조릿대길을 걸어 갑니다.
아침 일찍부터 서두른 덕에 성공리에 사라오름도 오르고 한라산 정상도 정복하는 기염을 토했네요.ㅎㅎ
지금 시각이 15:30. 하산 시작 4시간 20분만에 무사히 관음사탐방안내소에 도착.
마치 일장춘몽 같은 한라산 종주를 무사히 마치니 18.3km에 휴식시간 포함, 약 9시간이 걸렸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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