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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년 전, 아버님이 손수 짜신 나무책상강바람의 일상 2022. 5. 4. 09:14
우리집에 오래된 나무책상이 하나 있습니다.
아버님이 1946년에 첫 아들을 보신후 공부 잘 하라고 온갖 정성으로 손수 짜신 책상인데요.
목수이셨던 아버님은 좋은 나무와 값비싼 주물을 구하여 한달이나 걸려 직접 짜셨으니 나이를 따지면 어언 75년이나 됩니다.
앉은뱅이 책상도 흔치않던 시절에 서있는듯 키가 크고 세련된 모습의 책상은 한번도 본적이 없는 물건이었으니 동네의 구경꺼리였고 애지중지하는 우리집의 큰 보물이었지요.
처음 보는 사람들은 정체를 몰라 풍금이 아니냐며 매우 신기해 하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는데 책상이라는 말을 들은 사람들은 놀라곤 했는데요.
밑의 양쪽 서랍을 열고 윗쪽의 큰 문을 열어 그 위에 놓으면 훌륭한 책상이 되니 모두들 신기한 표정으로 안팎을 들여다 보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늘 아버님은 책상에서 공부하는 우리들을 보며 대견해 하셨고 우리 삼남매는 어떻게 이렇게 예쁜 책상을 짜셨는지 늘 아버님을 우러러보곤 했지요.
이 책상에서 우리 삼남매가 공부를 하였는데 세월이 오래 흐르다 보니 쇠로 만든 경첩이나 손잡이 등이 파손되어 애를 먹곤 했지요.
똑같은 물건이 없어 그때마다 비슷한 물건을 구해 수리를 한적도 여러번이었는데 나중에는 할수없이 손잡이를 나무로 대어 대신하기도 했으니 늘 가슴 한켠이 찜찜했었지요.
그런데 얼마전 우연히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주물로 만든 비슷한 모양의 손잡이를 발견하였고 부랴부랴 손잡이 6개를 주문하여 마침내 예전의 모습으로 손잡이를 복구하니 날아갈듯이 기쁩니다.
돌이켜보면 30여년전에 형님으로 부터 이 책상을 인수받을 때에도 무척 기뻤고, 20년전 쯤 전체적인 수리를 할때에도 마음이 흐뭇했었는데 오늘은 더욱 기쁘네요.
부모님은 모두 고인이 되신지 오래지만 주물손잡이 덕분에 조금 효도를 한 기분입니다.ㅎㅎ
아버님의 정성이 듬뿍 담긴 유품이고 어릴때의 우리 가족의 추억이 온통 담겨있는 책상은 두고두고 우리 집안의 보물이니 잘 보존하는게 제 임무 같습니다.
아버님, 감사합니다.
75년전 아버님이 손수 짜신 나무책상으로 우리집의 큰 보물.
그 전에는 옷칠을 한지 오래되어 검은빛으로 보였는데 20여년 전에 수리하며 밝은 나무색으로 변한 모습.
당시 뒷방에 방치되어 무척 낡고 망가진 쇠손잡이도 구하기 어려운 상태여서 대대적인 보수와 함께 서랍에는 나무로 된 손잡이를 대었었지요.
인터넷 검색중 우연히 발견한 비슷한 모습의 주물 손잡이 6개를 부랴부랴 주문.
주물손잡이를 붙이기 위해 서랍에서 나무손잡이를 떼어낸 모습.
서랍 안이 검은건 잉크를 쏟았기 때문.ㅎㅎ
서랍에 하나하나 주물손잡이를 고정하는 장면.
예전에 손잡이를 여러번 교체, 수리하느라고 붙였던 흔적이 남아 있지요.
주물손잡이 6개를 모두 달고 나니 이제야 비로소 옛 모습을 찾은것 같네요.
어릴때부터 우리집의 품격을 높여준 나무책상!
이 책상이 있어 동네의 부러움을 사기도 하였으니 우리집의 가장 큰 보물이 아닐수 없네요.
먼저 맨 윗칸 양쪽의 서랍을 연 후 가운데 문을 열어 그 위에 올려 놓으면 훌륭한 책상으로 변신하지요.
오랜만에 책상 앞에 앉아보니 가슴이 뭉클하네요.
아버님의 정성이 듬뿍 담긴 유품이며 어릴때의 우리 가족의 추억이 담겨있는 책상을 잘 보존하는게 제 임무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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