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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평야의 젖줄, 동진강(東津江) 대탐사(1) --- 정읍 산외면 빈시암~칠보면 무성서원강바람의 국내여행 2023. 4. 29. 22:33
2023.4/28(금) 동진강(東津江)을 탐사하였습니다.
동진강은 전북 정읍, 김제, 부안을 흐르며 우리나라 최대 곡창지대인 호남평야를 적셔 주는데 유로연장은 44.7km에 달하며 강이름은 강 하구에 위치한 부안군 동진면의 동진(東津)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정읍시 산외면 묵방산 7부능선의 빈시암에서 시작된 동진강은 산외면에서 도원천과 만나 몸집을 불린 후 신태인읍에서 정읍천과 합류하여 이평(梨坪, 배들)의 넓은 충적평야를 흐른 뒤 호남평야 남부에서 원평천, 고부천과 만나 새만금방조제를 지나 황해의 넓은 간석지로 흘러 갑니다.
비옥한 충적평야를 자유곡류하며 흐르던 동진강은 일제강점기 들어 직강공사 등 대규모 치수사업이 실시되면서 그 모습이 크게 바뀌었는데요.
식량수탈을 목적으로 미곡증산계획을 추진한 일제는 1920년대 중반부터 동진강 일대 치수사업을 본격화, 인공제방을 쌓고 강 하구에는 방조제를 축조하였으며 해방 이후에도 제방축조와 하안정비공사가 지속되어 곡선형 수로였던 동진강은 자연하천의 모습을 잃고 인공하천에 가까운 형태가 된것이지요.
그리고 호남평야에 안정적인 농업용수 공급를 위해 운암댐을 건설하여 운암, 칠보수력발전소를 통해 섬진강 물을 동진강으로 유역변경하여 흘려보내게 됩니다.
일제강점기 이후 동진강 일대에 펼쳐진 사업을 열거해 보면,
1920년대 동진강 직강화 등 치수사업, 하구 간척사업, 낙양보 건설.
1928년 운암댐 준공, 1965년 폐쇄,수몰.
1931년 운암수력발전소 준공, 1985년 폐쇄
1945년 칠보수력발전소 준공.
1965년 섬진강다목적댐 준공.
1968년 계화간척사업 준공.
호남평야의 젖줄, 동진강(東津江) 대탐사 (1)편입니다.
1박2일 일정으로 새벽에 집을 떠나 3시간만에 도착한 옥정호에서 그동안 꿈꾸어던 동진강 탐사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동안 동진강 발원지는 논란이 많았는데요.
기록상 발원지 후보는 4곳이나 되어, 조선시대에는 내장산 까치봉 북동쪽의 까치샘에서 발원하여 정읍천을 따라 흘러간다고 기록되어 있어 국가기관에서도 까치샘을 발원지로 보았으나 근래 발원지가 빈시암으로 변경, 확정되었습니다.
정읍시 산외면 종성리,여우치마을에서 만난 빈시암(頻泉)은 샘이 마르지 않고 나온다는 뜻이라네요.
백두대간 호남정맥 5구간 중 묵방산 7부 능선에 자리한 빈시암은 300여년간 마을의 식수와 농업용수로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항상 물이 마르지 않고 흐르는 이곳이 동진강 발원지로 밝혀진후 마을 주민들의 손으로 복원했다고.
빈시암에서 답사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팽나무정 산촌마을에서 소수력발전소, 종산1리에서 폐쇄된 구.운암수력발전소, 칠보면에서 칠보수력발전소를 만났는데요.
모두 산너머 섬진강 물을 받아 수력발전을 하고 그 물을 동진강으로 방류하더군요.
대규모 치수사업과 간척사업 등으로 하류 일대에 경작지가 확대되면서 물이 부족한 동진강에 대대적으로 농업용수를 공급하였으니 인간의 지혜와 능력은 끝이 없다는 생각.
동진강 탐사를 하면서 참으로 볼거리가 많지만 시간여유가 없음에 한탄하며
칠보면 오공리에서 김명관 고택을 칠보면 무성리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무성서원을 답사하였습니다.
동진강 탐사를 위해 빈시암 발원지를 찾아 갑니다.
앞에 모악로의 운암대교가 보이는 전북 임실군 운암면의 옥정호 상류.
옥정호(玉井湖)는 운암호, 섬진호라고도 하며 전북 임실군과 정읍시 사이에 있지요.
처음에는 1926년 운암댐으로 건설되었으나 현재는 물속에 수몰되어 있고 그 하류에 1965년 우리나라 최초의 다목적댐인 섬진강댐이 만들어지면서 옥정호로 부르고 있습니다.
특히 섬진강 물을 산밑에 도수터널을 만들어 동진강으로 흘려보내면서 더욱 유명합니다.
먼길을 달려 도착한 곳은 발원지 빈시암이 있는 여우치마을 입구.
반가운 여우치마을 표석.
고갯마루에 올라서니 배남재 팻말.
임실군 운암면과 정읍시 산외면 경계인 배남재에서 섬진강, 동진강 물이 갈라지네요.
오호, 동진강 발원지가 있는 전북 정읍시 산외면 종성리, 여우치마을.
어디인지 분간이 않가는 깊은 오지에 예쁜 마을이 있었네요.
오호, 묵방산 아래, 여우치마을에서 만난 빈시암~!
맑은 물이 솟아나 동진강의 발원이 되는 빈시암.
마을주민들이 돌로 둥그렇게 쌓아 아담한 샘을 만들었네요.
동진강이 시작되는 빈시암(頻泉)은 샘이 마르지 않고 나온다는 뜻이라네요.
백두대간 호남정맥 5구간 중 묵방산 7부 능선에 자리한 정읍시 산외면 여우치마을의 빈시암은 300여년간 마을의 식수와 농업용수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그동안 동진강 발원지를 정하지 못하였으나 항상 물이 마르지 않고 흐르는 이곳이 발원지로 밝혀진후 마을 주민들의 손으로 복원했다고.
200리 동진강 물길이 시작되는 여우치마을 앞 계곡.
물길을 따라 1km 가량 내려가니,
멀지않은 산외면 종성리, 팽나무교에서 만난 소수력발전소.
오호, 발전소에서 많은 물이 쏟아져 나오네요 ~!
일제때 산밑에 도수터널을 뚫어 옥정호(운암댐)의 섬진강 물을 산너머 동진강 상류로 끌어냈다고 하니 무척 놀라운 일.
건물은 근래 민간업자가 허가를 받아 만든 소수력발전소.
팽나무정 산촌마을로 흘러드는 섬진강 물.
빈시암에서 시작된 물은 미미했는데 이곳부터 소수력발전소에서 나온 물의 수량이 갑자기 많아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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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력발전소 이후 갑자기 많은 물이 빠르게 시멘트옹벽을 따라 흐르는 모습.
깨끗한 동진강 최상류인데 하천의 이름은 평사리천으로 부르고 있네요.
지방도로를 따라 산외면의 깊은 산골을 달리니,
증산보건진료소가 있는 증산1리 마을.
오호, 산밑에 폐허로 남아 있는 건물은 운암수력발전소~!.
1928년 건설되어 2.7km 거리의 운암댐(옥정호)의 물을 터널로 받아 전기를 생산하고 동진강에 방류하던 운암수력발전소는 1982년에 도수로 일부에 붕괴사고가 발생하면서 1985년 폐쇄된 역사가 있네요.
일제강점기 남한에서는 최초의 유역변경식 발전소로 호남지역의 산업생산에 크게 이바지하였다고.
운암수력발전소의 역사성을 감안하여 등록문화재 지정도 검토해 보았으면 하는 생각.ㅎㅎ
발전소가 폐쇄되면서 마을도 침체되고 초등학교도 문을 닫은 상태.
마을에 남아 있는 옛 발전소 직원관사.
깊은 산속을 흐르는 동진강 상류의 평사리천.
제법 너른 농경지가 보이기 시작하는 산외면 정량리의 외능마을.
산외면과 칠보면을 연결해주는 도로(종운로).
이곳에서 평사리천과 도원천이 합류하며 산외면소재지도 있어 거주 주민도 많으네요.
산외면사무소 앞 도로에서 만나는 평사리천과 도원천.
이곳부터 제법 강폭이 넓어지고 자연제방 안으로 동진강이 흐르게 되는데요.
예전에는 도원천 물길을 동진강으로 불렀는데 운암호(옥정호)의 물을 끌어 들이면서 수량이 많아져 평사리천을 동진강의 본류로 삼았다고 합니다.
정읍시 산외면 동곡리에서 평사리천과 도원천이 합류하며 나타난 넓은 평야지대.
5월이 되면 모내기로 분주한 모습을 볼수 있겠지요.
산외면의 깊은 산속에도 너른 농토가 있으니 사람 살기에 더없이 좋아 보입니다.
산외면 오공리에서 만난 김명관 고택.
조선 정조 8년(1784) 김명관(1755~1822)이 세운 집으로 국가민속문화재 제26호이며 규모가 어마어마합니다.
위 그림은 김명관 고택의 배치도인데 좌측으로 둘째아들의 집이 별도로 있으나 그림에는 빠졌네요.
현지 안내문에 의하면,
"정읍 김명관 고택은 김명관(金命寬)이 조선 정조 8년(1784)에 지은 집으로 조선중기 상류층 주택의 면모를 잘 갖추고 있다. 이 집은 창하산을 등지고 앞으로는 동진강 상류의 맑은 물이 흐르는 너른 들판을 바라보며 자리하고 있다. 바깥행랑채의 솟을대문을 들어서면 아담하게 조화를 이룬 사랑채가 보인다. 또한 안쪽행랑채의 대문을 들어서면 집의 구조가 대청을 중심으로 좌우대칭을 이루고 있다. 안채에는 좌우 전면의 돌출된 부분에 부엌이 배치되어 있어 특이하다. 이 집은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왔으며 주변과 조화를 이룬 모습에서 균형미가 드러난다. 처마의 흐름이나 기둥의 배열 등이 소박하면서도 세련되고아름답다"
전면의 바깥행랑채 솟을대문을 들어서면 바깥사랑채, 안행랑채, 안채, 사당, 안사랑채를 볼수 있고
그 옆으로 작은아들집이 별도로 연결되어 있어 특이한 구조를 보이고 있더군요.
남자주인이 기거하거나 손님을 맞이하던 사랑채.
소박하면서도 단아하게 균형을 이룬 아름다운 모습.
안채의 대청에서 바라본 행랑채.
좌우대칭형으로 지어져 큰방에는 시어머니, 작은방은 며느리가 사용했다고.
우물과 장독대가 있고 예쁜 꽃들이 피어 있는 안채 뒷마당.
불천위를 모신 사당.
사당 주위에도 좋은 나무와 예쁜 꽃을 심어 가꾼 모습이 무척 정성스러워 보입니다.
김명관 고택과 담장으로 연결되어 있는 둘째아들집.
둘째아들집의 사랑채.
쌀창고인듯.
대부호이니 쌀창고 크기만 해도 어마어마합니다.ㅎㅎ
오호, 생각이 나네요~~!!
몇년전 평화누리길을 걷던중 파주출판도시에서 김명관 고택에서 옮겨온 사랑채(서호정사)를 본적이 있었는데요.
이 건물은 김명관의 둘째 아들인 김상하가 1834년에 지은 건물인데 관리부재로 쓰러져 가던 사랑채를 출판인들의 의지를 모아 2000년도에 이전하였다고 하네요.
김명관 고택에서 바라본 넓은 평야지대.
이렇게 넓은 땅에서 큰 농사를 지었으니 고래등같은 대궐집도 지었나 보네요.
김명관 고택 앞을 흐르는 동진강.
시멘트옹벽이 사라진채 어느덧 강폭이 꽤 넓어진 모양입니다.
어느덧 정읍시 칠보면에 도착.
앞에 보이는 칠보수력발전소는 화경산(472m) 밑에 6.2km의 도수로를 뚫어 산너머 옥정호의 섬진강물을 동진강으로 돌리며 수력발전을 합니다.
칠보수력발전소는 1945년에 준공한 우리나라 최초의 유역변경식 수력발전소이니 역사도 중요하지만 수력발전소에서 방류한 물은 두갈래로 나뉘어 호남평야를 적셔준다니 참으로 고맙고 감격스럽네요.
하나는 동진강수로(67km)를 통해 계화도간척지에 물을 보내고, 농번기가 아니 경우에는 동진강 본류로 물을 흘려 보낸다고 합니다.
수력발전소에 있는 역사관을 잠시 보기로.
유역변경식 발전에 관한 자료와 100여 점의 유물이 전시된 역사관.
일제가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투입하여 운암댐과 칠보수력발전소를 만든 이유는 호남평야에 안정적으로 농업용수를 공급해 쌀을 수탈하기 위함이었지요.
1940년 착공한 칠보수력발전소는 1945년 1월, 1호기가 발전을 시작했지만 광복이 되면서 공사가 중단되었는데 6.25 사변시에는 공비들의 공격으로 부터 인명피해를 당하며 발전소를 잘 지켜낸 역사가 있더군요.
전북 남서부를 흐르는 동진강 물길을 그린 모습.
결국 섬진강댐이나 칠보수력발전소는 일제가 쌀을 수탈하기 위해 호남평야에 안정적인 물공급을 위한 대규모 시설이었지요.
섬진강 물을 받아 청정옥수가 흘러내리는 칠보면의 동진강.
사적 제166호이며 세계문화유산인 무성서원(武城書院)은 이번 여행에서 벼르고 있던 여행지.ㅎㅎ.
다른 서원과 달리 마을 중심부에 자리하여 백성과 소통하기 위한 점이 특색.
서원은 조선시대 성리학을 전파하는데 중심이 되었던 사립교육기관입니다.
원래 태산현 군수를 지낸 최치원을 기리기 위해 세운 태산사를 태산서원이라고 했는데, 숙종 22년(1696)에 무성(武城)이라는 사액을 받아 무성서원이 된 역사가 있습니다.
비좁은 입구에 홍살문이 있고 현가루, 강당, 태산사, 비각 등이 있으며 2019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정읍 무성서원, 영주 소수서원,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경주 옥산서원, 달성 도동서원, 장성 필암서원, 함양 남계서원, 논산 돈암서원 등 9개 서원중 하나이며 역사는 깊으나 전체적으로 소박하고 간결한 모습.
무성서원의 정문격인 2층 누각의 현가루(鉉歌樓).
현가루는 논어의 '현가불철(鉉歌不輟)'에서 따온 말로 거문고를 타고 노래를 그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무성서원의 교육공간인 강당(講堂).
강당 전면에 걸린 무성서원 현판.
사액서원임을 말해주며 흥선대원군의 대대적인 서원철폐령 속에서 살아남은 전북 유일의 서원입니다.
무성서원의 사당이며 근간이 된 태산사(泰山祠).
강당에서 바라본 현가루.
무성서원 답사를 마친 어린이들이 점심 먹으려고 준비중.ㅎㅎ
태산 선비문화의 중심지, 상춘곡의 고장 칠보에 무성서원둘레길이 있었네요.
시간이 있었으면 유서깊은 둘레길을 걸으며 정극인의 상춘곡과 아름다운 정자인 송정도 만날수 있지만 다음 기회로~!
발원지 빈시암에서 시작하여 동진강(평사리천)을 따라 팽나무정 소수력발전소, 구.운암수력발전소, 김명관고택, 칠보수력발전소, 무성서원을 답사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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