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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평야의 젖줄, 동진강(東津江) 대탐사(2) --- 정읍시 태인면 피향정~신태인읍 구마모토 농장터강바람의 국내여행 2023. 4. 29. 22:49
(1)편에서는 동진강 발원지 빈시암에서 시작하여 팽나무교 소수력발전소, 구.운암수력발전소, 김명관고택, 칠보수력발전소, 무성서원 등을 살펴 보았고
(2)편은 정읍시 태인면에서 시작합니다.
정읍의 옛 이름인 태인에서는 호남제일정인 피향정(披香亭)을 둘러본 후,
신태인읍 낙양리에서 호남평야에 농업용수를 보내기 위해 만든 낙양보, 동진강과 정읍천이 만나는 두물머리에 있는 만석보터, 화호리에서 정읍근대역사관, 구마모토 가옥 등을 답사하였는데요.
탐관오리의 잘못된 판단으로 민중봉기를 유발하였고 일제의 끝없는 탐욕의 수탈현장을 살피려니 피눈물로 살았을 우리 선조들의 삶에 비통한 마음을 금할길 없더군요.
가슴 아픈 동진강 탐사가 되고 말았지만 의미도 매우 큰것 같습니다.
산외면, 칠보면의 산속을 벗어나니 어느덧 끝없이 넓은 태인 들판.
태인에서 만난 피향정(披香亭).
태인(泰仁)은 태산(泰山)과 인의(仁義) 합처진 지명으로 정읍 지역의 옛 이름인데요.
드넓은 이평(梨坪,배들)이 자리하고 동진강을 따라 이곳까지 배가 들어오는데다 교통의 중심지 역할을 하면서 번성했던 전통을 유지하고 있지요.
태인의 역사가 깊은 탓에 보물 제289호의 피향정과 같은 크고 아름다운 루각이 있나 봅니다.
앞에는 피향정, 뒤에는 호남제일정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는데 정면 5칸, 측면 4칸의 팔작지붕집으로 사면이 모두 트여 있어 시원한 모습.
피향정 옆에 세운 선정비들.
피향정 앞 호수공원.
원래는 상연지, 하연지가 있었으나 상연지는 메워져 길이 되고 하연지만 남아 있는데 여름이면 연잎이 가득하고 연꽃이 피어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
신라때 태산군수를 지낸 지내던 최치원이 와서 연못가를 거닐며 풍월을 읊었다는 전설이 전해 집니다.
다음은 태인면 낙양리에 있는 낙양보(낙양취입수문)를 찾아 갑니다.
낙양보 농수로를 앞에 두고 있는 외이마을.
낙양보로 흘러드는 동진강 본류.
오호, 낙양보 ~~!!
만경강에 어우보가 있다면 동진강에는 낙양보가 있지요.
낙양보(낙양취입수문)는 김제간선취입수문, 정읍간선취입수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저 앞쪽에서 흘러드는 동진강 물이 이곳에서 인위적으로 물길을 바꾸어 도수로를 통해 드넓은 호남평야를 흐르며 골고루 적셔 줍니다.
앞쪽부터 김제간선취입수문, 동진강방수문, 정읍간선취입수문.
김제간선취입수문에서 바라본 4차선 정도로 규모가 크고 넓은 김제간선수로.
매년 4월마다 수문을 여는 백파통수식을 거행하는데 금년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행사가 취소되었다고 하네요.
모내기철을 앞두고 조금씩 물을 흘려 보내고 있는 모습입니다.
1세기 전인 1925년 5월, 낙양취입수문을 준공하면서 김제, 정읍 등 17,602ha 농경지에 물을 끌어들이는 대공사를 완공하여 농업용수를 공급함으로써 연래 행사처럼 되풀이되던 한해의 악순환을 벗어나게 되었지요.
실로 놀랍고 대단한 토목기술로 호남평야를 수리안전답으로 바꾸는데 성공한 대공사였습니다.
동진강 물은 낙양보에서 김제간선과 정읍간선으로 갈라져 물을 공급하는데요.
김제간선은 동진강 동쪽의 정읍시 태인을 거쳐 김제시 죽산, 진봉, 만경까지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정읍간선은 강 서쪽의 이평, 백산에 물을 공급하는데요.
대동맥에서 실핏줄까지 15,000km의 수로를 통해 호남평야에 농업용수를 공급한다니 그 시설규모가 정말 놀랍습니다.
동진강 물을 김제간선취입수문을 통해 김제간선수로에 보내고, 정읍간선취입수문을 통해 정읍간선수로에 보내는 지도인데요.
이 일대가 동진강의 너른 삼각주로 되어 있고 여러 시설이 모여 있다보니 문외한의 입장에서 단시간에 전모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네요.ㅎㅎ
동진강방수문을 통해 바라본 동진강.
지금은 모내기철을 앞두고 낙양보로 물을 빼고 있어 동진강 물이 말라 있으나 홍수때에는 물이 넘쳐 흐르겠지요.
이곳도 동진강으로 물이 흘러 넘치는 시설인 방류구.
정읍간선취입수문에서 바라본 정읍간선수로 모습.
정읍간선은 강 서쪽에 물을 공급한다고 하는데 아직은 물이 말라있는 상태.
정읍간선취입수문에서 바라본 낙양보 전체 모습.
신태인역 방향으로 가는 도중 길가에서 볼수 있는 김제간선수로.
호남고속철도가 지나는 신태인읍 방향.
오호, 물설고 길설은 신태인역에 도착~!
1912년 호남선 기차역이 생기면서 태인과 구별하여 신태인이라는 지명이 생겼는데 오히려 더 크고 번화한것 같습니다.
기차역이 생기면서 안방을 내어준데가 한두곳이 아니네요.ㅎㅎ
신태인역 부근을 지나는 김제간선수로.
저 앞에서 수로가 호남선 기찻길 아래를 지나 흘러간다니 정말 신기한 일.ㅎㅎ
정미소가 즐비한 신태인을 지나니,
신태인 동진강 유역의 드넓은 호남평야.
어딜보나 끝없이 펼쳐진 호남평야를 바라보려니 기름진 옥토를 가꾸느라 얼마나 고통이 컷을지 가슴이 애잔해 집니다.
아름답지만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은 이 길은 이평으로 가는 말목장터로.
동진강 신태인대교를 건너 만석보터를 찾아가는 길.
신태인대교에서 바라본 동진강.
강건너 봉긋한 언덕은 동진강과 정읍천이 만나는 지점에 조성한 만석보쉼터.
오호, 만석보쉼터에 오르니 동진강과 정읍천이 만나는 두물머리가 한 눈에 ~!
오른쪽이 동진강, 왼쪽은 정읍천.
만석보쉼터에서 바라본 신태인대교와 멀리 신태인역 일대.
만석보쉼터에서 바라본 신태인읍 일대의 호남평야.
오호, 정읍천(井邑川) ~!
말목장터로의 만석대교를 건너면 정읍시 이평면이지요.
강처럼 넓은 정읍천은 내장산에서 발원하여 정읍의 중심부를 경유하여 이곳 이평에서 동진강과 합류하지요.
정읍천 제방 위에 설치된 "동학농민혁명의 성지, 정읍" 그림프래카드.
잔뜩 찌프린 하늘에 바람까지 심하게 불어대니 분위기마져 으시시하네요.ㅎㅎ
정읍천의 끝지점에 있는 만석보유지비(萬石洑遺址碑).
만석보는 헐려 없어져 아무런 흔적도 찾을 길은 없고 유지비가 대신하고 있는데요.
탐관오리의 잘못으로 농민들이 봉기하고 외세의 힘을 빌어 진압하다가 결국 나라가 멸망의 길로 접어 들었으니 참으로 비통함을 금할길 없네요.
옛 보인 광산보는 정읍천 끝부분에 있었으나 만석보는 만경강, 정읍천이 만나는 두물머리 하류에 있었네요.
1892년 고부군수 조병갑이 축조하였으나 1898년(광무2) 완전철거 되었다는 기록.
만석보유지비에서 바라본 정읍천 만석보터.
"배들평 농민들은 예로부터 정읍천 아래에 보(광산보)를 막아 농사에 사용했는데 가뭄이 들어도 풍년농사를 지을수 있게 해준다 하여 만석보라 하였습니다.
1892년(고종 29) 고부군수로 부임한 조병갑은 정읍천과 태인천이 합류하는 지점에 새롭게 보를 쌓으면서 주인의 허락도 없이 나무를 베어다 썼으며 농민들을 동원하여 일을 시키고 임금을 한푼도 주지않아 많은 원성을 샀는데요.
또한 보세라 하여 세금을 강제로 징수하여 농민들의 생활을 더욱 어렵게 하였는데 이에 분개한 농민들이 전봉준을 지도자로 삼아 1894년 1월 고부관아를 습격하고 만석보를 헐어 버렸는데 이것이 동학농민혁명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현지의 안내문).
정읍 동학농민혁명, 샘솟길은 시간관계상 다음에 꼭 걷기로 굳게 약속.
가까운 거리에 고부향교, 말목장터, 황토현 등 등 둘러볼 곳이 여러 곳이지만 아쉬움이 크네요.
다시 강을 건너 화호리를 찾아 갑니다.
신태인읍 화호리는 일제때 농촌수탈의 아픔이 잘 남아 있는 마을입니다.
먼저 정읍근대역사관을 찾아 가는 길.
앞에 보이는 문기둥은 일제때 구마모토 농장의 정문이 있던 곳.
화호리 용서마을 안내도.
화호리는 부안, 김제, 정읍 등 주변 지역의 교차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기름진 호남평야의 중심부에 있어 동양척식이 일본인 농업이민정책을 추진할때 최적의 이주지로 꼽혔던 곳인데요.
구마모토 등 다수의 일본인들이 이주하여 동척의 지원하에 땅을 사들이거나 고리대금업으로 땅을 빼앗아 대규모농장을 조성했지요.
일제때에 지어졌던 그들의 시설물들은 노후로 많이 사라졌지만 구마모토 농장의 일본인 농장가옥, 화호자혜진료소, 일본인직원사택 등은 아직 남아 있어 수탈의 현장을 살펴볼수 있습니다.
먼저 찾은 정읍근대역사관.
일제때 구마모토 농장의 쌀창고 용도의 건물이었으나 해방 후 화호중앙병원, 화호여고를 거쳐 2021년에 정읍근대역사관으로 재탄생한 역사가 있습니다.
정읍근대역사관 내부 모습.
구마모토와 가옥, 농장직원들 사진.
일제에 의한 수탈의 역사를 말해주는 사진들.
화호리 언덕 위에 있는 구마모토 가옥(국가등록문화재 제215호).
이 건축물은 전북 최대규모의 농장을 소유했던 일본인 지주 구마모토가 사용하던 집으로 1920년대에 지은 것으로 추정.
농장 전체를 내려다 볼수 있는 높은 지점에 대지주의 저택을 지었으니 유럽의 화려한 성채와 모습이 흡사한것 같습니다.
화호리는 마을은 오랫동안 숙구지(宿狗地)라고 불렀는데 마치 개가 편안하게 잠을 자는 모양과 비슷하여 붙여진 이름이었지요.
그중에서도 마을 명당은 개의 주둥이 부분인 언덕이었는데 안타깝게도 일본인 대지주가 차지하고 말았네요.ㅎㅎ
구마모토 가옥은 두채의 집이 연결되어 있는 독톡한 모습으로 앞쪽은 일본인 지주의 가족이 머물고 뒷쪽은 일본인 경리과장이 머물렀다고 합니다.
구마모토 가옥의 내부 모습.
최근 보수공사를 완료하여 말끔해진 상태이며 그들은 이사할때 크기를 같게 만든 문짝, 다다미 등을 모두 떼어간다는 해설사의 설명.
정말 뜻깊은 동진강 탐사를 하고 있네요.
수탈의 역사를 증명하는 이런 건물이 아직 남아 있음에 안도.ㅎㅎ
구마모토 농장의 농산과장 사택.
화호리 언덕위의 당산나무.
옛날부터 화호리 주민들의 소원을 비는 기도처였는데 구마모토 가옥의 정원이 되었던 역사가 있었으니 참으로 씁쓸하기 이를데 없네요.
태인 피향정, 신태인읍 낙양리의 낙양보, 동진강과 정읍천이 만나는 두물머리에 있는 만석보터, 화호리에서 정읍근대역사관, 구마모토 가옥 등을 답사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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