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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옛길, 봉화길 제5길 남천주길을 걷다 --- 신둔도예촌역~설봉산성~부발역 16km강바람의 둘레길,옛길 걷기 2025. 2. 26. 08:48
2025.2.25(화) 경기옛길, 봉화길 제5길 남천주길을 걸었습니다.
코스는 이천의 신둔도예촌역~사기막골도예촌~설봉산성~애련정~부발역까지 16km.
설봉산을 넘고 이천 구만리뜰을 걷는 아름다운 여정이었는데요.
남천주길은 이천의 유래를 찾는 여정으로 삼국시대부터 이천 일대를 차지하려는 경쟁이 심해졌는데 고구려 때는 남천현이 되었고 신라에서는 남천주(南川州)로 지명을 정한바 있습니다.
고려의 태조 왕건은 서목이라는 사람의 도움으로 복하천을 건너 후백제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후 큰 하천을 건너면 이롭다는 뜻의 이섭대천(利涉大川)이라는 글귀를 내려주었고 여기서 이천(利川)이라는 지명이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오늘 제5길을 걸으면서 사기막길도예촌에서 도예인들의 예술혼을 느낄수 있었고 설봉산에 올라서는 산성을 탐방하며 이천을 지키기 위해 갖은 고초를 겪은 선인들을 생각했는데요.
넓은 농경지가 끝없이 펼쳐진 이천을 지키기 위해 1,500년 전부터 선조들은 산성을 쌓고 치열한 격전을 치르기도 했는데 지금 우리는 정신 못차린채 정치싸움만 하고 있으니 한숨만 나옵니다.
이천 시내에서는 거란족과 담판을 벌여 그들을 물리친 서희(徐熙, 942~998) 선생을 볼수 있었고 안흥지에서는 애련정도 보았지만 이천의 옛 흔적들을 더이상 볼수 없는 현실에 아쉬움만.
1세기 전만 해도 있었다는 이천행궁, 관아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아픔이 컷지만 그래도 행복한 제5길이었습니다.
이천 신둔도예촌역에서 봉화길 제5길 남천주길 출발!
코스는 이천 신둔도예촌역~사기막골도예촌~설봉산성~애련정~부발역까지 16km.
남천주(南川州)는 신라때 이천의 옛 이름이며,
고려 태조 왕건은 복하천을 건너 후백제와의 전쟁에서 승리후 이섭대천(利涉大川)이라는 글귀를 내려주었고 여기서 이천이라는 지명이 비롯되었다는 설명.
오늘은 설봉산을 넘어야 하고 전 구간이 16km나 된다고 하니 만만치 않은 여정이겠지만 설레임은 가득!
뒷편으로 바라보이는 원적산 능선상의 넓고개.
옛날 봉화로가 지나고 이천에서 광주, 한양으로 가려면 반드시 넘어야 했던 큰 고개였지요.
그러니 이천은 외적이 침투시 1차적으로 원적산 능선이 북쪽에서 막아 주고 설봉산성에서 장기전을 할수있는 요충지였다는 생각.
시원하게 뚫린 남정로를 걸으니,
오호, 문평공 김길통 묘와 재실~!
조선 초기의 문신인 문평공 김길통(金吉通, 1408~1473) 선생은 한성판윤, 호조판서를 역임하는 등 평생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
재실 안쪽에 불천위 사당인 부조묘(不祧廟)까지 있으니 대단한 가문이라는 생각.
옛날 봉화로인듯한 구도로를 조금 걸으니,
설봉산을 바라보며 걷는 넓은 경충대로.
예전에는 국도 3호선 일부 구간이었지만 근래 성남이천로가 개설되면서 그쪽이 국도3호선이 되었다고 하네요.
간혹 자동차 타고 지나다녀 낯익은 길이지요.
신둔천 너머 북쪽으로 바라보이는 원적산(564m).
중부고속도로 아래 용면저수지 방향에서 내려오는 신둔천은 이천의 젖줄로 하류에서 복하천에 합류하지요.
주위에 산들이 에워싸고 있고 벌판을 흐르는 하천도 많아 좋으네요.
유명 쌀밥집 뒷편의 다소 지저분한 실개천변을 걸어,
사기막 2통 표석이 서있는 걸로 보아 예전에 도자기를 굽던 전통마을이었네요.
다시 경충대로에 나오니 도로가에 온갖 생활용 자기가 가득!
여성들이 보면 무척 좋아할것 같네요.ㅎㅎ
길건너 경충대로변에 사기막골도예촌이라고 쓰여진 아취가 멋드러지네요.
간혹 이천에 다닌 적이 있었지만 사기막골도예촌은 처음!
길 양편에 도자기상점이 줄지어 있는 사기막골도예촌.
천년의 도자기 예술을 이어가며 50여개의 공방들이 모여있는 전국 유일의 도자기 단일품목 전통시장으로 사기막골은 흙으로 사기그릇을 만드는 움막이 있는 동네라는 의미.
이곳에 도예가들이 터를 잡은 이유는 끈기있고 불에 잘 견디는 차진 점토가 많고 산에는 적송이 많아 장작 구하기가 쉽고 물이 좋아 흙반죽이 잘 되었기 때문이라고.
흐미, 전통 고려청자, 달항아리가 정말 아름답네요~!
오호, 아직 남아있는 도요(陶窯, 전통가마).
도예가의 열정과 혼이 담겨 있는 도자기가 구어지며 완성되는 곳이지요.
제5길 코스가 도예촌을 경유하여 설봉산에 오르도록 되어 있는데요.
아이구, 지난 몇 차례의 습설로 소나무 피해가 엄청나니 하늘이 무너질듯한 아픔 ~!
북쪽 사면에는 눈이 많으니 금년 겨울엔 봉화길을 걸으면서 아이젠 신세를 톡톡히 지네요.
눈이 쌓인 설봉산을 오르니 산 이름처럼 제대로 온것 같습니다.ㅎㅎ
설봉산 능선의 안부에 서니 서쪽의 도드람산(349m)으로도 연결되는 코스가 있군요.
흐미, 깔닥고개~!
설봉산이 높지는 않지만 만만하게 볼 산은 아닌가 봅니다.ㅎㅎ
경기옛길, 봉화길 리본은 활력소~!
습설이 이리 무서운가요!
단단하다는 소나무가 이렇게 맥없이 갈라지다니 억장이 무너집니다.흑흑!
정상부에 가까울 무렵, 설봉산성으로 보이는 산성의 흔적.
옛날 설봉산성이 복원되기 전엔 이런 모습의 성돌로 쌓여진 산성이었지만 30여년 전, 복원시에는 큰 성돌로 쌓아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변해 버렸지요.
드디어 설봉산(394m) 정상 ~~!!
설봉공원과 설봉호, 이천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며 맑은 날에는 멀리 여주까지도 잘 보이지요.
설봉산은 이천시를 지켜주는 진산으로 이천을 한 눈에 내려다 볼수 있고 문화유적을 살피며 등산을 할수 있어 예전부터 자주 찾았던 산이지요.
다시 설봉산(희망봉)에 서니 감동 그 자체~!
설봉산에는 마애여래입상(보물)이 있는 영월암을 비롯하여 칼바위, 삼형제바위, 설봉서원 등 볼만한 문화유적이 많지만 이미 몇차례 답사한 적이 있고 코스 자체도 길어 오늘은 생략하기로.ㅎㅎ
부드러운 능선길을 걸으니,
오호, 설봉산성(雪峰山城)~!
사적 제423호인 설봉산성은 삼국시대의 산성으로 삼국시대 후반에 신라의 한강유역 진출 및 삼국통일때 요충지였던 곳으로 무너진채 남아있던 걸 30여년 전에 대대적으로 복원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지요.
설봉산성의 칼바위 주변 고원지대.
봉수대터, 장대터, 제사터 등이 남아 있어 설봉산성의 중심지였음을 추정케 합니다.
발굴하여 초석이 배열되어 있는 남장대터.
설봉산 칼바위.
납작한 바위가 겹겹이 붙어 칼처럼 서있는 설봉산을 상징하는 바위로 무척 신비스러워 예전부터 기도처로 사용되었을듯.
설봉산성 동문터를 나와 바라본 모습.
넓은 농경지가 끝없이 펼처진 이천을 지키기 위해 1,500년 전부터 선조들은 많은 고생을 해 가며 산성을 쌓았고 치열한 격전을 치르기도 했지요.
지금 우리는 너무 배부르고 편한 나머지 나라가 절단나는 것도 잊은채 맨날 정치싸움만 하는것 같습니다.
부드러운 흙길을 걷는 하산길.
하산을 완료하니 유비무환, 비상대기중인 산불진압 소방헬기.
오호, 얼어붙은 설봉호.
호수 윗쪽의 설봉공원엔 경기도자미술관, 세계도자기센터, 체험공간 등이 있어 이천세계도자기엑스포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지요.
관광안내센터 옆에 있는 스템프함에서 제5길 스템프 날인.
안내판 뒤에 설치하여 찾으려면 인내심이 필요.ㅎㅎ
오늘까지 봉화길을 5번 걸으며 7번째 스템프 날인하였으니 어쩜 가장 중요한 일 같습니다.
설봉호 산책로를 걸으니,
출발지에서 7.9km를 걸었고 목적지인 부발역까지는 8.7km가 남았다는 얘기.
다시보는 설봉산.
감싸 안은듯 온화한 폼이 이천의 진산으로 손색없어 보입니다.
4월25일부터 이천도자기축제가 열린다는 가로등배너인데 어언 39회째나 되었네요.
이제부턴 이천 시내를 걸을 차례.
다시 만난 경충대로(성남, 광주, 이천을 연결하는 도로).
전체 16km중 절반인 8km 지점을 통과중.
중리동행정복지센터가 있는 서희동상오거리.
오호, 장위공 서희선생~!
이천에서 태어난 서희(徐熙, 942~998) 선생은 고려 제6대 성종 대의 관료로서 외교관의 대명사로 꼽히던 인물.
993년에 제1차 여요전쟁이 일어나 거란의 소손녕이 대군을 이끌고 처들어오자 서희는 단신으로 거란 진영에 들어가 고려가 곧 고구려의 후계라고 소손녕과 담판를 벌이며 설득하여 물러가게 하고 강동6주까지 영토를 확장하게 됨.
참으로 대단한 용기를 가진 전략가요 외교관이었음을 다시 확인하며 백번 감사드립니다.
이천남초등학교 방음벽에 설치된 서희역사로드 전시관.
어린 초교생들이 서희 선생의 생애를 공부하며 꿈과 희망을 키우는 무척 의미있는 공간같아 박수를 보냅니다.
잘 조성된 이천시가지를 걸어 애련정을 찾아가는 길.
오호, 이천 안흥지(安興池)~!
이천 시내에 이렇게 아름다운 호수가 있다니 놀랍습니다.
안흥방죽으로도 불리우는 전형적인 네모난 방지로 창건연대는 모호하나 조선 세조때 기존의 낡은 정자를 재건하고 연못을 조성하고 연꽃을 심었다고 하며 중종, 숙종, 영조가 세종대왕의 영릉 행차길에 이천행궁에 머물며 애련정을 둘러 보았다고 합니다.
수원고갈로 폐허가 된 안흥지는 1997, 1998년에 대대적인 준설, 보수작업과 애련정 복원, 시민들의 헌수운동으로 옛 모습을 되찾았다고.
영의정 신숙주가 이름를 지었다는 애련정.
구름다리로 이어지며 봄에는 벚꽃으로 유명하고 평소 시민들의 산책장소로 큰 인기.
안흥지에 산책로변에 줄지어 선 선정비.
이천에서 열심히 근무하다가 떠난 조선시대 부사, 군수들의 선정비네요.
이천시에 의해 안흥지를 재대적으로 준설, 보수할때인 1998년에 복원한 애련정(愛蓮亭).
중종, 숙종, 영조가 세종대왕의 영릉 행차길에 이천행궁에 머물며 애련정을 둘러 보았다고 하니 유서깊은 정자임에 틀림없네요.
해동지도에서 보여지는 옛 이천의 모습과 봉화대로 스토리보드.
150여년 전인 1872년에 그린 이천부의 해동지도.
이천을 통과하는 대로(봉화대로)와 원적산, 정개산, 광현, 설봉산, 고성, 객사, 동헌, 향교, 서원, 안흥제언 등이 비교적 상세히 표기되어 있어 참고할만 합니다.
현재 이천향교는 남아 있지만 흔적도 없이 사라진 이천부(府)의 객사, 동헌이 있던 자리는 혹시 관고동행정복제센터와 이천양정여자중고교가 있는 일대 아닐까요?
지도에는 없지만 조선왕실의 여름별장이었던 이천행궁(利川行宮)은 1907년 정미의병때 일본군이 방화하여 사라진후 이천초교가 들어서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안흥지를 나와 남쪽으로 걷는 중리천 뚝방길.
중리천은 설봉산 아래 설봉호와 안흥지에서 내려오는 소하천인데 시내 구간은 이미 복개되어 땅속으로 들어가 있어 옛날처럼 자연하천 복원을 추진중이더군요.반대의견도 많아 사업추진이 쉽지않아 보입니다.
이천의 드넓은 구만리뜰.
천하제일의 미질을 자랑하는 자채(紫彩)쌀 주산지이지만 개발 붐으로 조금씩 잠식되고 있어 아쉬운 일.
갑자기 부발역이 1.9km 남았다구?
4km 정도는 남은 것 같습니다.ㅎㅎ
드디어 중리천과 복하천이 만나는 지점에 도착.
복하천수변공원에서 바라본 설봉산.
농촌에 고층아파트도 우후죽순 들어서고 대규모 수변공원까지 조성되다니 놀라운 일.
복하천 뚝방길을 걷자니 갑자기 바람이 차게 불고 음산해 지네요.
아무리 날씨가 풀렸다고 해도 겨울은 겨울.ㅎㅎ
오호, 이천의 중심부를 흐르는 복하천(福河川)~!
북쪽의 광주, 한양이나 남쪽의 여주, 충주 방향으로 가려면 반드시 건너야 했으며 이천의 구만리뜰에 풍족한 물을 대어주던 아주 고마운 하천이지요.
이로운 하천이라는 뜻의 이천(利川)은 복하천을 두고 하는 말이며 고려 태조 왕건이 후백제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후 이섭대천(利涉大川)이라는 글귀를 내려주었고 여기서 이천(利川)이라는 지명이 비롯되었다고 합니다.복하천(福河川)은 한강의 제1지류로 용인 양지에서 발원하여 이천을 거쳐 여주 흥천에서 남한강에 합류하는데 오늘의 이천을 있게 한 가장 복된 하천이라고 할수 있지요.
일제때만 해도 쌀을 실으러 남한강에서 복하천 물줄기를 타고 큰 배가 이천까지 들어왔다고 하니 물이 줄고 하상이 높아진 지금으로선 상상이 않가는 일.많은 배들이 오갔고 여기저기 나루가 있었을 복하천의 옛 시절을 생각해 봅니다.
복하천교를 건너면서 다시 만난 경충대로.
경충대로는 성남~광주~이천~여주를 잇는 대로로 이 지역 교통난을 해소하고 지역발전을 견인하고 있지요.지금은 대로로 변했지만 옛부터 얼마나 많은 민초들이 삶을 영유하기 위해 이 길을 걸어 복하천 나루를 건넜을까요!
복하천교를 건너면 이천 부발읍!
앞에 보이는 큰 건물은 SK하이닉스인데 삼성전자에 이어 메모리반도체 제품(DRAM, NAND)을 생산하는 세계적인 기업이지요.
앞에 보이는 OB맥주 이천공장.
젊었을때 산업시찰 다니며 놀란 눈으로 바라보던 추억이 있지요.ㅎㅎ
OB맥주를 지나면 신하1리(안복하) 표석을 보며 좌측의 마을로 접어 드는데요.
부발역까지는 0.5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있으나 1.5km는 될듯.
안복하마을을 지나면,
숲길을 걸어 만나는 믿음의 교회.
부발읍의 농로를 걷자니 SK하이닉스가 점점 가까이 보이네요.
옛날부터 부발이라는 지명은 많이 들어보았지만 타박타박 걸으며 부발읍을 살펴보기는 처음.ㅎㅎ
죽당천변을 걸으니 오른쪽에 보이는 부발역.
오르락내리락, 이리저리, 둘레둘레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목적지에 가까워졌네요.
경강선 부발역에서 오늘 일정을 마무리.
봉화길 제5길 남천주길은 이천의 신둔도예촌역~사기막골도예촌~설봉산성~애련정~부발역까지 16km.
코스 내내 이천땅에서 설봉산을 넘고 복하천 일대의 드넓은 구만리뜰을 걷는 아름다운 여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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