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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은고개에 있는 의안대군 묘 답사기강바람의 유적답사 2013. 3. 18. 19:16
2013.3.18(월) 화창한 봄날, 광주시 중부면 엄미리(은고개)에 소재한 의안대군 방석(宜安大君 芳碩)의 묘를 답사하였습니다.
의안대군 방석은 태조 이성계와 계비 강씨 사이에서 태어나 왕세자로 책봉되었다가 1398년 제1차 왕자의 난때 방원에 의해 죽임을 당한 인물이지요.
비참한 죽음을 당한후 깊은 산중에 묘를 쓸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방원의 세력이 워낙 강했기 때문.
정비 한씨의 자손들은 정통성을 인정받아 극진한 대접을 받은 반면 계비 강씨의 자손들은 철저하게 박해를 받아온것으로 생각됩니다.
의안대군 묘소에서 멀지 않은 계곡에 L씨의 옛 별장이 있지요.
날으는 새도 떨어뜨렸다는 L씨. 박정희 유신정권 시절, 대통령 비서실장과 중앙정보부장을 역임했던 실세중의 실세였지요.
권불십년이라는 말도 있지만 아직도 기세당당하던 그의 혼이 남아 있는것 같아 가슴이 서늘합니다. ㅎㅎ
* 깊은 오지에 있는 의안대군 방석의 묘를 찾아갑니다.
조선 최초의 왕세자로 책봉되었으나 17살의 어린 나이에 이복형 방원에 의해 피살되었으니 생각만 해도 가슴이 저리네요.
* 의안대군 방석(1382~1398)은 이성계의 8남으로 왕세자 책봉에 불만을 품은 방원에 의해 시해되어 이렇게 깊은 산중에 묻히게 되었지요.
참으로 어이가 없고 있어서는 않될 일이 벌어진것인데 어머니인 강비가 2년전 이미 돌아가신 후의 사건이라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수 있겠지요.
* 묘소는 정남향에 네모난 모양을 갖추었고, 전면은 부인 심씨, 뒷쪽이 의안대군 방석의 묘소.
1680년 조선 숙종때 의안대군으로 복위될때 단장된것으로 추정해 봅니다.
* 의안대군 묘소 입구에는 묘막으로 지어졌던 가옥이 아직 남아 있어 눈길을 끕니다.
추정해 보면 의안대군이 복위될때인 조선 숙종때 지어진것 같은데 건물은 많이 변형되어 있으나 담장은 아직 옛 모습을 갖추고 있네요.
현재 거주하며 묘를 관리하는 분은 의안대군의 20대손이라고 하는데 관리에 많은 고생을 하고 계시어 도움의 손길이 시급해 보였습니다.
* 건물을 유심히 살펴보니 지붕과 벽체가 변형된 모습이었으나 기본 뼈대는 조선시대의 나무 기둥이 불에 그을린채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말씀인즉은 약 50년전에 살던 묘지기가 쇠죽을 끓이다가 불을 내어 지붕이 주저앉으며 큰 화를 당하였다고 하네요. 그후 나무기둥을 그대로 보존한채 보수한 모습이
현재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 의안대군 묘에서 하산하여 계곡을 따라 한없이 들어가면 L씨의 옛 별장이 나타납니다.
비포장 좁은 농로를 따라 얼마를 들어가면 "** 농원"이라고 쓴 작은 철문에서 길이 끝나는데요. 그 안이 L씨의 별장인지는 도무지 알수가 없게 되어 있어요.
계곡 전채를 막아 조성한 별장은 지금 봐도 어마어마합니다.
철대문을 들어서면 영화에서나 봤음직한 숲속길이 나오고 그 길을 한참 걸어 들어가면 큰 대문이 나타납니다. 더욱 놀라운 일은 그곳에서도 또 한참을 걸어 들어가야 99칸 조선기와집 별장이 나타난다는 거지요.
등골이 오싹하며 검은 세단을 타고 이 길을 드나들었을 L씨가 눈앞에 아른거리는것 같습니다. 허허허!
* 99칸 별장은 지금은 다른 분의 소유가 되었다지요.
날으는 새도 떨어뜨렸다는 L씨.
권불십년이라고 모든걸 내려놓고 이미 저세상 사람이 되었지만 그의 혼은 아직도 이곳에 남아 기세가 등등한 것만 같습니다.
* 이후락별장을 지나 계속 산길을 올라서면 남한산성에 딸린 한봉성(漢峰城)이 나타납니다.
봉암성과 연결된 보조성곽인데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 아주 으슥하지요.
* 사진에 보이는 한봉성의 암문(暗門)은 옛날 남한산성과 중부면 엄미리를 연결하는 주요 길목이었지요.
관공서나 학교, 일터가 모두 산성 안에 있었기 때문에 고갯길을 걸어 넘나드는 사람들이 아주 많았던 곳인데 지금은 적막감만 흐르는 상태가 되었네요.
* 옛날 암문을 통해 산성안에 있던 초등학교에 다니던 어린애들은 지금은 어떻게 변해 있을지 궁금합니다.
신익희 선생도 가끔 이 고갯길을 넘었으리라 생각하며 오늘 답사여행을 마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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