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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 백제의 왕궁터로 추정되는 풍납토성(風納土城) 답사기강바람의 유적답사 2013. 7. 26. 16:32
2013.7/24(수) 한달 이상을 끌며 집중폭우를 날리던 장마가 잠시 주춤한 틈을 이용, 강동구 한강변에 위치한 풍납토성을 답사하였습니다.
풍납토성(사적 제11호)은 거대한 규모의 성벽과 제사유적의 발견 등으로 초기 한성 백제의 왕궁터로 추정하고 있으며
원래는 둘레가 약 3.5km, 남북 2km, 동서 1km에 달하는 타원형 성곽이었지만 현재 약 2,679m만 옛 모습을 간직한채 남아 있지요.
온조왕의 건국이래 500여년 동안 백제의 중심지로 기능했던 서울 동부의 한강 유역과 풍납토성.
특히 하남위례성의 실체를 밝히려는 고고학자들에게 하늘이 내린 유적지로 주목받고 있지만 재산권 행사를 못하는 주민들에게는 원망의 대상이기도 하지요.
서쪽 성곽 대부분은 을축대홍수때 유실되었다지만 아직까지 당당히 그 면모를 갖추고 있는 풍납토성을 사진으로 소개드립니다.
* 한강변 성내천을 중심으로 남북에 위치하고 있는 풍납토성과 몽촌토성.
위 토성들은 백제 하남위례성의 옛 터로 비정되는 곳이지요.
사진의 한강변 점선은 1925년 을축대홍수때 토성이 유실된 부분이고, 오른쪽의 점선 3개는 주택지로 변모한 곳입니다.
* 오늘 답사는 풍납토성 남쪽에 위치한 한강변 올림픽대교 남단에서 시작합니다..
사진의 뒷쪽은 한강변인데 1925년 을축대홍수때 서쪽 성곽은 모두 유실(고고학자들의 주장)되어 없어졌지요.
* 오른편으로 아산현대병원을 바라보며 낮으막한 둔덕 모양의 풍납토성 산책로를 걸어갑니다.
* 이쪽만 해도 보존이 잘 되어 성벽의 규모가 대단합니다. 높이가 약 5~6m, 너비가 약 50m, 산책로까지 포함하면 너비가 약 100m 정도.
마치 드넓은 초지처럼 펼처진 토성은 남쪽으로 달리다가 왼쪽으로 굽으며 북쪽으로 뻗어 나가지요.
* 마치 고향의 낮으막한 언덕처럼 정겨워 보이기까지 하네요.
* 2000년전에 쌓은 성곽인데 당시의 국력으로 이렇게 굳건한 축성이 가능했는지 벌어진 입을 다물길 없네요. 진짜 대단합니다!
* 풍납토성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미스터리가 너무나 많지요.
사진의 철제담장은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시행하는 풍납토성 성벽 및 해자 발굴 현장인데 수년째 발굴과 연구를 진행중이더군요.
* 남쪽에서 북쪽으로 굽은 모서리 부분 성벽.
* 토성 중간중간에는 마을을 이어주는 찻길이 만들어져 여러곳이 단절되어 있더군요.
* 계속 북쪽으로 올라가며 바라본 토성 동벽의 모습입니다. 폭 100m 정도의 성곽보호구역이 잘 되어 있어 다행스러웠습니다.
* 토성의 남북 중간쯤 되는 부분인데 오래전부터 마을이 들어서면서 토성의 훼손이 염려되었지만 다행히도 잘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 발길을 돌려 풍납토성의 정중앙, 주택가 속에 위치한 "경당지구 역사공원"을 찾았습니다.
원래 이곳 2,300평에는 경당연립이 있던 자리. 1999년 경당연립 재건축아파트 공사때 현장에서 백제 초기의 유물이 출토되자 공사가 중지되었다가 서울시에서 매수, 역사공원으로 조성한겁니다.
유물 줄토이후 공사 중단기간이 길어지자 일부 조합원이 포크레인으로 유적현장을 무단 파괴하는 사건이 일어나 세상을 떠들석하게 했었지요.ㅎㅎ
경당지구는 1999년 한신대박물관에서 1차 발굴조사로 유적의 대체적인 윤곽을 파악하고 수천점의 토기와 기와를 비롯해 많은 유물을 수습하였고, 2008년 2차 발굴때에는 특수한 성격의 우물과 창고 등의 시설물을 확인한바 있습니다.
* 경당지구내 백제 초기의 우물터 발굴현장에 만들어진 음수대.
* 경당지구내 제사 유적으로 보이는 초대형 건물터 유적.
초대형 건물터와 많은 유물이 발견되자 학자들은 백제의 왕궁터가 확실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왕궁터가 될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후자의 근거로 왕궁에 걸맞는 건물터가 보이지 않고, 왕궁이 있었으면 격자형 도로망도 보여야 할텐데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옛날부터 홍수만 나면 물에 잠기었던 한강변이 왕궁이 들어설 여건이 될수 없다는 점 등을 그 이유로 들고 있지요.
제가 어릴때만 해도 강동구, 송파구, 강남구 일대에는 한강변에 제방에 없어 여름철마다 물난리를 겪었거든요.
특히 강동구 암사동, 풍납동 지역은 서울의 대표적인 침수지역으로 유명했지요. 한강의 물길이 바뀔 정도로 물피해가 컷던 지역이지요.
옛날 땅이 넓던 2,000년전에 물에 잠기는 지역에 왕궁을 지었다는 사실은 어떠한 역사기록에도 없고 객관적으로도 맞지않은 애기일 뿐입니다.
풍납토성이 백제 초기의 중요한 성곽임은 자명한 일이나 왕궁터였다는 주장은 좀 더 연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그런데 경당지구역사공원에서 서쪽(한강 쪽)으로 한강변에 "미래마을 유적발굴지"가 보입니다.
풍납동 197번지, 약 6,400평 면적인데 역시 재건축사업때 유물이 발견되어 공사가 중단된채 발굴을 진행중이지요.
재산권행사의 길이 막힌 주민들이 문화재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오랜 기간동안 당국과 협의,투쟁중인데요. 충분한 보상 등 조속한 해결이 요청됩니다.
* 미래마을 유적발굴지에서 강변도로를 건너면 바로 한강.
한강에 서면 옛날 분주했던 광나루(광진)와 아차산성을 서로 마주하게 되지요.
40년전만해도 사진의 둔치는 풀밭이 아니라 광활한 모래밭이었지요. 명사십리를 방불케 하는 고운 모래밭이 끝없이 펼처져 있었던 곳이라 여름만되면 친구와 물놀이를 했던 곳인데요. 변해도 너무나 많이 변한것 같습니다. ㅎㅎ
* 그런데 옛날 광나루 모래사장에는 마치 단양의 도담삼봉처럼 3개의 바위섬이 있어 아주 이색적이었지요.
(그림의 뒷편 산은 아차산. 오른쪽 교량은 광진교, 3개의 섬은 모래사장이 끝나는 곳에 있었고, 섬 뒤에는 한강이 흘러갔음)
이 섬들은 풍납토성의 정중앙 전면에 위치하고 있었으니 삼국시대에는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 추억을 떠올려봅니다.
모래사장과 한강물이 만나는 지점에 가까운 곳에 있던 3개의 섬중 한 곳은 규모가 커서 급한 경사지에 5~6가구의 집을 짓고 사람이 살았지요.
중학교 시절 그곳에 친구가 살아 풍납동에서 모래사장을 한참 걸어 가끔 찾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정겨운 3개의 바위섬은 천호대교 건설때인지 한강종합개발때인지는 몰라도 지금은 사라지고 없답니다. 좀 아쉽네요!
* 다시 걸어나와 풍납토성 동벽을 답사합니다.
북쪽으로 뻗어 가던 풍납토성 동벽은 풍납초등하교 뒷편에서 주택지에 가로 막힙니다.
풍납재래시장까지 약 300m 구간에 아쉽게도 성곽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주택이 들어서 있는건데요. 언젠가 복원이 요구되는 구간입니다.
* 풍납동재래시장부터 다시 성곽이 나타나며 천호대교 방향으로 굽어 갑니다.
* 당당하고 위엄있는 천호대교 부근 풍납토성. 높이가 약 11m에 달할만큼 아주 높지요.
1973~1978년, 5년동안 이 일대 성벽 446m 구간이 원형에 가깝게 복원되었으나 나머지 2,233m 구간은 복원되지 않고 풍화된 모습 그대로이지요.
지금은 토성 위에 사람들이 올라갈수 없지만 예전에는 토성위를 산책하거나 노니는 사람들이 많았지요. 아주 시원했어요! ㅎㅎ
* 천호대교 아래에 있는 "풍납리토성 사적비".
1973년에 세워진 사적비인데요. 비석 앞뒤옆면에 쓰여진 글을 그대로 옮겨봅니다.
風納里土城 事跡碑
史跡 第11號
유래 - 이 토성은 삼국사기에 나오는 백제의 사성(蛇城, 배암드리)으로서 그것이 "바람드리"(風納)로 변화한 것이라고 믿어지고 있다.
사성은 백제의 책계왕(286~298)이 고구려를 막기 위해 쌓아 그 안에 궁(宮) 건물들까지 세웠던 거성(居性) 겸 술성(戌城)이었으나
서기 475년 백제가 고구려에게 패하고 웅진(공주)로 천도하면서 폐성이 되고 말았다.
이 토성은 남북으로 긴 타원형이며 원래 둘레는 4천미터에 이르렀으나 한강쪽의 서벽(西壁)은 1925년의 큰 홍수로 유실되었다.
그러나 나머지 3벽은 잘 남아 있으며 북벽의 경우는 아래 너비가 30m, 높이가 5m 이상이고 동벽에는 2군데 문자리도 남아 있으며
또한 이 성은 삼국시대 유일의 평지성(平地城)으로서 귀중하지만 1964년 서울대학교의 성안 발굴에 의하면 지하 3m 깊이에서 서기
3세기 축성을 입증하는 주거지와 유물들이 나와 백제건국 초기의 생활유적으로서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서기 1973년 12월.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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