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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9/21(일), 3일차 --- 5박6일 싸이클 국토종주기 (수안보~이화령~문경읍~영강~상주 상풍교~상주보~중동교 108km)강바람의 싸이클링 2014. 9. 29. 16:41
2014.9/21(일), 싸이클 국토종주 3일째 이야기 입니다.
새벽부터 길을 나서 소조령, 이화령을 100% 끌바하며 넘은 인간 승리의 날 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영강을 따라 퇴강리에서 낙동강을 만났고 상주보를 지나 중동교 입구에서 여정을 마감하니 모두 108km 주행.
총 거리 633km중 3일간 349km를 달렸으니 이제 절반을 왔습니다.
오늘은 큰 고개를 넘느라고 오전에 체력소모가 컸지만 오후에는 영강, 낙동강을 따라 여유로운 라이딩을 즐긴 하루였습니다.
역시 우리의 자연은 더할나위 없이 아름다웠고 달리는 동안 행복감으로 충만하기도 했는데요.
좋은 민박집에서 맛있는 음식과 소중한 나그네들을 만날수 있어 더욱 아름다운 여행길이 될수 있었습니다.
* 수안보온천에서 편하게 하루를 쉬니 몸이 거뜬합니다.
오늘은 백두대간 산줄기를 넘어 경북 상주에 위치한 낙동강 상주보까지 가는게 목표.
06:50, 이화령을 넘어야 하는 최악의 고비가 기다리고 있으니 굳게 마음을 먹고 아침 일찍 다시 힘차게 페달을 밟습니다.
* 수안보를 출발하자마자 맞이한 소조령(작은 새재). 헉!
이화령 앞에 있는 작은 고개인데 만만치 않습니다. 체력안배를 위해 무조건 끌고 올라갑니다(이하 "끌바").
끌바는 시간은 더 걸리지만 체력소모가 적어 노인층에게는 어쩔수 없는 선택. ㅎㅎ
* 40분만에 소조령을 넘어 내리막길을 달리면서 전면에 있는 백두대간을 응시해 봅니다.
앞으로 험난한 이화령을 잘 넘어야 절반의 성공!
* 깊은 산속, 길가에 있는 원풍리 마애 부처님께 인사를 드린 후,
(충북 괴산군 연풍면 원풍리 소재)
* 연풍 들판을 달려 갑니다.
신기하게도 깊은 산중에 너른 들판과 농경지가 있네요. 황금색 벼와 잘 익어가는 사과가 아주 풍요롭습니다.
* 아, 또다시 저의 열정과 인내심을 테스트 할 시간이 되었네요.
드디어 이화령 초입부터 끌바를 시작합니다. ㅎㅎ
* 끌바를 하다보니 발 아래 분지형태의 괴산군 연풍면이 그림처럼 예쁘게 바라보이네요.
사진의 연풍성당은 조선 후기에 박해를 피해 숨어 들어온 천주교도들이 순교한 성지에 세운 성당입니다.
* 피할수 없는 일이라 지난 밤부터 모질게 마음을 먹고 보니 큰 어려움없이 고개를 오르는것 같습니다.
세월아, 네월아! 쉬엄쉬엄 자전거를 끌고 고갯길을 올라가니 끝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 끌바한지 1시간 10분만에 드디어 이화령 정상에 도착!
사진 중앙으로 이화령 아래 터널을 달리는 고속도로와 국도가 보이네요.
우측 산록에는 조금전 끌바하며 올라온 구.이화령도로.
* 09:30, 드디어 이화령 정상 정복. 만세!
수안보에서 18km를 달리고 끌바하며 이화령 정상까지 오는데 장장 2시간 40분이 걸렸습니다. ㅎㅎ
(잘 타는 사람은 1시간에 주파 가능)
* 충북 괴산에서 백두대간의 이화령 고개를 넘으면 경상도 땅(경북 문경).
이제부터 내리막길을 달려 지체된 시간을 보충하자구요. ㅎㅎ
* 문경땅으로 내려오며 멀리 이화령을 뒤돌아 봅니다. 저 고개를 어떻게 넘었지? ㅎㅎ
* 일단 이화령만 넘으면 조령천, 영강을 따라 내려가게 되니 오늘 오후는 밝은 미래가 보장됩니다.
마성면에서 문경새재가 위치한 조령산, 주흘산을 바라 봅니다. 아주 멋져요!
* 문경읍에서 조령천을 따라 달리면,
* 영강과 조령천이 만나는 곳에 맑은 물과 기암이 어우러진 비경을 만나게 되는데요.
이곳은 유명한 "진남교반"!
옛부터 험하고 선경을 자랑하는 구불구불한 계곡이었지만 지금은 많이 훼손되어 명성이 예전만 못합니다.
그런데 건너편 벼랑에는 옛부터 과거보러 한양에 가거나 민초들이 걸어 다니던 "토끼비리"(토끼 벼랑길이란 뜻)"라는 옛길이 반질반질 닳은채 남아 있지요.
고려 태조 왕건이 남쪽으로 진군하다 길을 잃었는데 토끼가 벼랑 뒤로 달아나는 모습을 보고 뒤를 따라 갔다는 얘기가 전해 집니다.
* 진남교반을 지나 영강변에서 고모산성을 바라 봅니다.
오정산과 영강 옆 바위산에 의지하여 쌓은 고모산성은 전략적으로 아주 훌륭해 보이는데요.
쓸데없는 일이지만 임진왜란때 이곳에서 왜군을 방어했더라면 우리 국토가 그리 쉽게 유린되지는 않았을것 같아 다소 아쉬운 생각이 듭니다. 흑!
* 뜨거운 햇빛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달린 끝에 드디어 불정역에 도착!
과거 문경지역의 석탄을 실어 나르던 기차역이었는데 지금은 폐선된채 관광용 레일바이크로 다시 명성을 되찾아 가는 중.
* 날씨는 좋으나 연일 30도 가까운 더위가 복병! 불정역에서 더위에 지친 몸을 잠시 추스려 봅니다.
* 백두대간에서 발원하여 문경을 거쳐 낙동강으로 흘러가는 영강은 오염되지 않은 청정수역.
깨끗한 물에서만 사는 올갱이를 잡고 있는 사람들이 여럿 보이네요. 그래, 오늘 점심은 올갱이 백반이다!
* 새재 자전거길이다 보니 밭고랑 사이도 지나고,
* 마을 안길도 지나게 되어 아주 정겹습니다.
* 드디어 자전거길 옆에서 올갱이 정식을 맛있게 하는 집을 찾았습니다.
영강 가에 있는 시골의 허름한 식당인데 올갱이 국물 맛은 정말로 정갈하고 담백하여 밥을 2그릇이나 해치웠습니다. ㅎㅎ
"은지네 매운탕"(054-553-6630) 문경시 신기동 주평5길 67.
올갱이 정식이 6,000원인지 7,000원인지 기억은 정확치 않으나 최고의 맛집으로 선정하고 싶습니다.
* 다시 힘을 내어 아름다운 영강을 따라 문경시(구. 점촌) 방향으로 내려 갑니다.
* 가는 곳, 보는 곳마다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네요.
(사진에서 자주 보던 곳 아닌가? ㅎㅎ)
좋은 경치에, 청정한 지역을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라이딩하니 이런 행복이 어디 있고 천국이 어디 따로 있겠습니까?
* 점촌역과 용궁역을 연결하는 경북선 영강철교를 지나,
* 다시 싱그러운 문경시 점촌역 앞 영신숲 강변길을 달립니다.
이제는 서울이나 시골이나 수변공원이 잘 조성되어 여가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이네요.
* 문경시(구. 점촌)와 백두대간의 문경새재를 뒤로 한채,
* 14:15, 전면에 태봉숲이 보일 즈음, 이제 상주땅에 접어 들게 됩니다.
* 상주시 함창읍, 영강 강가에 위치한 태봉숲.
우리 선조들은 왜 영강 습지를 마주하고 있는 강변에 푸른 소나무 숲을 가꾸었을까요?
제 머리로는 풀수 없는 선조들의 지혜같습니다. ㅎㅎ
* 영강을 따라 다시 먼 길을 떠납니다. 태봉숲에서 낙동강까지는 아직도 약 20km 거리.
* 산은 갈라지고 물은 서로 만난다더니 드디어 낙동강을 만났습니다.
15:00, 영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상주시 함창읍 퇴강리에 도착.
퇴강리라?? 영강이 물러나고 낙동강을 만난다는 뜻일겁니다. ㅎㅎ
* 옛 퇴강진 나루터에 서있는 "낙동강 칠백리" 입석.
낙동강의 발원지인 태백 황지에 "낙동강 천삼백리" 입석이 서있는데 이곳은 강 전체의 중간쯤 되니 낙동강 칠백리가 시작됩니다.
* 태봉숲에서 10.2km를 달려 이곳까지 왔고 앞으로 15.4km를 더 가면 상주보. 16.4km를 더 가면 낙단보.
* 또 하나의 인증부스가 있는 상풍교(상주와 풍양을 잇는 다리)에 도착.
* 상풍교 앞 인증부스에서 물을 마시며 바닥 난 체력을 보충합니다.
아, 이 저질 체력으로 오늘은 어디까지 가야한단 말인가! 상주보 아니 낙단보??
* 곧게 뻗은 길이 더욱 힘들게 하네요.
앞으로 험악한 경천대 고개를 넘어야 하는 공식코스가 기다리고 있는데 상풍교를 건너는 편안한 우회도로로 갈것인지 또 갈등, 고민의 연속.
"아니다, 공식코스로 가자. 기록경기도 아닌데 우회길로 간들 얼마나 편안하고 얼마나 시간을 단축할것 인가!" "가자, 가~자!"
* 지루한 제방길이 끝나면 낙동강이 휘도는 우측 절벽에 아름다운 경천대가 나타나지요.
(경천대 방문은 다음 기회로 --- .ㅎㅎ)
* 쾍! 끌바하기에도 버거운 경천대 고갯길.
이런 코스를 자전거길이라고 지정해 놓았으니 --- . 헐!
* 경천대 고개를 오르며 방금 지나온 좌측의 강변 제방길을 내려다 봅니다.
"곧게 뻗은 제방길은 지겨워~. ㅎㅎ!"
* 16:26, 경천대관광지에 있는 고개를 2개나 넘는 고행끝에 드디어 상주 자전거박물관에 도착.
이때 중년의 부부를 만났는데 먼길을 달려온 나그네를 위로할 참인지 자꾸 물어 봅니다.
"어디서 왔느냐, 며칠 걸렸느냐, 어디까지 갈 참이냐, 힘들지 않느냐, 오늘은 어디서 잘거냐, 정말 존경스럽다" 등등
* 문경에서 산 사과를 씹으며 허기를 달랜 후 다시 출발하니 곧 경천섬에 도착.
상주보 바로 위에 있는 경천섬은 낙동강 정비사업때 인공으로 만든 섬이라는데 경관이 볼만 합니다. 멋져요!
* 경천섬 앞에 있는 도남서원(道南書院)을 잠시 둘러 본 후,
* 17:00, 상주보에 무사히 도착!
일단 목표지점까지 왔지만 내일 갈 길이 머니 오늘 조금만 더 가다 잠자리를 찾아야 할것 같습니다. ㅎㅎ
* 다시 작은 고개를 3개나 넘는 투혼을 발휘하면서 1시간 정도 달리니,
* 멀리 의성과 낙동을 연결하는 중동교가 보입니다.
저녁 6시가 다 된 무렵에 고개를 내려오니 "삼거리 매점".
매점에서 음료수를 구입하며 할아버지에게 숙박처를 물어보니 엄중한 음성으로 "자전거 민박"을 소개해 주시네요.
이 이상 잘 해주는 민박집은 어디에도 없다는 겁니다. 고마워요. 할아버지!
* 잠시후 픽업하러 온 아주머니와 함께 민박집을 찾으니 매점에서 약 1km 정도의 가까운 거리.
민박집이 있는 마을로 들어서니 소가 우렁차게 아주 심상치않게 괴성을 질러 댑니다. 발정 났나?
"아주머니, 소가 왜 이리 울어 댑니까?" " 밥 빨리 달라는 소리예요. 조금 늦게 줘도 난리납니다." ㅎㅎ
져녁 8시경, 저녁 밥상을 대하고 보니 입이 쩍! 쇠뼈국물에 조기, 갖가지 반찬이 진수성찬.
소개하자면 "자전거 민박"(010-8587-1414, 054-535-9789), 경북 상주시 중동면 신암2길 90-9. 숙박과 2식 포함 30,000원
* 걱정속에 하루 묵게 된 민박집은 자상하고 음식도 최고 수준이었는데 뜻밖에 귀한 여행객들을 만날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그들은 싸이클로 국토일주를 하는 노부부(60대 후반의 할머니와 70대 초반의 할아버지)와 걸어서 전국일주를 하는 60대 중반의 남성이셨는데요.
함께 저녁을 들며 막걸리를 마시며 소중한 경험담을 나누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오늘 주파한 충주 수안보 ~ 상주 중동교까지 108km 구간중 수안보~상풍교까지의 일부 도면인데요.
중동교까지 갔으니 도면보다 오른쪽으로 20km 정도 더 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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