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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삼남길(8) --- 제9길 진위고을길(맑음터공원~원균장군 묘)을 걷다.강바람의 둘레길,옛길 걷기 2019. 10. 19. 22:26
2019.10/17(목), 경기 삼남길 제9길 진위고을길(맑음터공원~원균장군 묘), 10길 소사원길(원균장군 묘~안성천교)을 걸었습니다.
당초 계획은 오늘 제9길만 걸을 예정이었으나 출발지까지 오가는데 시간이 너무나 많이 들기에 다소 무리지만 과감하게 하루에 주파하여 경기 삼남길의 모든 길을 마친겁니다.
제9길은 오산 맑음터공원에서 시작하였지만 곧이어 평택땅을 밟게 되었는데 처음 걷는 길이다보니 낯설지만 옛길을 걷는 보람과 재미에 무척 즐거웠습니다.
요즘 평택은 신도시, 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천지가 개벽할 정도의 발전상을 보여주고 있지만 평화스러운 농촌풍경이 점차 사라지는 과도기적 모습을 보여 주더군요.
진작 삼남길을 걸었으면 조금이라도 농촌풍경을 더 즐겼을텐데 아쉬운 생각도 많이 들수밖에 없었습니다.
진위천을 끼고 있는 진위면은 한 세기전만 해도 평택의 중심지였다고 하지요.
물과 농사처가 풍부하고 삼남길이 지나가니 진위면은 관아가 있고 향고가 위치한 큰 마을이었습니다.
일제때 경부선 철도가 놓이며 평택역이 생기고 그 앞으로 국도1호선을 닦으면서 평택의 중심지는 진위에서 평택역 쪽으로 옮겨 갔다고 하네요.
또하나 평택은 넓은 농경지에서 쌀을 많이 재배했지만 배산지로 더욱 유명했더군요.
일제때 구릉지마다 일군 배밭이 지금도 장관을 이루니 무척 놀라운 일이네요.
그 유명한 배밭도 신도시, 산업공단이 조성되면서 점차 사라지고 있어 보는 이를 안타깝게 합니다.
평택을 여행하면서 많은걸 배우고 느낀 하루였습니다.
* 집에서 출발하여 장장 3시간이나 걸려 오산땅에 도착!
오산천 둔치엔 아침 일찍 산책나왔거나 출근하는 사람들로 붐비네요.
* 08:00 오산 맑음터공원에서 제9길 진위고을길 출~발!
* 삼남길 안내판.
* 오늘 걸을 제9길은 맑음터공원~진위면사무소~진위향교~흰치고개 쉼터~원균장군 묘까지 약 18.4km.
1차 목표지인 맑음터공원에서 진위향교까지는 약 8km거리.
* 맑음터공원은 예전 쓰레기매립장이었던 곳에 공원을 조성하여 각광을 받고 있는 오산의 명소.
* 맑음터공원을 지나니 눈앞에 펼쳐지는 평택 야막리벌.
이제 오산땅을 벗어나 평택시 진위면으로 접어 듭니다.
* 예전에는 야막리 비닐하우스에서 채소를 다량으로 재배, 공급하여 '수도권 채소 1번지, 야막리'라는 명성을 얻은 적도 있지만 지금은 몹시 쇠퇴한 실정.
* 야막리마을을 지나,
* 경부선 야막고가교를 건너가니,
* 첫 목표지인 진위향교는 도로(국도 1호, 경기대로)를 건너 동남쪽 방향.
* 길을 찾지 못해 잠시 진위2산업단지 안을 헤매다가,
* 반갑네요! 드디어 가곡4리에서 삼남길표지판 발견.
* 농가와 아파트, 공장이 혼재되어 어수선한 가곡리 풍경.
* 가곡3리 옛길을 걸어 언덕을 넘으면,
* 금년엔 어딜가나 감이 풍년!
* 넓은 들녘엔 대부분 벼수확이 끝난 상태.
삼남길은 앞에 보이는 산의 잘록한 고갯길을 넘어 진위향교로 이어 집니다.
* 지방도로를 건너 가곡1리마을을 찾아 갑니다.
이곳에서 진위향교까지는 약 2.5km로 얼마남지 않았네요.ㅎㅎ
* 마을길엔 멋진 느티나무가 있어 운치를 더하네요.
낮으막한 야산과 넓은 농토를 가진 평택의 전형적인 농촌풍경 같아 정겹습니다.
* 가야곡(伽倻谷)으로 불리우는 가곡1리마을은 경주이씨 상서공파 집성촌으로 백사 이항복 이후 조선 최고의 명문가였다고.
일제때에는 신민회를 중심으로 애국계몽운동을 전개하였고 일제가 국권을 강탈하자 이회영,이시영 등 6형제는 재산을 모두 정리하고 만주로 망명하여 신흥무관학교를 세우고 독립운동에 헌신하며 풍찬노숙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해방후 6형제중 유일하게 살아서 환국한 이시영은 초대 부통령에 취임한바가 있지요.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모범, 경주이씨 6형제네요.
감사합니다.
* 마을 뒷편 산자락엔 진위면사무소 방향의 옛길이 있는데 양편으로 배밭이 장관이네요.
* 배 수확은 이미 끝났지만 사과는 익어 가는중!
* 오랜만에 보는 아름다운 배밭 풍경입니다.
* 저 앞의 우사를 지나 고개를 넘어서면 진위면사무소 소재지가 나옵니다.
* 점심이 아직 이른데 송아지들이 밥 달라고 아우성을 치네요.ㅎㅎ
* 이 고갯길이 옛날 민초들이 넘나들던 삼남길이 맞나요?
* 희미한 고갯길이 삼남길이라니 웬지 아련한 생각에 가슴이 저며 오네요.
* 고갯길을 넘어서니 나타나는 진위면 봉남리.
* 아들은 깨를 털고 모친과 처는 안타깝게 지켜보는 정감어린 풍경입니다.ㅎㅎ
* 무봉산 남쪽 자락에 위치하여 전원주택지로 탈바꿈중인 봉남리마을.
느티나무 아래 이름있던 샘터는 물이 마르고 강산이 수없이 바뀌네요.
* 드디어 진위면의 중심지에 도착.
* 진위초교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진위면(振威面)행정복지센터.
* 이곳은 원래 평택의 중심지로서 예전 객사가 있었던 진위현 관아터(평택시 진위면 봉남리).
경부선 평택역을 중심으로 근대도시가 발달하고 군청도 옮겨가면서 번성하던 진위는 면소재지로 쇄락한 상태.
* 과거 삼남길의 요지로 많은 민초들이 오갔던 관아터 남쪽 가로변은 읍내장과 주막거리로 번창했었다는 옛 얘기.
"아, 어즈버 태평년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 진위면에서 동쪽으로 조금 떨어져 있는 진위향교(振威鄕校).
1398년에 창건되었다가 병자호란때 소실된적도 있으며 1644년에 대성전을 중수하면서 제 면모를 갖추었다고.
* 대성전에는 공자를 비롯한 27명의 성현의 위패를 모시고 있으며 매년 봄,가을에 석전제(釋奠祭)를 올리고 있다고.
* 남쪽으로 진위천과 넓은 장안들을 품고 있는 진위향고는 풍수지리가 뛰어나기로 으뜸.
* 아침 일찍 맑음터공원에서 약 8km를 걸어 진위향교에 도착하여 스탬프를 날인하는 모습.
길 찾으며 헤매다 보니 시간당 4km 걷기도 버겁네요.ㅎㅎ
* 진위천을 바라보며 다시 힘차게 길을 출발합니다.
평택에는 진위천 외에도 안성천, 오산천, 황구지천 등의 하천이 드넓은 평지를 골고루 적셔주니 평택은 정말 비옥하고 살기 좋은 지역이네요.
* 평택에는 크고작은 하천들이 많아 일찍부터 해상교통이 발달한 지역으로 군문포, 신왕나루, 토진포, 웅포, 신포 등이 대표적 나루터입니다.
* 삼남길은 진위천 뚝방을 따라 걷게 되는데요.
진위향교에서 제2목표지인 부락산쉼터까지는 약 4.5km.
* 길은 '건는들'을 횡단하여 마산리를 거쳐 앞에 보이는 산을 넘게 되는데요.
* 마산4리마을로 넘어가는 고갯길에는,
* 예전부터 고달픈 길손들이 꼭 애용했을 느티나무 아래 쉼터.
간소한 점심을 들며 생각하니 오늘 좀 무리를 해서라도 삼남길 제9길, 10길 총 34km을 완주해야 겠다는 결심이 서네요.ㅎㅎ
* 마산4리 앞은 진위산업단지 조성공사로 어수선.
* 간신히 길을 찾아 안골마을 앞 317번 지방도로를 건너면,
* 도로를 건너 접어든 이곳은 산아래 마산2리 수촌마을.
이곳에서 부락산쉼터까지는 약 3km.
* 마을를 지나 산밑에 서니 아뿔사!
갑자기 길이 끊기고 앞도 잘 보이지 않으니 식은 땀이 날 지경.ㅎㅎ
* 우와, 산이 점점 깊어지니 으시시한게 수렁으로 빠져드는 기분이네요.
이거 삼남길 맞아?
* 왜 삼남길을 이런 위험한 산속으로 내었는지 원망을 할 즈음,
* 30여분 만에 간신히 탈출하여 생태통로로 무사히 하산.
317변 도로를 따라 걸었으면 금방이었을텐데 위험한 산길을 걸으니 등골이 오싹합니다.ㅎㅎ
* 반가워요. 부락산쉼터(흰치고개) 1.6km.
* 잠시 도로를 따라 내려오니 좌측으로 동막마을(평택시 지산동).
이 마을의 땅 밑으로 수서, 지제간 SRT 열차가 지나간다고.
* 지산4거리에서 길을 건너 서쪽으로 조금 걸으면,
* 남쪽으로 길이 꺾이며 부락산에 있는 흰치고개로 올라가는 길이 보이지요.
* 흰치고개 오르는 길에 있는 텃골쉼터.
* 또다시 으시시한 산길이 아니기를 기도하니 뜻밖에도 깔끔하게 잘 정비되어 안심이 됩니다.ㅎㅎ
* 드디어 흰치고개가 눈 앞에!!
* 고갯마루에 있는 부락산(흰치고개)쉼터.
지금은 부드러운 고갯길이지만 예전에는 평택에서 가장 험한 고개였다고 하는데 그래서 고개 너머에 있던 '감주거리주막'은 지친 민초들이 쉬어가던 곳으로 유명했다는 옛 얘기.
* 흰치고개를 넘어 마을로 내려서는 길이 옛길일텐데 삼남길은 동쪽의 능선길로 표시해 놓았네요.
이 길은 평택시민들이 즐겨 찾는 부락산(149m),덕암산(163m) 둘레길로 아름다운 산길을 체험해 보라는 의미같습니다.ㅎㅎ
이곳에서 원균장군 묘까지는 약 3.6km.
* 숲길에 설치한 안내판에 맹사성의 공당문답에 관한 재미있는 글이 있네요.
『조선 초 명재상 맹사성이 비를 만나 백현원에서 잠시 묵었을때 그를 알아보지 못한 젊은 선비가 공당문답을 하자고 하였습니다.
맹사성이 "무슨 일로 한양가는공?" 하니 선비가 "과거시험 보러 간당."이라고 답했고, 이에 맹사성이 "그러면 내가 좀 도와줄공?"이라 묻자, 맹사성의 남루한 행색을 본 선비는 "아니꼽당."하고 면박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과거급제 후 좌의정 맹사성이 다시 그 선비에게 "어떠한공?"하였더니 선비가 크게 부끄러워하며 "죽고 싶당." 하였다고 합니다.』
* 생태통로를 건너 한참을 걸으니 남쪽으로 원균장군 묘소로 가는 길이 나타나네요,
* 신도시급아파트와 큰 규모의 건물이 있는 저곳은 대체 어디인가요?
송탄신도시와 쌍용자동차공장?
* 1시간여 산길을 걸어 내려서니 도일동 내리마을 초입.
* 드디어 원균장군 묘소 앞에서 잊지않고 스템프 날인 완료!
* 원균장군(元均將軍, 1540~1597)은 임진왜란때 경상우도 수군절도사로서 옥포해전, 합포해전, 적진포해전 등에서 큰 승리를 거둔 명장.
1597년(선조 30) 칠천량해전에서 전사하였으며 선조 36년 권율, 이순신과 함께 서무1등 공신에 추록되었습니다.
* 묘소에서 바라본 도일동 내리마을 전경.
쉴세없이 5시간만에 9길 18.4km를 완주하였으니 남은 시간동안 10길도 걸어 모두 끝마치기로 굳게 결심!!
* 내리저수지에서 바라본 원균장군 묘소.
원장군에 대한 불미스러운 얘기는 더이상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그는 우리의 영웅임이 틀림없습니다.
이상 제9길을 마치고 계속해서 제10길을 이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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