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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흥국사와 덕흥대원군 묘역 답사기강바람의 유적답사 2020. 12. 13. 15:53
눈이 내리고 날씨도 제법 추웠던 날, 수락산 남쪽 자락에 위치한 흥국사(興國寺)를 찾았습니다.
흥국사는 덕절(德寺), 수락사(水落寺), 흥덕사(興德寺)로 불리던 고찰인데 오랜만에 찾으니 몰라볼 정도로 청정도량이 되어 있네요.
덕흥대원군(德興大院君)의 묘를 흥국사 남쪽에 쓰면서 선조가 부친의 명복과 극락왕생을 빌고자 흥국사를 크게 중수한 역사가 있는데요.
1568년(선조 1), 선조가 이 절에 덕흥대원군의 원당(願堂)을 짓고 편액을 하사하여 흥덕사로 개칭하였는데 민간에서 덕절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 원당 때문이었다고
이후 1626년(인조 4) 다시 흥국사(興國寺)로 절 이름이 바뀝니다.
이 절은 덕흥대원군을 모신 이래 왕가에서 편액을 내리고 중수, 중건을 몇차례 실시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였던 사찰로 유명합니다.
흥국사 앞, 남쪽에 있는 덕흥대원군(德興大院君) 묘소!
흔히 덕릉(德陵)이라고 불리던 묘역에 들어서면 아래위에 2기의 묘가 있는데 윗쪽은 선조의 생부인 덕흥대원군 이초의 묘이고 아래는 덕흥대원군의 장남인 하원군의 묘.
덕흥대원군은 중종의 제7남으로 창빈 안씨의 소생인데 1530년(중종 25)에 태어나 3남 하성군이 왕위에 즉위하기 전인 1559년(명종 14), 30세에 별세.
명종은 중종의 적자이고 덕흥대원군은 서자였으나 1567년 명종이 후사없이 별세하자 그의 3남인 하성군(河城君) 이균(李均)이 즉위하였는데 바로 조선 제14대 선조입니다.
덕흥대원군은 덕흥군(德興君)에서 조선 최초의 대원군으로 추존되었는데 이후 정원대원군(인조의 생부), 전계대원군(철종의 생부), 흥선대원군(고종의 생부)이 탄생했습니다.
* 덧붙이는 글
고양시 북한산 앞에도 흥국사가 있는데 기억으로는 모양이 서로 흡사합니다.
남양주 흥국사는 선조의 생부 덕흥대원군의 원당으로 지정되었고, 고양의 흥국사는 영조가 모친 숙빈최씨의 소령원을 오가며 들렸던 절이었으니 둘다 왕가의 특별한 관심과 지원을 받은 역사가 있지요.
그래서 나라와 큰 인연이 있어 절 이름도 흥국사(興國寺)가 된것 같습니다.
선조는 여러 차례 생부인 덕흥대원군을 왕으로 추존하려 하였으나 삼사(三司)의 반대로 실패하였는데요.
삼사는 선조가 덕흥군의 아들이 아닌 명종의 양자로 들여 즉위하였음을 이유로 들어 덕흥군의 추존을 반대하였습니다.
조선 왕조 최초의 대군 출신이 아닌 방계 출신이 왕이 되었으니 내면의 저항이 매우 컷던것 같습니다.
1569년(선조 2), 중국의 고사에 따라 생부 덕흥군을 추숭하여 덕흥대원군으로, 생모 하동군부인은 하동부대부인(河東府大夫人)으로 추존합니다.
아무튼 선조는 생부가 요절하며 자신이 왕위에 즉위하는걸 보지 못한걸 몹시 아쉬워 하였으며, 후궁 출신의 서자로 왕위에 오른 콤플렉스도 무척 컷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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