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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가 날개를 펴고 있는듯한 단산오름과 대정향교.강바람의 국내여행 2021. 11. 28. 10:03
추사유배지 답사후 단산오름과 대정향교를 찾아 갑니다.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3121번지에 위치한 단산오름은 부드러운 여느 오름과 달리 암봉이 옹골 차고 다소 기이한 모습.
높이 158m, 비고 113m인 단산오름은 큰 박쥐가 날개를 편 모습같기도 하고 대바구니 모양을 연상시킨다고도 하여 단산(簞山, 바굼지오름)이라고 했다고.
비록 높지는 않지만 사방이 트여 한라산을 비롯하여 남쪽으로는 마라도, 가파도가 있는 푸른 바다를 바라보고 북쪽으로는 마늘밭이 드넓은 대정읍을 바라보고 있지요.
단산은 추사유배길 1코스인 집념의 길에도 포함되어 탐방객이 많은 찾는 오름입니다.
단산오름 남쪽 기슭에 있는 대정향교는 조선 세종 2년(1420)에 설립된 향교로 제주 유형문화재 제4호.
처음에는 대정현 성안에 세웠으나 효종 4년(1653) 지금의 위치로 옮겼으며 현재 명륜당, 대성전, 동재, 서재, 대성문 등이 잘 남아 있습니다.
육지의 향교건축과는 다소 이질적이나 장식이 검소하고 단청을 하지않아 전체적으로 무척 간결한 느낌을 줍니다.
대정향교는 추사 김정희와도 관련이 깊은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추사는 이곳에서 유생들을 가르치기도 했고 동재에 걸린 '의문당(疑問堂)' 현판을 쓰기도 했다고 하며,
그가 '세한도(歲寒圖)'를 그릴때는 명륜당 위에 있는 소나무를 모델로 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 집니다.
큰 박쥐가 날개를 펴고 있는듯한 모습의 단산오름을 찾아 갑니다.
마늘밭 길가에 있는 동자석이 앉아 있는 방사탑(防邪塔).
며칠전 용수리 해안에서도 보았는데 마을의 허한 방위로 재앙이 들어오는걸 막기 위해 세웠다고 합니다.
최근 도로가 잘 정비된 단산사 앞 언덕.
앗, 단산오름 탐방로가 바뀌었네요.
6년전 방문때에는 북쪽 사면을 따라 급경사 계단으로 올랐었는데 사유지가 있어 능선길로 변경되었다는 내용.
변경된 단산오름 코스의 입구는 단산사 앞.
여느 오름과 달리 특이한 모습의 암반으로 덮혀 있는 단산오름길.
며칠동안 계속 흙길의 오름만 오르다가 바위길 오름을 대하니 낯설기만.ㅎㅎ
오르면서 바라본 조망도 실로 대단!
전면의 드넓은 땅은 예전 태평양전쟁 당시의 알뜨르비행장터와 그 뒤로 송악산.
서쪽으로 모슬포항 옆의 모슬봉(180m).
최근 주택들이 많이 들어서 5년전 방문했을때 하고는 전혀 다른 모습의 사계리.
오름길에서 동쪽으로 바라보이는 산방산.
북쪽의 대정읍 방향으로는 깎아지른 절벽.
아찔한 정상을 바라보며 경사길을 오르려니,
짙은 숲길을 지나면 대숲길인데 경사가 만만치 않네요.
위리안치 형을 받은 추사가 집을 벗어나 대정향교에 출입했다고 하니 이 험한 단산오름에도 올랐을까요?
드디어 단산오름의 정상(해발 158m)에 도착!
분화구가 보이지 않는걸로 보아 태생 자체가 여느 오름과 다른가 봅니다.
정상에 앉아 잠시 동안 깊은 멍에 빠지기도.ㅎㅎ
남쪽으로 바라보이는 형제섬과 사계리 해안.
북쪽으로 대정읍의 드넓은 평원.
오호, 동쪽으로 한라산까지~~!!
편안한 대정읍 전경.
오름 절벽 아래의 푸른 빛은 모두 마늘밭인데 예술가의 조각작품을 방불!
시원한 산방산과 남쪽 바다를 실컷 즐긴 후 하산길.
단산오름을 내려와서는 대정향교를 방문.
처음에는 대정현 성안에 세웠으나 효종 4년(1653) 지금의 위치로 옮겼으며 현재 명륜당, 대성전, 동재, 서재, 대성문 등이 잘 남아 있는 대정향교.
향고의 동재와 소나무는 세한도와 흡사.
대정향교에는 노거수가 많다 보니 추사가 '세한도(歲寒圖)'를 그릴때는 명륜당 위에 있는 소나무를 모델로 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 집니다.
대정향교의 대성전.
대성전 옆의 팽나무 고목은 완전 보물급.
멋지고 늠름한 모습이 대정향교의 오랜 역사를 웅변해 주네요.
추사 김정희의 체취가 남아 있고 잘 보존된 대정향교.
대정향교 옆에 있는 세미물.
단산오름에서 흘러내리는 물인데 옛부터 마을 주민들의 식수원으로 사용되었지요.
3단으로 나누어져 있는걸 보면 각각의 용도를 구분한 선인들의 지혜가 느껴집니다.
세미물은 추사가 차를 끓일때 애용하던 물이라고 하며 유배에서 풀려난 후에도 석천(石泉)의 물소리가 그립다고 할 정도로 물맛이 좋았다고 합니다.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3121번지에 위치한 단산오름, 사계리 3126-1번지에 위치한 대정향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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