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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복동을 찾아 태백 구문소(求門沼) 탐방강바람의 국내여행 2023. 7. 3. 07:18
태백시 동점동에 있는 구문소(求門沼)를 탐방하였습니다.
황지를 떠난 물은 황지천을 따라 약 13km를 흐르다가 철암천과 만나기 직전, 험난한 바위굴을 뚫고 못을 만들었는데요.
강물이 산을 넘는 신비스럽기 이를데없는 이곳이 바로 구문소이며 구멍(굴)이 있는 못이라는 뜻입니다.
일찌기 구문소는 세종실록지리지, 대동여지도 등의 문헌에는 천천(穿川)으로 표기되고 낙동강의 근원지로 기록되어 있는데 천천은 구멍뚫린 개울이라는 뜻이지요.
1억5천만년 전에 낙동강 물길이 석회암 바위굴을 뚫고 못을 만들었으니 우리나라에서는 유일무이한 강물터널입니다.
강물이 산을 뚫고 지나가며 큰 석문을 만들고 그 아래 깊은 물웅덩이가 생겼으니 이보다 더 신비한 일이 어디있을까요!
특히 더 주목되는 이유는 구문소 일대가 천연기념물 제 417호로 전기고생대 지층 및 하식지형으로 고생대의 따뜻한 바다 환경에서 퇴적된 지층이 널리 분포된 지역입니다.
정감록에 의하면
"낙동강의 최상류에 올라가면 더이상 길이 없어 갈수 없는 곳에 커다란 석문이 나온다. 그 석문은 자시에 열리고 축시에 닫히는데 그 속으로 들어가면 사시사철 꽃이 피고 흉년이 없으며 병화가 없고 삼재가 들지않는 오복동이란 이상향이 나온다"라고 하였으니 바로 구문소를 이르는 내용입니다.
불과 1세기 전만해도 우리 선인들은 물길이 나있는 석문을 지나면 이상향의 세계가 있는걸로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구문소가 워낙 신비스런 모습이니 몇가지 전설이 전해지고 있는데요.
안동 영호루(映湖樓)를 지을때 대들보로 쓰려고 두문동재에서 구한 큰 싸리나무를 물길로 운반하던중 이곳 암벽을 때려 굴이 생겼다는 전설,
태백에 큰 물난리가 나자 고대 중국 우(禹)왕이 칼로 석벽을 잘라 구멍을 만들었다는 전설,
마지막으로 황지천의 백룡과 철암천의 청룡이 오랜 세력다툼 끝에 백룡이 꾀를 내어 암벽에 구멍을 내고 기습하여 청룡을 제압하였다는 전설입니다.
구문소는 세월이 흐르며 주변의 모습을 많이 변형시켜 아쉬움도 큰데요.
일제가 1937년 장성광산에서 캔 무연탄을 운반하기 위해 이곳 암벽에 굴을 뚫고 길을 내었으며 근래 구문소 좌우에 콘크리트 옹벽을 보강하여 도로와 주차장으로 사용함은 유감입니다.
신기한 천연동굴 옆에 구문소와 조화도 않되고 보기싫은 콘크리트옹벽은 어쩌지요?
1999년 동점터널을 뚫어 새길이 나면서 예전의 굴은 기능이 축소되었으므로 인공옹벽을 헐어내고 도보용 테크만 설치하여도 멋드러진 옛 모습으로 복원될것 같습니다.
그런 날이 조속 도래하기를 기대합니다.
구불구불 황지천을 따라 구문소를 찾아 갑니다.
구문소 주변 위치도.
자연 석벽에 구멍을 내어 흐르는 황지천과 구문소, 그 옆으로 인공터널과 동점터널이 보입니다.
황지천의 물길이 바위를 뚫고 나와 만든 구문소.
강물이 산을 뚫고 지나가며 큰 돌문을 만들고 그 아래 깊은 물웅덩이가 생겼으니 이보다 더 신비한 일이 어디있을까요!
오른쪽에 물길이 지나는 자연동굴과 구문소가 있고, 왼쪽엔 일제때 뚫은 인공동굴이 보입니다.
일제때 바위를 뜷고 길을 내면서 구문소 곁에 석축을 쌓았고 근래 콘크리트 옹벽으로 보강한 모습이 보기에 좋지 않네요.
옛 모습은 어떠했을지 상상해 봅니다.
황지천 물길이 석회암 석벽을 뚫어 자연동굴을 만들 모습.
이 석문을 자개문(子開門)이라고 하지요.
신비한 모습의 구문소 물구멍.
일찌기 구문소는 세종실록지리지, 대동여지도 등의 문헌에는 천천(穿川)으로 표기되고 낙동강의 근원지로 기록되어 있는데 천천은 구멍뚫린 개울이라는 뜻이지요.
구문소의 자연동굴 속 석벽에 새겨져 있는 '오복동천자개문(五福洞天子開門)' 각자.
이상향인 오복동(五福洞)에 들어가는 자시(子時, 23시~01시)에 열리는 문이라는 뜻인데요.
이는 정감록의 내용을 함축한 글이라고 볼수 있는데 우리 선조들은 저 구문소 터널을 지나면 피안의 세계가 나타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 글자들은 1988년 태백의 향토사학자 김강산 선생이 새겼다고 하네요.
구문소 바로 옆에 일제때 뚫은 바위굴.
근래까지 태백과 석포를 이어주는 도로 역할을 해왔지만 1999년 옆에 동점터널이 뚫리면서 기능이 줄어든 상태.
인공터널 위에 새겨진 "禹穴侔寄(우혈모기)" 각자.
고대 중국의 우왕이 홍수를 막기위해 뚫었다는 굴과 기이하게 닮았다는 뜻이라고 하는데요.
일제가 1937년 장성광산에서 캔 석탄을 운반하기 위해 이곳에 굴을 뚫고 새긴 글로 알려져 있지요.
안쪽에서 바라본 인공터널.
깎아지른 모습이 더 극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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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터널을 지나면 황지천 상류의 석회암 지대.
고생대 화석의 흔적과 물결 모습의 퇴적지형을 살필수 있는 살아있는 지구과학교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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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소, 자개문, 용소, 삼형제폭포, 닭벼슬바위 등 절경을 자랑하는 석회암 계곡.
여름철에는 많은 물이 흐르면서 계곡의 폭포가 장관을 이루지만 지금은 차분한 모습.
권만(權萬, 1688~1749) 선생이 지은 천천(穿川, 구문소) 싯귀.
구문소의 안쪽 모습.
안에서 보면 좁디좁은 자연동굴로 물이 빨려 들어가는 모습이니 너무나 신기하고 놀란만한 일.ㅎㅎ
1억5천만년 전에 낙동강 물길이 석회암 바위절벽을 뚫고 못을 만들었으니 우리나라에서는 유일무이한 강물터널이요 참으로 기이하고 신비스런 모습이네요.
실제로 백룡이 살것만 같은 자연동굴, 자개문.
병화와 삼재가 잦던 옛날에 백성들이 실제로 이 굴을 통해 이상향을 찾아 나섰을까요?
불과 1세기 전만해도 우리 선인들은 물길이 나있는 석문을 지나면 이상향의 세계가 있는걸로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약 30m의 자연터널을 지난 황지천 물은 구문소에 고였다가 철암천과 합류하여 낙동강 본류를 이룹니다.
석벽 위에 있는 자개루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대자연의 신비를 새삼 느껴봅니다.'강바람의 국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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