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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 탐구 (4) --- 서울둘레길(Seoul Trail, 사당역~서울대학교 앞~석수역)을 걷다강바람의 산행일기 2013. 9. 11. 11:35
관악산 집중탐구 4번째 이야기.
2013. 9/9(월) 관악산, 삼성산 자락의 서울둘레길을 완주하였습니다.
서울의 외곽선(북한산, 용마산, 관악산, 봉산)을 잇는 서울둘레길은 서울 바깥쪽을 따라 걸으며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하고 생태를 배우는 탐방로로 근래 조성되었지요.
오늘 걸은 사당역~서울대학교 앞~석수역까지는 자료상으로는 13.5km.
주택지 뒷편의 산자락을 따라 조성된 서울둘레길은 예상보다 너무나 멋지고 포근해서 걷는 내내 황홀경의 연속이었습니다.
특히 전 구간이 처음 밟는 초행길이니 그 기쁨은 이루 말할수 없더군요.
날씨가 좋지 않아 다소의 아쉬움도 있었지만 처음 밟아보는 서울둘레길, 사진으로 간략히 소개드립니다.
* 어제 가평 연인산 등정에 이어 오늘 비장한 각오로 서울둘레길의 관악산, 삼성산 구간을 밟으려 합니다.
사당역 4번 출구를 나오니 오전 10시.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 사당역에서 1.3km 걸어 관악산 자락에 도착하면 고찰 관음사(觀音寺)가 나타나지요. 본격적으로 둘레길 걷기는 관음사에서 시작합니다.
* 오늘 걸을 구간은 사당역~서울대학교 앞~석수역까지 총 13.5km.
서울 관악구에서 시작하여 관악산과 삼성산 자락의 금천구와 경기도 안양시 경계까지 걷는 코스이지요.
* 관음사를 지나 서울둘레길에 접어드니 주택지와 평균 100m 정도 떨어진 산자락을 걷게 되는데요.
생각보다 길이 잘 조성되어 있고 평탄하여 콧노래를 부르며 걷기에 아주 좋았습니다.
* 사당역에서 2.45km 떨어진 이곳은 신비한 바위가 있는 무당골.
옛날부터 바위 아래에 불을 피워놓고 굿을 하던 장소였는데 설명문과 함께 잘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 둘레길을 걷는 시민과 동네 사람들이 편하게 책을 읽을수 있도록 한 쉼터도서함.
* 둘레길을 걸으려니 옛날 관악산에서 하산하면서 우연히 보았던 봉천동 마애불이 생각납니다.
기억을 더듬어 주민들에게 물어보니 약 20분 정도 산으로 올라가야 한다네요. 고심 끝에 둘레길을 벗어나 마애불을 보려 산으로 오릅니다.
* 드디어 사당능선에 가까울 무렵, 봉천동 마애불에 도착!
상봉약수터 아래로 오른쪽 수직 암벽에 조선 중기때 조성한 마애불이 숨겨져 있지요.
지금부터 약 40년전 총각때 관악산에서 하산하다가 우연히 마애불을 본적이 있었는데 명이 길다보니 다시 부처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 봉천동마애불의 우아한 모습.
연꽃대좌위에 앉아 연꽃봉오리를 든 불좌상인데 얼굴은 온화하고 풍만한 모습을 하고 있어 마음마져 푸근합니다.
불상 옆에 명문(銘文)이 있어 1630년(인조 8)에 조성되었고 미륵불이란걸 알수 있지요.
* 하산하며 서쪽을 보니 오늘 넘어야 할 돌산과 호암산 능선이 바라 보이네요. 쉽지 않아 보입니다. ㅎㅎ
* 다시 둘레길로 내려와 낙성대 방향으로 걸어 갑니다.
마애불까지 왕복하니 약 2km에 50분 가량 소요되었네요. 속도를 좀 내야 하겠어요. ㅎㅎ
* 낙성대 조금 못미쳐에 있는 전망대. 산자락을 걷다보니 전망대가 귀합니다.
* 드디어 2시간만에 고려 강감찬장군의 출생지인 낙성대(落星臺)에 도착!
강감찬장군이 태어날때 별이 떨어지며 방으로 들어가 낙성대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 낙성대에서 40만 거란족을 물리치며 나라를 구한 강감찬장군의 넋을 기려봅니다.
* 낙성대 옆으로 터널공사중인 강남순환 도시고속도로 현장.
가만히 살펴보니 도시고속도로가 관악산, 삼성산 자락의 땅속으로 달리게 되어 있어 서울둘레길과 노선이 거의 일치하는것 같더군요,
* 서울대후문으로 통하는 낙성대길을 건너 서울영어마을관악캠프 옆길로 들어섭니다.
* 요소마다 둘레길 표지와 이정표가 잘 설치되어 있는 모습.
* 낙성대길을 건너 낮은 산언덕을 넘어 서울대 정문쪽으로 걸어갑니다. 늘 궁금했던 곳인데 이곳도 다정다감하게 오솔길이 잘 조성되어 있네요.
* 드디어 서울대학교 정문!
* 서울대학교 앞을 지나며 오늘 예정구간의 거리를 가름해 봅니다. 전 구간중 2/5는 주파한 것 같습니다.
* 서울대학교 정문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무너미고개 방향으로 걷다가 물레방아에서 오른쪽으로 산을 올라 갑니다.
* 장승길을 따라 걸어 호암산 방향으로 올라 가자니 배도 고프고 땀도 나고 아주 힘든 구간이네요.
* 오늘도 날이 몹시 후덥지근하여 열심히 땀을 훔칩니다.
제법 경사가 심한 곳에 연이어 목재계단이 설치되어 있으니 보통 힘든게 아니네요. ㅎㅎ
* 돌산을 향해 경사진 언덕을 오르다 보면 왼편으로 관악산과 서울대학교가 바라 보입니다. 오늘 날씨가 왜 이러지!!
* 돌산능선을 넘으면 다시 평탄한 오솔길이 나오며 그곳에서 보덕사라는 암자를 만나게 되는데요.
참으로 정갈하고 이상적인 도량같습니다. 코스모스며 가을꽃들이 마악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어 아주 싱그럽습니다.
* 관악구 신림동의 깊은 계곡을 지나면,
* 마냥 걷고 싶은 오솔길이 한없이 이어지지요. 사색하기에 아주 좋은 길 같습니다.
* 곳곳에 잘 설치되어 나그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는 둘레길 구간 표지판.
* "삼성산 성지"란 표지가 계속 보여 성곽이 있었던 성지(城址)인줄 알았더니 천주교 성지(聖地)가 둘레길 옆에 있었습니다
* 삼성산 성지에는 이 땅에 천주교를 전파하기 위해 애쓰다가 순교하신 세 분의 묘소가 있더군요.
그들은 모두 프랑스인이었는데 상복을 입고 얼굴을 가린채 포교에 힘쓰다가 1839년 기해박해때 새남터에서 순교하셨다니 참으로 애석한 일이 아닐수 없네요.
그분들의 넋을 위로해 봅니다.
* 천주교 성지를 지나 언덕을 오르며 바라본 호암산(虎巖山). 호랑이 모습을 하고 있어 붙은 이름이지요.
* 호암산 아래에 호압사(虎壓寺)라는 절이 있지요.
호압사의 창건설화는 자못 흥미롭습니다. 조선 태조가 한양으로 천도한후 궁궐을 짓는 과정에서 태조의 꿈속에 호랑이 모양의 짐승이 나타나 계속 궁궐을 무너트리고 사라졌다고 합니다. 이 말을 들은 무학대사가 호랑이 기세를 누르기 위해 호암산 아래에 절을 창건하고 호압사라고 했다는 얘기인데요.
풍수지리 사상이 대세였던 그 당시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인것 같습니다. ㅎㅎ
* 호압사 옆 능선은 서울대학교, 삼막사, 한우물, 서울둘레길이 갈라지는 교통요지.
많은 사람들이 솔밭에서 땀을 식히며 갈 코스를 확인하고 있더군요.
* 서울둘레길을 계속 걸어여 하는데 "한우물"이 보고 싶은 욕구가 용솟음칩니다.
계속 서울둘레길을 걸을것인지 아니면 한우물, 호암산성 등 이 일대의 유적지를 탐방할것인가 하는 고민에 빠졌다가 잠시 외도하기로 결정하고 말았네요.
그래서 마지막 구간 3.3km는 한우물 코스를 밟았습니다.
* 한우물에 가려면 일단 호암산 급경사길을 오르다가 서쪽으로 뻗은 능선을 타야 하지요.
* 호암산 중턱에서 안개 낀 금천구 일대를 바라봅니다. 날씨가 맑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애써 실망감을 감추어봅니다. ㅎㅎ
* 산객들에게 호소하는 글귀가 마음에 와 닿으네요. "山을 사랑하는 山人" 님을 존경합니다.
* 호암산의 험악한 바윗길을 넘으면,
* 서쪽으로 호암산성과 한우물이 위치한 산이 나타나지요. 산 모양이 철모처럼 오똑해 보입니다.
* 제일 먼저 보이는 유적은 석구상(石狗像). 돌로 만든 개라는 뜻이지요.
옛날에는 해태상으로 생각했었는데 아랫편 한우물 발굴때 석구지(石狗池)라는 돌이 나온후 석구상으로 이름을 바꿔 부르게 된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모양을 보면 개보다는 해태상에 더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며
석상이 한양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니 옛날 조선시대 한양의 화재를 막기 위해 만든 해태상으로 봐야 옳을것 같습니다.
* 드디어 금천구 시흥동 산 83번지, 산 정상부에 있는 "한우물"에 도착.
이 일대 해발 325m 능선을 다라 호암산성이 있고 그 안에 한우물이 있는 것인데 한우물은 큰우물을 뜻하지요.
옛날 우리 선조들은 안양천 일대의 넓은 평야를 수호하기 위해 철모처럼 생긴 이 산에 산성을 쌓고 큰 연못(식수용 큰 우물)까지 만들어 놓은 겁니다.
오뚝하게 생긴 바위산 정상부에 큰 연못까지 조성하며 국토를 지키기 위해 피땀 흘린 우리 선조들이 정말 대단하신것 같습니다. 일동 묵념!
* 한우물을 답사하고 석수역 방향으로 내려오자니 바위 모양이 정말 예쁩니다. 아름다운 우리나라 금수강산이예요.
* 막걸리를 한잔 한후 남쪽으로 안양 학우봉 능선을 바라보는 강바람!
이렇게 좋은 세상, 왜 작은 것에 집착하여 고뇌하는지 나 자신을 타일러 봅니다. 남은 여생, 너그러히 베풀며 이웃을 생각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 서울둘레길의 끝은 안양과 금천구의 경계 지점. 주민들이 가꾸는 주말농장의 채소밭이 아주 정겹네요.
* 오후 5시가 되어 석수역에서 전철로 귀가합니다. 교통도 좋고 경관이 너무나 아름다운 서울둘레길!
* 오늘 걸은 사당역~서울대학교 앞~석수역까지 서울둘레길은 자료상으로는 총 13.5km.
봉천동 마애불과 한우물을 보기 위해 잠시 외도하고 보니 코스가 길어져 약 16km에 7시간은 소요된것 같습니다.
날씨가 아주 맑은 날, 다시 서울둘레길을 밟고 싶네요. 너무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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