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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 탐구 (11) --- 하늘이 유독 푸른 날, 삼성산 상불암에서 찬란한 10월을 맞이하다강바람의 산행일기 2013. 10. 3. 00:35
관악산 집중탐구 11번째 이야기.
2013.10/2(수) 오전에 가을비가 내려 산행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심하였지만 오후들어 날이 개면서 맑아져 삼성산, 장군봉 자락을 실컷 헤맨 하루였습니다.
역시 가을은 산꾼들에게 파란 하늘과 시원한 바람을 선사하여 더욱 상쾌한 산행을 하게 하더군요.
정처없이 하루를 보낸 등정기를 사진과 함께 올립니다.
* 이른 아침, 서울대학교 앞을 지나자니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듯 하늘이 비구름으로 가득합니다.
* 오전에 5~10mm의 비가 내리고 오후에 갠다는 일기예보 그대로 가을비가 주절주절 내리니 마음이 혼란스럽습니다.
집으로 돌아가야 하나 아니면 강행을 해야 하나 마음이 심난합니다. 산에만 오면 왜이리 선택을 강요하는 일들이 많이 생기지요? ㅎㅎ
* 몇번의 갈등끝에 비가 내려 바위가 미끄러울 수목원능선 등정계획을 포기하고 무너미고개로 향합니다.
계획을 수정하여 미끄럽지 않은 삼성산 일대를 한바퀴 돌기 위함이지요.
* 무너미고개를 넘으면 나타나는 삼성천 상류 모습.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 일단 망월암과 상불암을 보기로 마음을 정하였으니 삼성산 방향으로 개울을 건너야 하지요.
그러나 이정표도 없고 길이 보이지 않으니 대충 짐작되는 위치로 개울을 건너 갑니다.
* 이쪽만 해도 다니는 등산객이 많지않아 길이 엉망입니다. 길인지 개울인지 분간하기도 어려운 돌 투성이 길을 힘들게 걸어 올라갑니다.
* 삼성천에서 힘들게 오르막 길을 500m쯤 걸어 올라가니 지난주에 방문했던 망월암(望月庵)이 나타납니다.
달을 염원한다는 고운 이름을 가진 망월암. 절이름 그대로 고요한채 빈 절처럼 적막감만 감도네요.
* 반갑소, 망월암 극락전!
망월사에 있는 단하나의 법당인 극락전. 일심(一心)이라고 쓰여진 석주 옆 계단을 통해 오르면 고사목과 석탑이 있고 그 뒤로 목조 형태의 극락전이 자리하고 있는데요.
사세는 그리 크지않지만 극락전의 위용은 남부럽지 않을 정도로 실로 웅대해 보입니다.
* 그런데 망월사 경내에 서있는 큰 나무에 붉은 열매가 실하게 달려있는데요. 무슨 나무의 열매인지 신기합니다.
* 망월사를 나와 상불암으로 오르던중 비를 맞으러 나온 두꺼비가 보입니다.
담배갑만한 크기인데요. 오랫만에 보는 두꺼비라 교통카드를 옆에 두고 크기를 비교해 봅니다. ㅎㅎ
* 계곡 길가에 있는 상불암 용궁각(龍宮閣).
상불암 부처님께 청정수를 올리는 샘인데 이런 형태의 샘을 보기가 전국적으로도 어려울지니 앞으로 잘 보존해야 할것 같습니다.
* 삼성산 상불암(上佛庵) 가는 길은 참으로 신비롭고 아름답습니다.
* 노송이 늘어선 계단길을 올라서면 옛 모습대로 잘 남아있는 바윗길을 걸어 암자로 들어가게 되어 있지요.
풍경 하나하나가 타임머신을 타고 먼 옛날로 되돌아간것 같습니다. ㅎㅎ
* 삼성산 절벽 밑에 옹색하게 자리하고 있는 상불암 대웅전.
절벽에 붙어 있는 대웅전 안은 석굴입니다. 그러니 대웅전은 한채의 법당이라기 보다 석굴에 비바람을 막기 위한 보호각 용도로 봐도 좋을것 같습니다.
* 조촐하게 자리하고 있는 상불암 요사채와 해운당(海雲堂).
* 대웅전 석굴안에 모셔진 삼존불 모습.
* 실로 오랫만에 정갈하고 소박한 암자를 보는것 같아 암자 얖에 펼처진 풍광을 바라보며 차분하게 마음을 다스려 봅니다.
"산에 다니며 오버페이스하는걸 보면 아직도 과욕을 버리지 못하였구나!" 하고 부처님께서 꾸짖고 계시는것 같네요. ㅎㅎ
* 여기는 삼성산 국기봉 정상(477m)!
"그래, 부처님 분부말씀대로 산에 와서는 욕심내지 말고 살살 다니자구나!" 오늘만 빼고 --- . ㅎㅎ
* 삼성산 국기봉에서 하산하며 고찰 삼막사와 건너편으로 장군봉을 바라봅니다.
* 삼성산 국기봉에서 능선을 따라 내려오다가 학우봉 전망테크에서 바라본 관악역 방향 풍경.
오늘은 "처음처럼"님이 일러준대로 관악역 방향으로 하산할 예정입니다. 코스가 아주 부드럽고 순하게 보이네요.
* 하산하며 뒤돌아보니 학우봉(제2전망대)와 파란 하늘이 정말 시원하게 바라보입니다.
오전에 비가 오더니 오후들어 완전히 날이 개었네요. 이런 날은 시정이 30km는 될것 같습니다. ㅎㅎ
* 맑은 가을 하늘의 삼성산과 학우봉을 다시 바라보며 하산을 재촉합니다.
* 관악역 코스로 하산하다가 우측으로 빠지니 금강사라는 절이 나타납니다.
금강사로 빠진 이유는 오늘 산행을 좀 더 하기 위함이지요. 삼성산을 완전히 한바퀴 돌아 원점회귀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합니다.
날씨가 너무 좋아 집에 가기가 싫으네요. ㅎㅎ
* 4시간 정도 산행을 하였으니 관악역에서 전철을 타고 귀가하면 딱 맞겠는데 워낙 하늘이 맑다보니 또 욕심이 생깁니다.
어느새 삼막마을을 지나 장군봉 방향으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네요. 산 욕심은 저도 제 자신을 어쩌지 못합니다. ㅎㅎ
* 경인교육대학교 앞을 지나자니 동쪽으로 장군봉 능선이 어서 오라고 손짓을 합니다.
* 장군봉에 가려면 삼막사 가는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가 등산로를 찾아야 하는데요.
분명 옛날 안양과 서울을 이어주던 고갯길이 있을텐데 보이지가 않습니다. 그 흔한 이정표도 보이지 않구요.
* 하는수 없어 대충 짐작으로 도로를 벗어나 능선길을 찾아 들어갑니다.
등산로는 희미하나 계속 이어져 있으니 분명 깃대봉 방향으로 올라갈수 있을것 같네요. 이정표 설치가 시급해 보입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경인교대 능선이라네요)
* 오후들어 워낙 시정이 좋다보니 인천 앞바다까지 또렷하게 잘 보입니다. 가을에나 가끔 볼수 있는 엄청난 행운이지요.
* 장군봉 능선 너머로 멀리 북한산까지 잘 보이네요.
* 길도 희미한 능선길을 겨우겨우 약 400m 정도 어렵게 기어오르니 드디어 전면에 깃대봉이 바라 보입니다.
* 드디어 깃대봉 아래의 깔딱고개삼거리 도착!
고개를 넘어 직진하면 바로 서울대가 나오지만 이렇게 좋은날 일찍 하산하는건 산을 대하는 예의가 아니지요.
그래서 장군봉 방향으로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ㅎㅎ
* 깃대봉과 수인사를 나눈 후,
* 편안한 장군봉 능선길을 걸어 갑니다.
* 장군봉 정상에 있는 새바위를 처음으로 확인하고 계속 걸어가니,
* 민주동산 국기봉이 나타납니다.
* 반갑다, 돌고래야!
* 민주동산 조망대에서 서울 시내를 바라봅니다. 이렇게 맑은 날이 1년에 몇번이나 될까요? 오늘은 너무나 좋은 날이네요. ㅎㅎ
* 서울 남산과 한강도 잘 보이고,
* 관악산과 삼성산 사이에 자리한 서울대학교가 더욱 포근해 보입니다. 명당터에 있으니 공부 잘하여 훌륭한 인재가 되세요!
* 칼바위 능선 뒤로 보이는 관악산 정상!
* 호암산 절벽위에서 호압사(虎壓寺)를 바라 보고,
* 남쪽으로 안양 시내와 수리산도 바라봅니다.
* 호압사 언덕을 넘어 천주교 삼성산 성지를 경유, 하산을 계속합니다.
그쪽이 버스와 지하철이 편하게 연결되거든요. 참고로 제 집은 관악산에서 1.5~2.5시간 거리이니 집에 가는 일도 쉽지 않답니다. ㅎㅎ
* 천주교 삼성산 성지 아래에 있는 상호약수터의 석간수로 목을 축이며 아름다웠던 산행을 마감합니다.
* 오늘은 파란 하늘색에 취해 정처없이 삼성산과 장군봉 자락을 헤맨 하루였네요. 전형적인 가을 하늘을 보여준 가장 아름다운 날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코스는 서울대학교~무너미고개~망월암. 상월암~삼성산 국기봉~학우봉~금강사~삼막사 계곡~장군봉~호압사~천주교 삼성산성당까지 약 15km에 6시간 가까이 소요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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