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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 도봉서원과 바위글씨 탐방 --- 도봉문화원 주관.강바람의 유적답사 2015. 11. 9. 11:21
2015.11.7(토), 도봉문화원 주관으로 도봉산의 도봉서원과 바위글씨를 탐방하였습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단풍으로 아름다운 도봉계곡을 누비며 선인들의 바위글씨를 일일이 답사했는데요.
탐방코스는 도봉문동(道峯洞門) → 가학루(駕鶴樓) → 용주담(舂珠潭) → 필동암(必東岩) → 제일동천(第一洞天) → 연단굴(鍊丹窟) → 도봉서원(道峯書院) → 고산앙지(高山仰止) → 광풍제월(光風齊月) → 복호동천(伏虎洞天)
계곡의 바위가 비에 젖어 미끄러운 나머지 안전상 만석대(萬石臺), 무우대(舞雩臺) 등 바위글씨 몇 군데를 답사에서 제외함은 다소 아쉬웠던 일.
금번 답사에서의 소득은 2번의 시도에서도 실패했던 "연단굴"의 실체를 확인하는 희열을 맛보기도.
날씨가 맑아지면 미쳐 답사하지 못한 몇군데의 바위글씨를 찾아봐야 겠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구수한 설명을 곁들이며 행사를 주관해 주신 도봉문화원의 한미옥 해설사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 도봉문화원 주관으로 도봉서원과 바위글씨를 탐방하기 위해 도봉산을 찾았습니다.
* 참석한 구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답사자료를 받은채 출발~!
* 10시에 집결하여 처음 찾은 바위글씨는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 1607~1689)이 썼다고 전해지는 "道峯洞門".
* 우암 송시열이 1668년, 양주의 선영을 참배하고 송도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도봉서원에 들려 남긴 글씨로 바위글씨를 새겼다고 설명하는
도봉문화원의 한미옥 해설사님.
* 다음은 본격적으로 바위글씨를 보기 위해 북한산생태탐방연수원 구내 계곡을 찾았습니다.
* 그동안 음식점 등에 차지되었다가 1994년 이후 정비되어 생태계가 복원된 도봉산 계곡.
현재 출입금지구역으로 지정되어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 드디어 "가학루(駕鶴樓)"에 도착!
도봉계곡의 가장 아름다운 곳에 있는 가학루는 신정왕후 조대비(1808~1890)의 별장터로서 풍양 조씨 집안에서 사용해 왔다고 하는데
몇 차례 주인이 바뀌면서 한때 음식점의 별채로 사용되기도.
비록 루각은 옛 모습이 아닐지라도 초석과 돌계단은 상당히 위엄있어 보입니다.
* 1994년 도봉산계곡 정비사업 전의 가학루와 현판 모습.
그때 가학루 현판이 분실되어 지금은 컴퓨터 글씨로 만든 현판이 걸려 있어 아쉬움 백배!
* 폭포가 있는 가학루 아래 계곡은 경치가 좋아 신선이 살만한 곳으로 전해 지는 곳. ㅎㅎ
이 곳을 지칭하는 동천(洞天)은 도가(道家)의 도인(道人)들이 모여 수행하는 곳으로 도인들의 지향점은 바로 신선(神仙)이 되는 것에 있다고 하는데요.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의 선경(仙境)이 바로 이곳을 말하는것 같습니다.
* 집채만하게 둥글고 큰 바위 상단에 새겨진 "용주담(舂珠潭)".
* 용주담(舂珠潭)은 폭포 아래에 있는 못을 말하는 명칭인데
구슬이 쏟아지듯 바위를 찧는듯이 물이 떨어지는 연못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고.
* 용주담폭포 바로 옆으로 수직의 바위면에 새겨진 "필동암(必東岩)".
"필동암(必東巖)"은 공자가 제자 자공과의 문답에서 나온 만절필동(萬折必東)에 근거하고 있는데요.
만번 꺾여도 반드시 동쪽으로 흐르는 중국의 황하처럼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본래 뜻대로 나가는 선비의 절개를 의미합니다.
중국(明)에 대한 철저한 사대주의, 모화사상을 뜻하는 의미가 있다고 하니 다소 언잖은 생각이 드네요. ㅎㅎ
* 가학루 옆에서 인증사진은 필수!
* 가학루를 지나면 도봉산 바위글씨의 백미로 손꼽히는 멋드러진 글씨를 볼수 있는데요.
수직의 바위 양편에 새겨진 글씨는 "第一洞天" 싯귀.
이 글씨들은 대한제국 말기 시종원부경(侍從院副卿) 등을 역임한 김용관(金容觀 1853~1942)이 1937년, 85세 때 쓴 것이라는데
그의 문집 ‘도봉초수유고(道峰樵叟遺稿)’에 ‘第一洞天’ 시가 수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 한면에 새겨진 "第一洞天" 네 글자.
세로로 길게 새긴 네 글자는 말 그대로 "하늘 아래 가장 아름다운 계곡으로 신선이 살만한 곳" 이라는 뜻일테니
앞에 펼처진 계곡이 얼마나 절경을 이루면 이런 표현을 하겠습니까?
그 옆에 작은 글씨로 새겨진 오언절귀는
洞中卽仙境(동중즉선경) 계곡 안은 바로 선경이요
洞口是桃源(동구시도원) 계곡 입구는 무릉도원과 다름 없어라.
* 제일동천 옆면에는 도봉산과 도봉계곡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7언절구를 새겼는데요.
마치 도인들이 살만한 도봉의 선경을 잘 표현한것 같습니다. ㅎㅎ
煙霞籠處洞門開 (연하농처동문개) 안개구름이 자욱한 곳에 계곡이 열리니
地向雲山物外闢 (지향운산물외벽) 그곳이 구름낀 산을 향하여 속세 밖에 있네
萬丈峰高丹窟深 (만장봉고단굴심) 만장봉은 높디높고 연단굴은 깊으니
化翁慳秘玆泉石 (화옹간비자천석) 조화옹이 이 좋은 계곡과 돌을 아껴서 감추었네
丁丑九月道峰樵叟 (정축구월도봉초수) 정축년(1937년) 9월 도봉산 늙은 나뭇꾼이 씀
* 미끄러워 위험한 계곡을 가로 질러 연단굴을 찾아 갑니다.
과거 2번의 시도에서도 찾지 못했던 연단굴. 그래서 더욱 흥분이 되네요. ㅎㅎ
* 개울가에 둥근 아치 형태의 좁은 동굴로 내부가 1평 정도 되는 연단굴(鍊丹窟).
연단이란 도가에서 말하는 선인들이 늙지도 죽지도않는 불로장생의 영약을 만드는 술법을 말한다는데
연단굴이란 신선들이 술법을 연구하는 수행처를 뜻하는것 같습니다.
* 계곡출입이 금지되어 무너질듯 음습한 곳으로 변한 연단굴 내부.
경향각처의 경치 좋은 곳에 연단굴이라는 명칭이 여러곳 남아있는걸로 볼때 옛부터 연단굴은 도가의 이상향을 뜻하는 개념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 동굴 옆에 새겨진 "연단굴(鍊丹窟)" 글씨.
바로 윗부분에 만석대(萬石臺) 글씨가 있다고 하나 정보부족으로 확인치 못하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ㅎㅎ
* 단풍이 아름다운 계곡길을 걸어 도봉서원터를 찾아 갑니다.
* 도봉서원터 앞에 있는 김수영(金洙暎) 시비(詩碑)를 잠시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국문학의 대표적인 자유시인인 김수영(1921~1968)은 생전에 도봉에서 시작생활을 해왔다고 하는데
시비 밑에는 그의 유골이 묻혀 있고 시비는 모양새가 아름다워 문학도들의 단골 답사처라고 하는데 인근 방학동에는 김수영문학관이 있다고.
앞면에는 그의 시 '풀'의 일부인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가 새겨져 있더군요.
* 최근 키 높은 가림막을 걷어내고 예쁜 투시형 울타리를 설치한 도봉서원터.
도봉서원(道峯書院)은 1573년, 정암(靜庵) 조광조(趙光祖, 1482~1519)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하고 위패를 모셨는데 1696년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 1607~1689)을 추가 배향하기도.
몇년전 도봉서원 복원에 앞서 발굴사업을 하다가 땅속에서 국보급 불교문화재가 쏟아지면서 불교계롸 유림의 대립으로 복원 중단 상태!
* 도봉서원터 앞 계곡은 바위글씨의 보고!
* 물속에 잠긴채 이채롭게 쓴 글씨는 "高山仰止 庚辰七月 金壽增 (고산앙지 경진칠월 김수증)"
고산앙지는 시경(詩經)에 나오는 말로 높은 산처럼 우러러 사모한다는 의미.
1700년(숙종 26) 7월, 곡운(谷雲) 김수증(金壽增, 1624~1701)이 쓴 글씨로 정암 조광조의 학덕을 우러러 사모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 고산앙지 글씨 아래의 둥근 바위에도 큰 바위글씨가 있는데요.
둥근 바위면에 세로로 쓴 글씨는 "光風齊月 泉翁書 (광풍제월 천옹서)"
* 광풍제월은 "아무 꺼리낌없는 맑고 밝은 인품"을 나타내는 말로 정암 조광조를 흠모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네요.
이 글을 쓴 천옹(泉翁)은 조선 후기 문신인 한천(寒泉) 이재(李縡,1680~1746).
* 금강암 앞 등산로변의 바위에 새겨진 "복호동천(伏虎洞天)" 글씨.
* 복호동천은 호랑이가 엎드려 있는 계곡이라는 말이니 학문을 연마하며 때를 기다리는 선비를 가리키는 의미라고 합니다.
* 도봉계곡 바위글씨 위치도.
우중이라 계곡이 미끄러워 여러점의 글씨는 답사치 못하는 아쉬움이 남았는데요.
도봉문화원 해설사님의 열정적이고 구수한 설명은 큰 감동꺼리~~^^.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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