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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내설악 백담계곡길(용대리~백담사) 탐방강바람의 국내여행 2024. 8. 31. 07:09
실로 8년만의 내설악 백담계곡길 탐방이네요.
인제군 북면 용대리 백담분소에서 백담계곡길을 따라 백담사까지는 5.7km.
내설악에서 설악산 대청봉에 올랐다가 외설악으로 코스를 잡은 등산인들이나 백담사와 오세암, 봉정암을 찾는 불자들은 반드시 걸어야 하는 길이지요.
백담계곡을 이루는 영실천의 풍광은 옛부터 수려하기로 유명하니 걷는다는게 넘 행복하더군요.
계곡길을 걷자니 통행인 보호차원에서 기존 도로와 붙여 보도를 만들었으니 안전을 얻은 반면 수려한 풍광이 부분적으로 훼손된것 같아 아쉽기도 합니다.
내설악에 위치한 백담사(百潭寺)는 647년(진덕여뢍1) 자장이 창건하였는데 한계령 부근에 절을 세우고 한계사(寒溪寺)라고 하였으나 여러번의 화재로 인해 위치를 옮긴 역사가 있으며 1455년(세조 1) 절을 옮겨 중건하고 백담사라고 하였습니다.
1772년(영조 51) 다시 화재 이후 중건하여 심원사(尋源寺)라고 하였다가 1783년(정조 7) 절 이름을 다시 백담사로 햐었으며 6.25 사변때에도 소실되어 1957년 재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으니 잦은 화재로 인해 얼마나 고초가 컸을지 가슴이 아프네요.
절 이름을 백담사로 한 이유는 거듭되는 화재를 막아 보고자 하는 염원에서 였다고 하는데요.
어느 날 밤, 주지의 꿈에 백발 노인이 나타나 대청봉에서 절까지 웅덩이(潭)를 세어보라고 하여 이튿날 세어보니 꼭 100개에 달하므로 이름을 백담사로 바꾼 이후 화재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근대에 이르러 백담사는 만해 한용운(韓龍雲, 1879~1944)이 머물면서 '불교유신론', '시현담주해', '님의 침묵'을 집필하는 장소가 되었고 만해 사상의 고향이 되기도 했습니다.
설악산국립공원 백담분소에서 실로 8년만의 백담사 탐방길을 시작합니다.
설악산국립공원임을 알리는 표지판.
절까지는 계곡길을 따라 걸어가고 나올때는 셔틀버스를 타기로.
용대리 백담분소에서 백담사까지는 5.7km.
옛날에는 7km라고 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거리가 줄었나요.ㅎㅎ
선경을 이루는 한여름의 백담계곡.
오늘 드디어 백담계곡을 걸으며 작은 소원을 하나 풀어 봅니다.ㅎㅎ
날씨는 무덥지만 계곡풍경은 최고~!
통행인의 안전을 위해 보도를 만들고 콘크리트 도로는 아스팔트로 바뀌었네요.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경우가 많은데 안전을 얻은 반면 수려한 풍광이 일부 훼손된것 같아 아쉽습니다.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백담계곡.
어딜보나 맑은 물에 선경이네요.
보도를 만들며 높은 휀스까지 설치하였으니 개울가에 들어간다는건 언감생심.
국립공원에 속하면서 관리가 철저한 탓에 환경이 깨끗하고 보전도 잘 되는 상황.ㅎㅎ
백담계곡의 청룡담.
제법 물이 깊고 주변 암반도 수려하여 백담계곡의 백미로 손색없어 보이네요.
수석이 아름다우니 지루할 틈이 없는 백담계곡.
백담계곡을 걷다보니 마음이 편해지며 자유인이 된 기분이 드네요.
앞으로는 좀 더 이웃을 보살피고 가슴도 넓은 노인이 되도록 노력하자구요.ㅎㅎ
이렇게 아름다운 길을 걷는다는건 너무나 행복한 일.
전체 5.7km 중 1.8km를 남겨 놓은 지점.
대부분 평탄한 데크길이라 크게 어려운 코스는 없어 쉬엄쉬엄 1시간 정도 걸었고 30분만 더 걸으면 끝.
어느덧 노인이 되었으니 백담사는 마지막 걸음일수도.ㅎㅎ
오호, 백담사가 손에 잡힐듯 지척의 거리.
내설악에서 흘러내리는 영실천이 갑자기 넓어지며 시원합니다.
숲길을 조금 더 걸으니,
용대리로 내려갈때는 셔틀버스를 타야지요.
오호, 백담사 ~!
천년전에 어찌 이렇게 깊은 심심산골에 절을 짓게 되었나요!
지금은 다리 위를 걸어 편하게 들어가지만 1977년 처음 방문시에는 개울의 징검다리를 걸어 갔던 추억이 새록새록.
반가워요, 백담사의 상징인 불이문~!
불이문 밖에는 백담사, 안에는 설악산 편액.
백담사의 중심법당인 극락보전과 좌우의 화엄실,법화실.
앞에 3층석탑이 있는 극락보전.
극락보전의 주불인 목조아미타여래좌상과 복장유물은 보물 제1182호.
화엄실은 전두환 전대통령 부부가 1988~1990년에 은둔생활을 하던 곳.
8년전 촬영한 본인 자료사진.
화엄실의 비좁은 방에서 은둔생활 할때의 모습으로 집기를 모두 모아두어 좀 어색하네요.
혹자들은 전두환 내외가 은둔생활을 하면서 백담사가 널리 알려졌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전부터도 무척 유명했던 절이니 오해 없으시길.ㅎㅎ
절 경내에 있는 만해 한용운기념관.
만해 한용운(韓龍雲, 1879~1944)은 일제강점기의 시인, 승려, 독립운동가.
그는 1905년 백담사에서 승려가 되어 머물면서 '불교유신론', '시현담주해', '님의 침묵'을 집필하는 등 불교유신과 개혁을 추진하였으며
일제의 침탈에 항거하여 민족독립운동을 구상하였던 곳이기도 합니다.
님의 침묵으로 유명한 그의 정신세계, 기개에 지조와 인품을 배워 갑니다.
백담사 앞을 흐르는 내설악의 영실천.
젊었을때는 개울을 따라 몇번이나 대청봉을 넘었고 오세암을 거쳐 마등령을 넘던 아름답던 추억이 있는데 어언 반세기나 흘렀네요.ㅎㅎ
백담계곡의 무수한 돌탑들, 무슨 염원이 이다지도 많은가요!
나라도 편안하고 가정도 두루두루 건강, 행복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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