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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산에 올라 가을을 맞이하다강바람의 산행일기 2024. 9. 29. 10:39
오랜만에 광진구에 위치한 아차산에 올랐습니다.
어렸을때 교과서에서 배운 가람 이병기 선생의 아차산이라는 시가 있었지요.
성장해서도 늘 뇌리에 떠오르던 이 싯귀가 내 인생의 큰 방향추가 될줄 누가 알았을까요.
아차산은 늘 그랬듯이 고향처럼 포근하고 정감있고 애절하게 그립기만 합니다.
아차산(가람 이병기)
고개 고개 넘어 호젓은 하다마는,
풀섶 바위서리 빨간 딸기 패랭이꽃,
가다가 다가도 보며 휘휘한 줄 모르겠다.
묵은 기와쪽이 발 끝에 부딪히고,
성을 고인 돌은 검은 버섯 돋아나고,
성긋이 벌어진 틈엔 다람쥐나 넘나든다.
그리운 옛날 자취 물어도 말이 없고,
벌건 메 검은 바위 파란 물 하얀 모래,
맑고도 고운 그 모양 눈에 모여 어린다.
오늘은 쾌청한 가을하늘을 마음껏 즐기며 아차산 능선을 걷기로 하였는데요.
코스는 중곡동 긴고랑공원~4보루~아차산 정상(3보루)~1보루~해맞이광장~고구려정~영화사~광나루역까지 능선길을 따라 약 3km.
파란 가을을 맞이하여 이병기 선생의 아차산 시를 읊조리며 걷는 능선길, 넘 여유롭고 좋으네요 ~!
오랜만에 광진구 아차산을 찾았습니다.
어릴때부터 자주 찾던 중곡동 긴고랑계곡.
중곡동에서 사는 28년 동안 후회도 많이 하고 고맙기도 하던 애증의 아차산이었지요.
아차산능선으로 붙는 긴고랑길이 서울시테마산책로가 되었네요.
어릴때만 해도 넘 조용하고 한적한 산이었는데 지금은 교통편이 좋아져 전국 각처에서 애호인들이 모이더군요.
긴고랑에서 출발 30분도 채않되어 능선길에 도착.
아차산능선길은 광나루역과 망우공원을 연결하는 서울둘레길이기도.
오늘 잡은 코스는 중곡동 긴고랑공원~4보루~아차산 정상(3보루)~1보루~해맞이광장~고구려정~영화사~광나루역까지 능선길을 따라 약 3km.
능선길에서 만나는 돌무더기는 옛 아차산성의 흔적.
반세기 전만 해도 아차산성이 잘 남아 있었는데 근래 거의 다 무너져 흔적만 남은 안타까운 실정.
언덕길을 오르면 아차산성 제4보루.
원래부터 남아있던 석성은 아니고 30여년전 발굴후 산성의 보루를 복원한 모습.
예전에는 그냥 능선의 숲이었지만 수년동안의 발굴작업후 평탄화 한 아차산 제4보루.
오호, 4보루에서 보는 가장 아름다운 풍경 ~~!!
유유히 흐르는 한강과 서울시 강동구, 경기도 하남시, 구리시가 펼처져 있고 그 뒤로 검단산, 예봉산까지 잘 보이네요.
역시 푸른 가을하늘은 넘 시원하고 후련합니다.
몇년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서울 동부지역.
강동대교에 이어 수년전에 구리암사대교가 놓여졌고 그 옆에 아름다운 고덕대교가 세종고속도로의 한 구간으로 연말 개통을 앞두고 있지요..
푸른 들판이던 하남 미사리는 불과 10년도 않된 사이에 미사강변도시의 아파트촌이 되었네요.
망원으로 당겨본 구리시 너머의 남양주 천마산.
예나 지금이나 춘천에 가려면 오른쪽의 잘록한 마치고개를 넘거나 기차터널을 통과해야 했지요.
고구려 유물이 많이 출토되어 떠들썩했던 아차산성 제4보루.
능선이 구리시, 광진구와 경계를 이루니 서로 고구려의 후예임을 자처하는 추태를 부리기도.ㅎㅎ
한강을 바라보며 삼국이 각축을 벌이던 아차산성에는 국방유적이 많이 남아 있지요.
아차산성은 거의 무너져 알아보기도 어렵지만 보루는 아차산에 5개, 홍련봉에 2개, 용마산에 7개가 확인되었고 몇개소는 발굴이 이루어 진후 복토한바 있는데요..
한강을 사이에 두고 고구려는 아차산성을 쌓았고 백제는 풍납토성, 몽촌토성을 쌓아 서로 대치한 역사가 있지요.
평안한 능선길을 걸으니,
발굴작업이 이루어 진후 다시 복토된 제3보루.
3보루에 서있는 아차산 정상표지.
능선 자체가 낮으막하니 아차산 정상이라는게 무색할 정도.ㅎㅎ
3보루에서 바라본 서울 강동구와 그 뒤로 남한산성의 청량산.
아차산은 능선길을 걸으며 동쪽으로 한강과 주변의 산들을 바라보는게 가장 큰 매력.
다시 능선길을 걸으니,
오호, 서울 시내가 한눈에 바라보이네요 ~~!!
한강과 중랑천이 흐르고 천호대로로 연결되는 서울 동부지역.
옛날에는 한강이나 장안평을 가로질러 적군이 쳐들어 오는지 감시하던 곳이 아차산성이었지요.
허물어져 물무더기로 변한 아차산성.
등산인들의 발길에 무너져 내려 이병기 선생이 읊조리던 다람쥐가 넘나들던 그런 옛 아차산성이 아니어서 아쉽기만. 흑흑!
아차산의 남쪽 끝지점에 있는 1보루.
다시보는 아름다운 한강과 서울 동부지역.
오늘따라 하늘도 맑고 넘 아름다우니 가을이 내린 축복같습니다.ㅎㅎ
오호, 호쾌한 북한산 능선.
어려서부터 줄기차게 오르내리던 산인데 아직도 그때를 추억하노라면 가슴이 쿵쾅쿵쾅.ㅎㅎ
어느덧 하산길에 들어서니 해맞이광장.
해맞이광장에서 남쪽으로 보이는 광진구 구의동과 한강 너머로 잠실.
바로 아래에 보이는 홍련봉보루유적전시관.
홍련봉 제1,2보루를 안정적으로 보호하고 발굴유적을 직접 관람할수 있는 전시관으로 현재 건축중이며 내년 9월까지 준공 계획.
아차산 남쪽의 바위지대를 내려가면,
오랜만에 찾은 고찰 영화사(永華寺).
영화사 대웅전에 모셔진 삼존불.
오늘은 꼭 미륵부처님을 뵙기로 ~!
영화사 미륵전에 모셔진 미륵석불입상.
키가 3.5m이며 오래되었으나 조성연대를 알수없어 문화재로 지정도 않된 실정.
세조가 기도를 하여 병을 치료하는데 효험을 보았다는 전설이 전해지며 원래 깊은 산중에 있어 무척 신비스러웠던 곳인데 주위가 주택지로 개발되고 지척에 동의초교까지 들어서면서 환경이 훼손된 실정.
처음 머리 위에는 둥근 갓돌이 올려져 있었다고 하나 미륵전을 지으면서 밖에 내려놓았다고 하네요.
65년전 왕십리 무학초교 2학년때 기동차를 타고 소풍 와서 미륵부처님 앞에서 우리반 단체사진을 찍은 일이 있었는데 어느덧 세월이 많이 흘렀네요.
그땐 정말 인자하고 덕성스러워 보였는데 지금은 얼굴에 호분을 발라서인지 다소 낯설게 보이기도.ㅎㅎ
홍련봉보루유적전시관 건축공사장 입구에서 오늘 아차산 산행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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